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코스모스展 댄 굳즈·아담 노튼 예술작가
"과학자들은 큰 그림 놓치는 경우 있죠···예술과 새로운 조우 기회 누리길"

"과학자들은 거대하거나 복잡한 연구를 하다보면 세심한 기술까지 신경을 써야 해서 큰 그림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프로젝트를 과학자에게 보여줬더니 연구를 왜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상기시켜줬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NASA에서 시각화 전략가(Visual Strategist at NASA)로 일하면서 가장 의미있었던 순간이었습니다."(댄 굳즈 예술작가)

"과학기술은 인류에 원자폭탄, 우주탐사, 컴퓨터 등으로 현대 인류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술가로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표현하고 이에 대한 영향을 논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아담 노튼 예술작가)

과학예술 융복합 특별전시인 '프로젝트 대전 2016:코스모스'전이 개막했다. 생명의 기원과 우주의 실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번 전시회에는 미국·일본·독일 등 해외 예술 작가들이 참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행성 탐험'을 소주제로 참가해 각각 목성의 대기층과 화성여행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댄 굳즈(Dan Goods) 작가와 아담 노튼(Adam Noton) 작가를 만나 과학과 예술의 중요성, 전시 작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목성 대기 시각적으로 표현···"예술 작품 보면서 끊임없이 질문 던져"

"인류는 지금까지 3302개의 행성을 발견했으며 우주 탐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이 부족해 정보가 부족하고, 발견된 행성도 적습니다.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아 가스 성분으로 구성된 행성이라고만 알고 있는 목성의 모습을 상상하고 마치 이 행성에 여행온 것처럼 체감했으면 합니다."

댄 굳즈 작가는 NASA JPL(제트추진연구소)에서 시각화 전략가로 일해 왔다. 그는 구름 덮인 목성의 대기층의 깊이에 대한 시각적 이해에 도움을 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는 개인 예술가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목성 대기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박무장치 등은 직접 구매하거나 과학자와 협업을 통해 제작한 장치다. 

댄 굳즈 예술 작가.<사진=허경륜 기자>
댄 굳즈 예술 작가.<사진=허경륜 기자>
댄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스행성으로 거대 소용돌이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목성의 모습을 상상해서 표현했으며, 일부 작품들은 수년씩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댄 작가는 "세라믹 소재로 구성된 초음파 박무장치(Ultrasonic Mist)는 진동을 빨리 하면서 물을 증발시키고, 선풍기와 에어콘을 이용해 순환하면서 대기층을 표현하게 된다"면서 "특히, 직접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개발한 앱을 통해 풍향거리나 시간 등의 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람객들이 새로운 것을 상상케하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가장 큰 동기로 꼽았다. 

댄 작가는 "대중들이 예술작품을 보면서 배움에 은연중 다가가게 되거나(Sneaking up on a learning) '아하(Aha moment)'라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했으면 한다"면서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예술활동 과정에서 과학자 등과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댄 작가는 "과학자들이 기술이나 도구를 한가지 방식으로만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사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시키고, 민감한 예술적 심미성을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협업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댄 작가는 어떠한 현상에 대해 질문을 하고 실험을 통해 답을 구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예술이 유사하며, 상호간에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가령,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20년 후 또는 3세대 이후에나 가능할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를 보면서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예술작품을 통해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생각하거나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댄 작가는 "전시회에 오면 과학에 대한 예술가의 다양한 접근과 표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과학자들이 예술작품을 보면서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목성대기를 표현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는 초음파 박무장치.<사진=강민구 기자>
목성대기를 표현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는 초음파 박무장치.<사진=강민구 기자>

댄 굳즈 작가가 NASA와 진행했던 예술 프로젝트.<사진=강민구 기자>
댄 굳즈 작가가 NASA와 진행했던 예술 프로젝트.<사진=강민구 기자>
◆ 과학기술 인류 영향 大···"과학, 예술 통한 시각적 표현 필요"

"인간이 화성에 첫 착륙한 이후, 100년이 지났을 때를 상상해 보세요. 마치 이 NASA 심볼처럼 될 것입니다. 마치 미래 유물 같죠? 관람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미래 화성에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아담 노튼 작가는 인류에게 영향을 끼치는 우주여행, 전쟁, 핵무기와 같은 주제를 갖고 일련의 기술효과들을 표현하는 예술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아담 노튼 작가.<사진=허경륜 기자>
아담 노튼 작가.<사진=허경륜 기자>
아담 작가는 "주요 예술적 관심분야는 우주탐사"라면서 "예술가는 역사와는 다르게 과학을 개인적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영향을 미친 과학을 표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달탐사 과정에서 사용된 소재, 과학적 기법 등을 참고해 화성 중력, 화성 내 거주시설 등을 예술로 표현했다. 

아담 작가는 "흔히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들로 화성우주복을 제작했으며, 지구 3분의 1 수준인 화성의 중력을 느낄 수 있도록 화성시뮬레이터를 통해 화성표면에서 다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실험장치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화성 거주시설은 몽고 게르에서 착안했다. 소재를 경량화해 텐트처럼 사용이 가능하며, 테니스공과 탄소튜브 등으로 제작한 침대도 그의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이다.

아담 작가는 과학 표현으로써의 예술에 주목했다. 과학기술을 제대로 아는 대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는 시각화를 통해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는 것. 

아담 작가는 "우리는 많은 기술을 사용하지만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과학을 이해한다"면서 "예술가는 과학을 시각화해서 과학의 양상들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담 작가는 "이론물리학 등 과학서적을 접하다 보면 과학과 예술이 중복되는 경우(Overlap)가 많으며, 과학자는 좋은 탐험가라고 생각한다"면서 "과학과 예술은 본래 하나였다가 분리된 만큼 이제는 두 주제가 합쳐질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가난, 오염 등 사회적 문제점 등의 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주 탐사 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담 작가는 "우선 지구의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겠지만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500년 안에 우주로 가는 것이 일상화되어 소행성 채굴·우주탐사·신물질 발견 등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성 표면과 거주시설을 표현한 예술작품.<사진=허경륜 기자>
화성 표면과 거주시설을 표현한 예술작품.<사진=허경륜 기자>

지난 2011년 아담 노튼 작가가 설치한 화성시뮬레이터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지난 2011년 아담 노튼 작가가 설치한 화성시뮬레이터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지난 26일 개막한 '프로젝트대전2016:코스모스전시회'는 오는 11월 20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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