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살롱, 윤태영 동아ST 본부장 초청···6000억원 성과 이끈 사례 소개
3월 행사 6일 박용근 KAIST 교수의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주제

"혁신신약은 초기에는 성과가 안나오다가 어느 기간에 쑥 올라가게 된다. 빙산을 보면 위에는 작지만 수면아래에 엄청난 얼음 덩어리가 버티고 있다. 신약개발은 수면아래 빙산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느때는 전혀 성과가 나지 않았는데도 경영진이 간섭하지 않았다. 출연연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연말 국내 신약·제약업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동아ST가 MerTK 저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DA-4501을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애브비 자회사)에 5억2500만 달러(한화 6000억원) 규모로 기술을 수출하며 한미 등 성과에 이어 신약과 제약 불모지 한국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동아ST의 MerTK는 탐색단계의 시험관 실험만 거친 후보물질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신약 물질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벤처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윤태영 동아ST 연구본부장은 혁신신약개발은 수면 아래의 빙산을 만들고 볼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윤태영 동아ST 연구본부장은 혁신신약개발은 수면 아래의 빙산을 만들고 볼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혁신신약살롱은 이번 성과를 이끈 윤태영 동아ST 연구본부장을 초청, 20일 오후 4시30분부터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프라자 4층에서 화학연 연구자와 바이오벤처인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가졌다.

윤태영 본부장은 "신약개발 과정은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 길로 가야 혁신 신약이 나올 수 있다"는 말로 서두를 열며 동아ST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의하면 신약개발은 타깃물질을 발굴하고 스크리닝을 거쳐 가능성 높은 물질, 임상후보물질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술 발달로 신약후보 물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매년 나오는 신약수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윤 본부장은 "후보물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신약개발에는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하지만 물질의 가설을 검증하고 산업화하는데는 지속된 연구가 필요한데 연구소와 기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도 대학에서 후보물질 발굴이 늘고 있지만 산업화와는 거리가 있고 실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럼 동아ST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윤 본부장은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초기 발굴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 발표 등 알려진 성과 중에서 물질을 골랐다. 그리고 얼리라이센싱 전략으로 신약 시장규모보다 글로벌 회사를 소비자로 보고 그에 초점을 맞췄다.

윤 본부장은 "남들이 다하는것, 아무도 안하는 물질로는 쉽지않다. 이미 퍼브리싱 된 물질 중 똑똑한 물질을 골라서 복합체를 만들고 오픈콜라보을 통해 여러 곳에 뿌려서 가설을 확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면서 "똑똑한 물질을 보는 것은 빙산 속 보이지 않는 얼음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약개발 연구자는 수면아래를 볼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 이를 수면위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는 수면위에 올라온 것 만을 생각한다. 성과에 매몰돼 눈에 보이는 것만 빨리 만들려고 하다보니 큰 빙산을 만들지 못하고 얼음조각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역시 서울아산병원의 이재철 교수팀이 AXL이라는 새로운 타깃을 발견한 사실을 알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연구중인 화합물이 MerTK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붙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하지만 개발물질이 가능성 높은 타깃이 되기까지는 많은 가설검증이 필요하다. 이는 연구자들을 야근시키고 근태관리한다고 해도 당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약개발 앞단계는 무수한 반복을 통해 어느날 쑤욱 올라가게된다. 때문에 기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어 "실험을 하면 나오는 반응을 대부분 알고 있다. 그것을 모를때 공포가 생긴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해봐야 하는게 연구다"면서 "지속적으로 하면서 운도 만날 수 있다. 동아ST도 같은 경우"라고 역설했다.

그는 동아ST에서 2013년 혁신신약연구소를 출범시키고 구성원 10여명과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지속하기까지는 신뢰 속에 간섭하지 않은 경영진의 역할도 컸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연구원을 뽑는데 타깃 물질을 연구해본 사람이 딱 한명이었다. 그에게 복합체를 만들어보라고 하면서 시작됐다"면서 "그런데 일년동안 전혀 진전이 없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경영진에서 간섭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아직 혁신신약을 개발하기에는 부족하다. 바이오마커를 어떻게 찾을지, 어떤 환자에 적용해 임상을 하게될지는 모른다.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에서 이를 진행할 것이고 우리는 어깨 너머로 배워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그는 지난해 혁신신약연구소장에서 동아ST 연구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발표에 많은 공감을 표한 화학연의 한 박사가 "출연연의 포지션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 "신약개발에서 보이지 않는 수면아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듯 출연연에서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답했다.

한편 3월 혁신신약살롱은 6일 오후 5시부터 KAIST KI 빌딩 2층에서 박용근 교수의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주제로 진행 될 예정이다.

혁신신약살롱은 20일 윤태영 본부장을 초청, 화악연 디딤돌플라자에서 2월 행사를 가졌다.<사진=길애경 기자>
혁신신약살롱은 20일 윤태영 본부장을 초청, 화악연 디딤돌플라자에서 2월 행사를 가졌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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