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공동연구, 반도체 공정 없이 우수한 정밀도 나타내
이정철 교수 "바이오·마이크로입자 계측 시스템 시장 선점 기대" 

유리모세관 공진기 제작방법. <자료=미래부 제공>
유리모세관 공진기 제작방법. <자료=미래부 제공>
액체 속에 떠다니는 살아있는 단일 세포나 마이크로 크기 입자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정밀 저울이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이정철 서강대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중국 난양 이공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정밀 저울인 '유리모세관 공진기'를 만들었다고 13일 밝혔다. 

유리모세관 공진기는 반도체 공정 없이 일반적인 가공만으로 멤스 센서(MEMS, 힘·진동·무게 등 계측하는 센서)와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정밀도를 나타낸다.

유리모세관은 유리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파이프로 유리모세관을 속이 빈 바늘 형태로 가공해 생물실험에 사용한다. 공진기는 외력에 의해 구조물이 고유한 주파수로 떨리게 하는 현상을 유도하는 장비다. 

그동안 마이크로 입자의 질량 계측은 실리콘 웨이퍼 미세공정을 통한 멤스 기반 마이크로 질량센서를 이용했다. 그러나 마이크로 질량센서는 제작할 때 실리콘 가공기술이 필요하다. 공정과정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대량생산이나 제조단가를 낮추기가 어려웠다. 

또 시스템을 구동하는데 복잡한 광계측 시스템이 쓰이며 계측시료를 운반할 때 사용되는 유체 튜빙의 연결법이 어려워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바이오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유리모세관에 열을 가한 뒤 잡아당겨 매우 가느다란 마이크로 유리모세관을 만들었다. 

유리모세관 공진기에 쿼츠 튜닝 포크(QTF, 석영 재질로 이뤄진 떨림 굽쇠 형태의 진동 센서)를 달아 공진 신호를 전기적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에 기존에 사용하던 공진 신호를 계측하는 광신호 시스템을 작고 저렴한 것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유리모세관 광진기를 이용해 60μm(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미세 기름방울의 질량을 계측하는데 성공했다.  계측한 무게를 구(球) 모양의 반지름으로 변환했을 때 구분 가능한 최소 눈금(분해능)은 31㎚(나노미터)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광학 현미경으로 달성 가능한 해상도보다 우수하다.

더욱이 연구팀은 저렴한 공정 개발로 제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수질 오염 입자 검출, 입자측정 장비 분야의 보급형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철 교수는 "저렴하고 제조 방법이 간단해 의료, 환경, 생명연구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바이오, 마이크로입자 계측 시스템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0월 3일자에 실렸다. 

유리모세관 공진기를 이용해 오일 드랍렛을 계측하는 모식도. <자료=미래부 제공>
유리모세관 공진기를 이용해 오일 드랍렛을 계측하는 모식도. <자료=미래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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