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원 조이디자인 대표 "제품디자인, 시장과 고객사 연결하는 플랫폼"

곽승원 조이디자인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곽승원 조이디자인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디자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짝사랑'입니다. 늘 머물러있지 않고 평생 애걸하고 쫒아다녀야 하죠.(웃음)"

디자인에 대한 곽승원 조이디자인 대표의 마음가짐이다. 디자인은 언제나 자신보다 한발 앞에 서서 방심하면 멀어져버리는 짝사랑 같다고. 때문에 곽 대표는 급변하는 국내외 디자인 트랜드에 늘 눈과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려 애쓴다.

곽 대표 지난 1998년 서울에서 처음 조이디자인을 창업하고 이후 2005년 대전에 터를 잡았다. 곽 대표로서는 당시 대전에서 전문성을 갖춘 디자인 회사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남과 다른 전문성을 갖춘 디자인 회사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 싹텄다.

그렇게 박 대표의 포부로 제품디자인 분야에 첫 발을 내딛었던 조이디자인은 현재 11명의 꿈을 담은 든든한 식구들과 함께 어느새 창립 19주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곽 대표는 "조인디자인이 그동안 고객사와 쌓아온 암묵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조이디자인만의 섬세함과 늘 깨어있는 사고로 참신한 디자인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 대표의 사무실 한쪽에는 우수디자인 상품 선정증으로 가득하다.<사진=백승민 기자>
곽 대표의 사무실 한쪽에는 우수디자인 상품 선정증으로 가득하다.<사진=백승민 기자>
◆ "고객의 만족? '냉정한 시간'에 달렸다"

곽 대표의 대전에서의 첫 출발 당시 터줏대감 디자인기업들의 강세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제조업보다는 연구중심 기반의 대전은 곽 대표에게 디자인 불모지 같았다고.

곽 대표는 "당시 정부사업과제로 대학 연구팀에서 연구중이던 재활치료용 로봇의 프레임 디자인을 맡게 됐다"며 "작업을 마치고 1년이 지나도 로봇의 사업투자 유치가 안돼 연구팀 박사가 무작정 찾아와 무상으로 로봇의 디자인 수정작업을 요청해왔다. 당시 연구팀의 밤낮으로 전력을 다하던 모습에 기꺼이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이 사례를 계기로 고객과의 시간 약속과 꾸준한 관계를 중요시 하는 경영문화를 구축해 나갈 수 있었다. 그는 "고객사들이 조이디자인을 다시 찾는 비결은 '시간'이다. 단 몇시간 지연에도 손해를 입는 산업분야에서 우리는 고객사와 약속한 것을 약속한 시간에 내놓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이디자인 한 쪽 벽면에는 아이디어 쪽지로 가득 차있다. 곽 대표는 '아이데이션'을 위한 시간을 경영에 있어 두번째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아이데이션이란 아이디어 자체가 아닌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중점을 둔 개념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생성·발전·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말한다.

조이디자인 한쪽 벽면에는 아이디어 쪽지로 가득 차있다. 곽 대표는 '아이데이션'을 위한 시간을 경영에 있어 두번째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사진=백승민 기자>
조이디자인 한쪽 벽면에는 아이디어 쪽지로 가득 차있다. 곽 대표는 '아이데이션'을 위한 시간을 경영에 있어 두번째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사진=백승민 기자>
곽 대표는 "단 하나의 제품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시장조사부터 시제품까지 부서를 가리지않고 전 인력이 투입된다. 아이데이션을 위한 시간은 기업의 사활이다"며 "아이데이션을 통해 작은 아이디어나 의견도 미적인 디자인을 넘어 기업의 가치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사는 신제품 론칭을 위한 브랜딩을 원하는 업체와 기존 브랜딩에 대해 새롭게 리뉴얼하기 원하는 업체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아이데이션으로 새롭게 디자인된 실제 시제품으로 출시가 된 것을 보게 되는 순간이 디자이너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 "가치있는 디자인? 끊임 없이 배우고 소통해야"

"2000년 초반 국내 시장의 30%이상을 차지하던 음료병 제조 대기업에 음료 PET병 디자인을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어요. 이처럼 제품디자인은 산업의 동반자로 제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더해 잘 팔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곽 대표에게 제품디자인이란 시장과 고객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곽 대표는 늘 고객보다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 대표는 "디자인 회사 특성상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회사만의 브랜드, 로고를 갖고 있지 않은 회사는 없다"며 "최근 소비형태의 변화로 제품의 차별화·고급화가 강조되면서 디자인이 전 세계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디자인기업들은 해외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디자인시장은 대부분이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트랜드가 국내로 유입돼 안으로만 경쟁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역량 강화 뿐만 아니라 시장의 빅데이터분석과 지식재산 보호 등에도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곽 대표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위해서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원천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의 투자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듯 디자인도 혁신 사례가 나오려면 시간을 가지고 디자인·엔지니어링 융합 인력과 디자이너 양성, 디자인 용역 공정거래 환경 조성 등의 다양한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디자인을 바라보는 고객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곽 대표는 "우리는 디자인의 시작단계부터 기업과 함께 해야한다. 일거리만 던져주는 의뢰자가 아닌 마음을 열고 우리와 소통해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조이디자인만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이디자인은 이제 11명의 꿈을 담은 든든한 식구들과 함께 어느새 창립 19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조이디자인은 이제 11명의 꿈을 담은 든든한 식구들과 함께 어느새 창립 19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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