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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위한 '연구장비' 개발···100년 내다본다

[연구장비 국산화 ④]일본 연구장비 전문 기업 '지올'···'요코구시' 철학으로 맞춤형 장비 제작
전자현미경에서 3D프린터까지 개발 생산···대학·연구소 등과 공동연구 활발
일본 아카시마=박은희 기자 kugu99@hellodd.com 입력 : 2016.09.25|수정 : 2016.08.07
일본 도쿄도 아키시마시에 있는 지올(JEOL Ltd.) 본사. 로비에 전시돼 있는 전자현미경. 지올이 1949년 제작한 연구장비 1호다.<사진=박은희 기자> 일본 도쿄도 아키시마시에 있는 지올(JEOL Ltd.) 본사. 로비에 전시돼 있는 전자현미경. 지올이 1949년 제작한 연구장비 1호다.<사진=박은희 기자>

'よこぐし(요코구시·横串)'

일본의 대표적인 연구장비 기업 '지올(JEOL Ltd.)'의 경영 철학이다. 

'요코'는 옆, '구시'는 꼬챙이를 일컫는 일본어가 합성된 단어로 지올이 만든 신조어다. 꼬챙이에 야채와 고기를 꿰어지진 음식인 '산적'으로 비유할 수 있다. 꼬챙이에 지올이 보유한 다양한 연구 장비를 꽂아 고객이 원하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는 '장사꾼'이 아닌 국가 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신기술을 개발, 인류의 미래를 제시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이런 지올의 꿈은 6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꼬챙이에 여러 식재료를 꿰어 새로운 음식을 만들듯 TEM(투과전자현미경), SEM(주사전자현미경) 등의 장비에 NMR(핵자기공명) 등 성격이 다른 장비를 함께하면 바이오매스, 신약개발, 나노 카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신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연구장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오이 이즈미 디렉터&오피서)
 
100년의 역사를 향해 가는 지올 기업을 찾아 연구장비 전문 기업으로 세계 반열에 오르기까지를 들어봤다. 
 
◆'요코구시' 만든 '모노즈쿠리(장인정신)'
 
오이 이즈미 디렉터가 '요코구시'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은희 기자> 오이 이즈미 디렉터가 '요코구시'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은희 기자>

지올 본사는 도쿄 시내에서 전철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아키시마시에 위치하고 있다. 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10여분쯤 달리니 이곳이 '지올' 도시임을 알게 하는 웅장함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올의 상징 마크가 붙은 어마한 규모의 공장들이 주변을 압도한다.
 
앞서 공장 생산 라인은 촬영이 안 된다는 안내에 겉모습만 카메라에 담을 수밖에 없었지만 기업에 대한 설명은 더 없이 친절했다.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이 기업 설명에도 그대로 배어난다.
 
지올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 패망과 맥을 같이 한다. 연구자였던 지올 설립자는 "나라가 복귀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을 이끄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연구장비 기업을 세웠다.
 
로비에 전시돼 있는 '전자현미경'은 지올이 건립된 첫 해인 1949년 제작된 연구 장비 1호다.
 
수시사와 히사시(Susisawa Hisasi) 제너럴 매니저는 "설립자는 국가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 과학기술. 그 중 나노기술에 대한 중요함을 강조해 전자 현미경 제조 회사를 건립했다"며 "과학 발전과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100억엔(약 1073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지올은 현재 1000억엔(약 1조7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이 잘 나가는 데는 다 그만한 요인이 있기 마련. 지올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를 목표로 하는 '모노즈쿠리(장인정신)'가 요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다양한 사업 확장이라는 '유혹'에 굴하지 않고 한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로 강한 기업이 된 것이다.
 
