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심각한 안보 위협 속 일부 기술적 지원
ADD·지질자원연 외부는 한산···KINS 분주

국가 안보 위기 속 과학적인 해결 노력이나 공조는 미미했다. 출연연이 대거 모여 있어 한국 과학의 중심이라 일컬어지는 대덕은 북이 최대규모 핵실험을 한 3일 조용했다. 국제 사회의 지속적 경고로 일촉즉발의 위기이지만 대덕의 주요 연구소는 일부 직접 관련 연구소를 제외하고 비상 소집이나 매뉴얼에 따른 대응 등은 없었다.

정부 부처의 지시 없이 과학계 독자적인 행동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인지 이날 대덕내 연구소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북핵실험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정치적인 내용이라며 답변을 꺼리기도 했다.

국가 안보 위기 속 과학적인 해결 노력이나 공조는 미미했다. 출연연이 대거 모여 있어 한국 과학의 중심이라 일컬어지는 대덕은 북이 최대규모 핵실험을 한 3일 조용했다. 국제 사회의 지속적 경고로 일촉즉발의 위기이지만 대덕연구단지는 일부 직접 관련 연구소를 제외하고 비상 소집이나 매뉴얼에 따른 대응 등은 없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북핵실험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정치적인 내용이라며 답변을 꺼리기도 했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6.3 규모의 인공지진파가 3일 낮 감지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시간 뒤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히 성공했다고 중대보도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9일 강행한 5차 핵실험 이후 약 1년 만이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일본과 중국 등 전세계에서도 위 사안을 놓고 발빠르게 움직였다.

◆ 주요 출연연 한산한 분위기···"정부 요청에 기술적 지원"

3일 북 핵실험 속보를 듣고 찾아간 ADD(국방과학연구소·소장 김인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 등 주요 출연연은 별다른 동향을 감지하지 못했다. 국가 안보 정책과 관련된 긴급 대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 핵실험 발표가 있고 2시간뒤인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ADD 정문은 한산했다. 정문 경비 담당자는 "아직까지 긴급 복귀 등 원내 출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침 대외협력실 직원들은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고, 다만 연관부서에서 통화로 "예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비상소집이나 대응 매뉴얼에 따른 실행 등을 수행한 적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별도로 국방부에서 지시나 요청이 오면 이와 관련된 기술지원에는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ADD 핵심 관계자는 "지진파 감지 후 내부적으로 이미 비상연락망이 가동돼 간부와 해당 인력은 비상근무를 하면서, 북한 사진을 통한 기술적 분석 등 국방부와 계속 공조를 하고 있었다"라며 "다만 긴급한 상황으로 전체 구성원이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도 상황은 비슷했다. 핵실험 직후 다수 언론사들이 찾아 왔지만 브리핑을 듣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올 7월부터 지진정보에 대한 브리핑을 기상청이 하기로 일원화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질연 관계자는 "진도 5.7의 진동 정보를 기상청에 넘겼을 뿐, 연구원이 이 시점에서 브리핑을 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KINS(원장 성게용)는 상대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였다. 원안위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방사성 핵종 포집에 착수했고, 전 국토에 대한 방사능 측정을 강화했다. 원안위에 따르면 북한 핵실험에 따른 공기중의 방사능 제논 핵종 탐지를 위해 최첨단의 고정형 방사성 제논 탐지 장비 2대를 운용되고 있으며, 이동식 포집 장비도 가동될 예정이다.

또한, 환경방사능 감시 활동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전국 15개 지방방사능측정소를 포함한 160개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을 24시간 감시 체제로 전환했으며, 환경방사선 자동 감시망 감시 주기를 평상시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 또한, 공기중의 방사성 핵종 분석을 위해 공기 부유진에 대한 분석 주기도 주 1회에서 주 2회로 단축됐다.

원안위는 북한 핵실험 즉시 비상대책상황반을 구성․운영중이며, 기상청, KINS, KINAC 등 유관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상황반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핵실험 직후 전문가와 합참관계자로 꾸려진 40여 대책반원에 문자가 발송됐고, 관계자들이 비상대책 메뉴얼대로 30분 내에 KINS로 집결했다. 집결한 상황반은 기류 상태를 분석과 핵물질·방사능 탐지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기타 다른 연구기관들은 평일과 다름 없는 휴일로 이날을 보냈다. 과학자들에게 국방은 무엇인가 하고 되물어 보게 하는 하루였다.

한산한 ADD 정문 모습.<사진=윤병철 기자>
한산한 ADD 정문 모습.<사진=윤병철 기자>

비상대책반이 운영되고 있는 KINS.<사진=허경륜 기자>
비상대책반이 운영되고 있는 KINS.<사진=허경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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