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소리 듣는 '전파망원경'···30년만에 '새 옷'

천문연, 13.7m 전파망원경 돔 교체 완료
85~115기가헤르츠 전파 측정…별 분포와 탄생 알수 있어

한국천문연구원은 설치 30년만에 전파망원경의 돔을 교체했다. 사진은 기존 돔을 들어내고 새로운 돔을 올리기 전 모습으로 전파망원경도 30년만에 외부로 모습을 드러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한국천문연구원은 설치 30년만에 전파망원경의 돔을 교체했다. 사진은 기존 돔을 들어내고 새로운 돔을 올리기 전 모습으로 전파망원경도 30년만에 외부로 모습을 드러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뚝딱 뚝딱 드르륵.'

한겨울의 칼바람 사이로 낯선 소리들이 한국천문연구원의 고요함을 헤집는다. 설 연휴를 앞두고 전파망원경에 새옷을 입히기 위한 마무리 손길이 분주하다.

자동화가 대세지만 돔 제작은 철저하게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삼각형 모양의 프레임 350개를 5개씩 모아 오각형을 만들고 돔 형태를 완성한다. 교체는 크레인이 기존 낡은 돔을 들어 올려 걷어내고 새로운 돔을 올려놓으면 마무리된다.

천문연은 23일 안테나 크기 13.7m의 전파망원경 돔(dome) 시설을 교체했다. 설치된지 30년만이다. 

돔 교체를 위해 천문연은 8억여원의 예산을 확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돔 규모는 천문연이 보유한 전파망원경(13.7m)을 감싸며 보호할 수 있도록 지름과 높이가 각각 21m, 무게 11톤으로 전파 투과는 95% 수준이다.

◆ 우주의 소리, 전파 측정하는 전파망원경

전파망원경은 우주 공간 천체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소리, 전파를 측정하는 장비로 라디오 망원경이라고도 한다.

빛을 반사경으로 모아 천체를 관측하는 광학망원경과 달리 전파망원경은 우주전파를 잡아 컴퓨터로 영상을 재구성한다.

천문연이 보유한 전파망원경은 지난 1987년 설치됐다. 안테나 지름이 13.7m로 85~115기가헤르츠(GHR) 대역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별의 분포와 별의 탄생을 확인할 수 있다.

안테나 지름 13.7m 전파망원경은 현재 한국과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수명이 다해 폐기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 망원경을 보유한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이 천문 분야에도 집중 투자하며 안테나 지름이 500m인 전파망원경을 계곡과 계곡사이에 설치했다.

전파측정은 봄, 가을에 이뤄진다. 여름이나 장마기간에는 수분이 전파를 흡수해 측정이 어렵다. 전파망원경 설치도 비가 많이오거나 습한 지역에는 설치하지 않는다.

돔은 전파망원경이 제 기능을 잘하도록 빛과 물은 차단하고 전파만 통과시킬 수 있는 일종의 집이다. 때문에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이창훈 천문연 박사에 따르면 천문연 돔은 멤브레인 소재로 제작됐다. 이번 천문연 돔 제작과 교체는 초기에 설치했던 미국 기업이 맡았다. 활용도가 많지 않아 국내에는 돔 제작 전문기업이 전무하다.

3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전파 망원경의 수신기와 안테나 제어기술 등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창훈 박사는 "초기에는 수신기가 1개로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일부분이었다"면서 "지금은 수신기가 4개로 측정범위가 그만큼 넓어져 데이터 확보량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0년이 흐르면서 시설이 낡고 있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안테나도 교체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나라의 전파 측정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70~80%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지속적으로 전파 측정분야에 투자하며 앞서고 있다. 지금은 중국도 집중 투자하며 전파 측정 기술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문연의 돔 교체 과정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담아봤다.


돔 교체하기전 내부 모습.<사진=길애경 기자>돔 교체하기전 내부 모습.<사진=길애경 기자>
돔 제작은 삼각형 모양의 프레임 350개가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30년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과정을 거친다.<사진=길애경 기자>돔 제작은 삼각형 모양의 프레임 350개가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30년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과정을 거친다.<사진=길애경 기자>
새로운 돔으로 교체하기 위해 크레인이 낡은 돔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새로운 돔으로 교체하기 위해 크레인이 낡은 돔을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돔이 제거된 상태의 전파망원경. 30년만에 햇살에 노출된 셈이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돔이 제거된 상태의 전파망원경. 30년만에 햇살에 노출된 셈이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새옷 입는 전파망원경.<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새옷 입는 전파망원경.<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새옷으로 갈아입은 전파망원경. 기존의 돔은 해체해 처리될 예정이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새옷으로 갈아입은 전파망원경. 기존의 돔은 해체해 처리될 예정이다.<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길애경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