글: 김영렬 케이시크 대표

김영렬 케이시크 대표.
김영렬 케이시크 대표.
필자는 초등학교 옆을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보이는 고갯길을 넘어 등교를 해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초등학교 친구들 누구도 나처럼 금강을 매일 보며 등교하는 친구는 없었다. 허클베리핀에 너무 열중했던 탓일까? 대전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대학에 들어가면 반드시 금강에 뗏목을 띄워 고향에 가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대전MBC의 금강보호캠페인을 담당했던 김천홍 기자를 만나서 금강 뗏목탐사 계획을 진지하게 논의했는데 금강의 수심이 낮은 지역이 많으니 되도록 물에 잘 떠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

그 조언을 바탕으로 2명의 친구와 함께 신탄진에서 출발하기로 하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다. 처음에 드럼통을 이용해 뗏목을 만들려고 했으나, 무게를 감안해 PET병 150개를 이용한 뗏목을 만들기로 했다. 1학기 내내 학과와 동아리 친구들이 PET병 수집을 도왔고 결국 목표량을 채울 수 있었다. 친구 2명은 준비과정에서 포기했지만, 결국 8월 한창 뜨거운 여름날씨에 많은 친구들의 응원속에 신탄진을 출발하는 4박 5일간의 금강 뗏목 탐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난해 4월 6700톤에 달하는 세월호가 침몰했다. 사고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실종자 수색을 하는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고통에 시달렸다. 언론이나 정치권도 우왕좌왕하고 피해자 유가족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큰 상실감과 상처를 안게 됐다.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되면서 세월호의 인양이야기가 나온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형 해상크레인을 2대를 투입해 세월호를 살짝 들어올려 물살이 빠르지 않는 안전 지역으로 세월호를 옮긴 후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통채로 떠올리는 과정으로 인양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배크기가 커서 천안함보다도 훨씬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체인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의 위험 또한 클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진정한 최선의 방법일까?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
세월호보다 더 큰 배가 침몰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월호 인양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바로 에어캡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50억개에 달하는 PET 병을 생산하고 있다. 하루 1300만개에 달하는 수치인데 하루 생산량의 일부만 에어캡슐로 사용하면 세월호 인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1.5리터용 PET병은 1.5Kg 이상의 무게를 바닷물 위에 띄울 수 있으며, 내압 설계된 PET병은 해저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계산에 따르면 1.5리터 PET병 450만 개를 이용하면 세월호를 전체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다. 200만개 정도를 투입하면 상당한 부력으로 세월호의 무게를 감소시킬 수 있고 초대형 크레인이 쓰지 않더라도 안전지대로 수중 예인할 수 있다. 에어캡슐을 이용하면 부력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선체변형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띄워 올려 체인작업 등을 용이하게 하도록 할 수 있다.

문제는 선내에 에어캡슐을 위치시키는 방법이다.  공기를 주입한 PET병을 사용하여 세월호에 옮길 수 있는 장치나, 별도로 고안된 PET병과 이를 바다 아래서 자동으로 부풀릴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서 세월호 인양에 쉽게 이용할 수 있다. PET병 뿐 아니라 자동차 에어백의 원리를 응용하면대량생산과 선내 투입이 가능한 방법을 고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에어캡슐이 유실되지 않도록 하는 사전 준비작업 후에 침몰 당시 수면위에 몇일 동안 나와있었던 선수부를 중심으로 에어버블을 투입시킨다. 선수부가 들어올려질 때 흔들리지 않도록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의 균형을 잡아주도록 한다. 선수부가 들어올려지면 에어캡슐을 선미 부분까지 투입한다. 상당한 부력을 갖게 되면 그 때 크레인으로 해저 지면으로부터 세월호를 들어올릴 수 있다. 작업 도중 배를 놓칠 가능성도 낮출 수 있으며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뿐만 아니라 추후 더 큰 배가 침몰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인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보다 더 좋은 방안이 있을 수도 있다.

세월호를 인양하는데 전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누구 탓이냐 싸우는 정치권 이야기보다 훨씬 의미있을 듯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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