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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코팅 기술' 개발···"아이디어 모여 빅뱅"

이상진 화학연 박사, 나노복합소재 박막코팅 기술개발
"인류에 필요한 연구?···논문·세미나용 연구 안해"
이상진 화학연 박사 연구팀이 세상에 없던 ‘나노복합소재 박막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모임에서 출발했음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이상진 화학연 박사 연구팀이 세상에 없던 ‘나노복합소재 박막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모임에서 출발했음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각계각층 연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소모임에서 출발했죠.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여 코팅 기술의 빅뱅을 이뤄낸 것이죠. 인류에 꼭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됐었습니다."

벤처기업에서 3년, 대기업에서 7년. 총 10년간의 물리학 연구 배경으로 지난 2012년 한국화학연구원에 발을 디딘 후 세상에 없는 코팅 소재·공정을 개발한 이상진 화학소재솔루션센터 박사의 소회다.

이상진 박사 연구팀은 불소계 고분자 박막을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는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을 재우엔프라와 립하이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국내 벤처기업이 9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불소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이상진 박사가 고분자 복합 타겟으로 제작한 방수 코팅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이상진 박사가 고분자 복합 타겟으로 제작한 방수 코팅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쓰이지 않는 연구는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시도할 필요가 없다."

약 15년간의 연구 활동 끝에 만들어진 이 박사의 연구 철학이다. 출연연 과학자라면 인류에 쓰일 수 있는 연구와 그렇지 않은 연구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재미있거나 아이디어가 좋다는 이유로 연구하면 안 된다.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 선구안을 가져야 한다"라며 "연구는 재미를 위한 혹은 논문·세미나·학술대회를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과정까지 단 한 편의 논문도 내지 않았다. 세미나는 물론이고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도 참가하지 않았다.

논문·세미나·학술대회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는 "논문·세미나·학술대회에 등장하는 연구가 인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번 연구는 재미나 성과를 쫓는 연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논문·세미나·학술대회에 등장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하지만 묵묵하게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분들은 장기적·지속적 연구 활동이 중요한 만큼 논문·세미나·학술 등의 하나하나 성과가 중요하다"라며 "각계각층 분야의 과학자분들의 연구 철학이 다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세계 인류를 위한 연구라면 기술 수요가 있는 곳에서 직접 찾아오기 마련"이라며 "산업체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기술이 인류를 위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분자 복합 타겟'으로 원하는 제품에 다양한 기능 코팅"

이상진 박사가 불소계 고분자 박막을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는 소재와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이상진 박사가 불소계 고분자 박막을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는 소재와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우리는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 액정에도 다양한 요구가 있습니다. 지문방지·정전기방지·스크레치방지·방수 등 다양한 코팅 기능을 요구하고 있죠. 액정 뿐만 아니라 자동차 유리, 가전제품, 의류 등에도 원하는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불소계 고분자 박막을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 공정으로 원하는 제품에 발수성, 내지문성, 유연성, 고경도성, 반사방지 등 다양한 기능의 코팅을 할 수 있다. 나노박막으로 매우 얇게 코팅돼 외관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기술은 화학연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를 이용해 개발된 기술이다. 연구팀은 대면적에 용이한 MF(Mid-range Frequency)와 DC(Direct Current) 스퍼터링용 대면적 불소계 '고분자 복합 타겟' 소재를 개발했다.

고분자 복합 타겟은 고분자를 기반으로 금속과 무기물을 포함해 복합 기능을 갖는다. 고발수성, 내지문성, 반사방지성, 내열특성, 내화학특성, 고경도성, 수분배리어성, 열차단 등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원하는 제품 표면에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고분자 박막을 기반으로 해 구부러지거나 굴곡진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박사 연구팀은 재우엔프라(대표 오주환)와 립하이(대표 김병동)에 기술을 이전했다. 재우엔프라와 립하이는 기술 이전을 통해 차세대 고품질 불소계 건식 코팅 소재·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립하이와 재우엔프라 외에도 발수코팅, 오염방지 코팅, 반사코팅, 고기능성 발수 섬유 코팅, 지문방지 코팅, 전기전도 코팅, 전기변색 코팅, 고경도·내마모 코팅, 발유코팅, 고투과 코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상진 박사는 "이번 기술은 스퍼터링 방식으로 대면적 고분자 코팅을 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이라며 "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해 국내 소재·부품 기업 경쟁력과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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