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무현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계산화학 활용해 합성 성공
"저렴하고 독성 없는 촉매 찾아"···'네이처 케미스트리'에 게재

타이타늄 촉매를 활용한 탈수소반응 메커니즘. <자료=IBS 제공>
타이타늄 촉매를 활용한 탈수소반응 메커니즘. <자료=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타이타늄(Titanium) 촉매를 활용해 플라스틱·의약품 원료로 사용하는 올레핀(olefins)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석유화학산업 분야 주요 소재인 올레핀은 보통 800도 고온으로 석유를 증기 분해해 제조한다. 매우 높은 열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백무현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단장 장석복) 부연구단장과 마노즈 마네 연구위원이 계산화학을 통해 타이타늄을 활용해 탄화수소의 수소를 선택적으로 없애는 탈수소반응을 구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활용해 기존 공정에 비해 10분의 1정도 낮은 온도(75도)에서 올레핀을 합성했다. 

올레핀은 플라스틱, 고분자 화합물, 의약품 등에 활용하는 기초 원료다. 올레핀은 탄화수소가 수소를 잃으면서 탄소(C) 두 개가 이중결합(C=C)해 생성되는데 증기 분해 반응 중 탄소-탄소 결합이 끊어져 올레핀 혼합물이나 다른 탄화수소들이 합성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화학자들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 화합물을 가공하거나 분해할 때, 열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고, 환경오염이 덜한 화학반응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촉매반응을 연구해왔다. 

탄소와 수소만으로 결합된 탄화수소는 두 분자 간 결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결합을 끊고 반응을 유도하는 촉매 개발이 주요 과제였다. 이리듐(Iridium), 로듐(rhodium), 루테늄(ruthenium) 등 전이금속을 촉매로 적용했으나 비용이 너무 비싸 실제 산업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백 부단장은 비싼 전이금속 보다 수십 배 저렴한 타이타늄을 촉매로 적용했다. 밀도범함수를 활용한 계산 화학을 통해 최적의 촉매 후보물질로 타이타늄을 제안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연구진은 약 75도에서 탈수소반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지난해 이리듐 촉매로 메탄가스의 강력한 탄소-수소 결합을 분해한 데 이어 이번 연구에서도 계산화학으로 정확한 촉매를 예측했다. 또 탈수소반응에 이리듐 촉매를 활용할 때 탄화수소가 이성질화(isomerization) 되는 문제도 타이타늄 촉매로 해결됨을 관찰했다. 

백 부단장은 "이리듐은 반응성이 매우 크지만 값이 비싸고 구하기 어렵다. 반면 타이타늄은 값이 매우 저렴하고 구하기 쉽다"며 "향후 타이타늄 촉매의 반응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면 기존 올레핀 합성공정의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대니얼 민디올라 교수 그룹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에 27일 실렸다. 

밀도범함수를 활용한 계산화학으로 본 탈수소반응 메커니즘. <자료=IBS 제공>
밀도범함수를 활용한 계산화학으로 본 탈수소반응 메커니즘. <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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