현재도 전자현미경은 일본 생산을 고집한다. 현미경은 정밀한 기술을 요하는 만큼 개발과 생산이 국내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해외에서 생산할 경우 가격은 낮춰질 수 있겠지만 정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이 이즈미(Ol lzumi) 디렉터는 "전자현미경은 지올이 만드는 대표 장비다. 부품 중 극히 일부가 수입이 되기도 하지만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한다"며 "현미경은 공정이 정밀해야 하기 때문에 공장이 모두 일본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의 빠른 진입도 지올의 성공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1956년 프랑스 원자력 연구소로 연구 장비를 첫 수출한 지올은 글로벌 시장 진입을 본격화 했다. 현재 생산 장비 60% 이상이 수출되고 있다.
 
해외 지사가 미국, 아시아, 호주, 유럽 등에 17곳이 있으며, 지올 장비를 수입하는 국가도 30개국에 달한다. 지올 USA는 1962년에 보스턴에 설립돼 현지직원 300명 이상이 일하고 있으며, 영국(1968년) 프랑스(1964년) 이탈리아(1970년) 등에도 현지 법인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브릭스(Brics) 지역까지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전자현미경 연구하다 분석기술 나와 영역 확대"
 
지올은 최근 산업설비와 의료장비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에 기반을 둔 미래 산업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마나까 이와오 홍보담당, 오이 이즈미 디렉터, 수시사와 히사시 제너럴 매니저<사진=박은희 기자>지올은 최근 산업설비와 의료장비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에 기반을 둔 미래 산업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마나까 이와오 홍보담당, 오이 이즈미 디렉터, 수시사와 히사시 제너럴 매니저<사진=박은희 기자>

지올의 생산 제품은 과학계측기기, 산업설비, 의료장비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과학계측기기는 투과 전자 현미경(TEM), 주사형 전자 현미경(SEM), 이온빔 응용장비(IB), 전자 프로브 마이크로 분석기(EPMA), 오제 마이크로프로브, 광전자분석기 등 분석 장치가 주를 이룬다. 생산 장비 중 70%를 차지, 지올의 대표 생산 장비로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많이 찾고 있다.
 
산업설비는 전자빔 리소그래피 시스템 등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산업용 기기를, 의료장비는 임상화학분석기, 핸들러, 아미노산 분석기 등을 주로 생산한다.
 
오이 이즈미 디렉터는 "전자현미경으로 자리를 잡은 후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전자현미경은 60% 이상, 산업용과 의료기기는 70% 이상이 수출되고 있다"며 "전자현미경은 일본, 미국, 프랑스 등으로 수출되며, 최근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올의 연구 장비에 대한 수요가 큰 이유는 분석력에 있다. 마이크로미터부터 나노미터, 피코미터까지 작게 분해하는 능력을 지닌 것. 더욱이 최근에는 특수 시료의 3차원 초미세 구조 분석이 가능한 현미경을 제작,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수시사와 히사시 제너럴 매니저는 "투과 전자 현미경, 주사 전자 현미경 등 70기종 이상의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비는 투과 전자 현미경으로 생산하는 장비가 10기종 정도 된다"며 "최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오창 분원에 설치된 초고압 투과 전자 현미경(JEM-ARM1300)은 대표적인 장비로, 제작자체가 어려워 현재 일본에서만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자현미경은 자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 쪽으로 수출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으로 수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대학, 연구소 등에 장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일찍부터 시작한 지올은 현재 30여국에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자료=지올 제공>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일찍부터 시작한 지올은 현재 30여국에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자료=지올 제공>

지올은 최근 산업설비와 의료장비 연구개발과 생산으로 영역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에 기반을 둔 미래 산업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3D 프린터가 대표적인 예다. 산업계에 쓰임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 지올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 하며 3D 프린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이 이즈미 디렉터는 "전자현미경을 연구 개발하며 전자 빔을 활용할 수 있는 분석기술이 나왔다. 전자 빔은 사업에 많이 응용이 되기 때문에 전자 빔을 이용한 산업용 기기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산업용으로 쓰일 수 있는 대형 3D 프린터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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