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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늘 비 왔다고 '가뭄' 고민 끝내나?

[가뭄의 실패학⑦]지식인 집단 '가뭄 연차적 대비 계획' 세워야
국가적 위기 상시 준비태세 필요···"물 가치 인식개선 우선"
본격적인 장마철이다. 태풍 '난마돌'도 북상 중이어서 집중 호우가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장맛비가 40년 만의 극한 가뭄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사진=대덕넷 DB> 본격적인 장마철이다. 태풍 '난마돌'도 북상 중이어서 집중 호우가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장맛비가 40년 만의 극한 가뭄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사진=대덕넷 DB>

속 시원한 장맛비가 메마른 한반도를 흠뻑 적시고 있다. 농촌의 가뭄 피해도 어느 정도 해갈되는 모양새다.

비 소식을 알리는 기상청 일기예보만 노심초사 기다렸던 농민들의 쓰라린 심정을 달래줄 단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올해 전국 평균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번 장맛비가 40년 만의 극한 가뭄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특히 우리나라는 빗물 활용이 30% 수준으로 상당수는 유실되고 만다. 몇몇 지역에서는 집중호우일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지만 빗물을 다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가뭄 피해는 반복될 것이다.

국내 기상학자는 "우리나라는 극대 가뭄 주기에 들어섰으며 2025년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매년 찾아오는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내년에도 분명 가뭄이 찾아온다는 메시지다.

본지가 '가뭄의 실패학' 기획기사를 취재한 결과 '물을 아껴야 한다', '미리 대비하는 가뭄'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이 높지 않았다. 평소에는 펑펑 물을 쓰다가 가뭄이 코앞에 닥쳐야만 수습하는 천재지변으로 각인된 듯했다. 일상생활에서 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아끼는 고민은 많지 않았다.

이번 장맛비로 올해 가뭄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내년은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우리는 매년 가뭄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한숨 돌릴 수 있는 지금이 가뭄 대응책을 고민할 적절한 시점이 아닐까.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가뭄대책본부를 마련하고 가뭄 피해를 수습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후 대응에 중점을 둔 대책들뿐이다. 매년 가뭄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빗물 집수, 지하수 재활용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가뭄이 닥친 상황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연구와 현장의 괴리감, 사회문제에 대한 무관심 때문은 아니었을까. 가뭄 피해 농촌 현장에서는 '현장에 한번도 오지 않는 과학자들이 가뭄을 어떻게 해결하겠느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많았다.
 
물론 과학기술계가 자연재해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학기술계가 일부 기술적 대안으로 물 문제를 해결하거나 함께 문제를 풀어가자는 의지를 보인다면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됨은 분명하다. 국민에게 훌륭한 과학자는 '논문 잘 쓰는 과학자'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조금이라도 제시하는 과학자'라는 말에 다시 한번 공감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이 더 잦아지고 있다. 가뭄이 반복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언제까지 가뭄 때마다 하염없이 비 오기를 기다리며 기우제를 지내는 호피 인디언처럼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야 할까. 오늘 비가 내렸다고 가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가뭄 피해는 또 찾아온다.

가뭄은 전 국민의 문제다. 물 부족은 너나 할 것 없이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위협이 될 수 있다. 가뭄 문제는 국민, 과학자, 정부, 전문가 모두가 같이 풀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펑펑 쓸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라 아껴 쓰고 소중하게 다뤄야 할 유한한 자원이라는 인식 말이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나무를 베는 데 한 시간을 준다면, 먼저 도끼를 가는 데 45분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링컨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모든 일에 준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년에도 가뭄 피해는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의 인식 개선, 과학기술계에서도 실질적인 연구를 통한 연차적 대비 계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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