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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신재생에너지 격돌? 국가 에너지 '포트폴리오'

대전과총, 지난 원자력 에너지 이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과학기술포럼 개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간 뜨거운 논쟁···과학적 합의체 "싱크탱크" 만들자
신재생에너지포럼에서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서 만날 수 있었다. <사진=윤병철 기자>신재생에너지포럼에서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을 한자리서 만날 수 있었다. <사진=윤병철 기자>

문재인 정부는 '탈핵'을 선언했고, 현장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동반해서 갈 수 없는 '제로섬 게임'인지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이하 대전과총·회장 박윤원)가 '신재생에너지 산업 과학기술포럼'을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지난 8월 25일에 가진 '원자력에너지 정책 과학기술포럼'에 연속한 에너지 정책 논의다.
 
18일 대전 유성 인터시티호텔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백 여명에 가까운 과학기술인들이 자리해, 에너지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박윤원 대전과총 회장은 토론에 앞서 "역대 정부 이래 에너지에 대해 이렇게 회자 되고 높은 관심이 일었던 적이 없었다"며 "116년 동안 노벨 물리학상 중에 거의 60%가 원자핵과 에너지 분야였다. 그동안 쉽게 누려온 에너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과 해답을 찾고, 국민들도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포럼 의의를 밝혔다.

(좌부터)김석우 에너지연 박사·이행근 화학연 박사·안남성 한양대 교수·윤용범 한전 수석연구원. <사진=윤병철 기자>(좌부터)김석우 에너지연 박사·이행근 화학연 박사·안남성 한양대 교수·윤용범 한전 수석연구원. <사진=윤병철 기자>

포럼은 각 분야 신재생에너지 개발 현황과 전망을 네 명의 연사로부터 듣는 것으로 이어졌다. 연사들은 현역 전문가로 풍력·유기 태양전지·신재생에너지 플랫폼·전력유지계통 등을 설명했다.
 
김석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풍력연구실장은 현실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가 설정한 '신재생에너지 2030'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육상풍력 3GW와 해상풍력 14GW 등 총 17GW의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돼야 하지만, 환경규제와 주민민원으로 입지조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 실장은 대안으로 "가동 중지에 들어간 고리원자력 발전소 지역을 이용하면 입지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기존 발전소 안의 변전설비와 그 앞바다의 격리해역을 이용한 해상풍력 건설이 기존 자원 재활용과 민원에서 자유롭다"고 관련한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이행근 한국화학연구원 광에너지융합소재센터 선임연구원은 '유기 태양전지'의 특장점을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유기 태양전지는 무기 태양전지에 비해 낮은 효율과 장기 안전성 취약에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유기 태양전지는 유연하고 투명하며 연속생산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패션과 자동차, 건축 등에 첨단소재로 등장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현재 독일 Hwliatek과 국내 KOLON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안남성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 초빙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주요 내용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20% 수준까지 올리는 것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다면화된 에너지 활용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기존 화석연료와 원자력 등은 활용기술이 이미 정점에 올랐고, 관리비용도 계속 증가하는 'S'곡선의 끝자락에 와있다"며 "신재생에너지가 '바턴'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미국 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용이 줄어드는 트렌드를 발표했고, 뉴욕시는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0%까지 올리는 분산형 시스템을 추진 중이다.
 
안 교수는 "에너지도 결국 '비용'"이라며 "화력과 원자력에 의존한 획일화된 주력 에너지 공급도 다변화되는 수요자에 맞게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가 낮은 가격에 공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용범 한국전력 수석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전력수급을 제어하는 주제를 꺼냈다. 기존 전력계통은 도시의 안녕을 위해 일정한 전압과 주파수를 유지하도록 제어되고 있는데, 신재생에너지는 자연현상 특성으로 불규칙한 출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발전시스템에 신재생 전원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구상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기와 기존 발전기 사이에 전기저장 시스템을 놓아, 과도하게 발생한 전기를 저장하고 모자란 전기를 기존 발전기로부터 보충하는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연사들의 발표한 일부 내용에 청중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익환 전 한전핵연료 사장은 "4차 산업혁명에 끼워 맞추기로 원자력을 말하면 안 된다. 원자력은 가장 값싸게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주력 전원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인 보조 에너지로 봐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안 교수는 "오해다. 원자력이든 신재생이든 에너지 대상이 아니고 규모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에너지 수요가 달라지고 있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시설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며, 새로운 에너지 기술들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익 한국기업교육원 대표는 "사우디가 22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발주를 우리나라에 문의했는데 어쩌지를 못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봤을 때도 급작스런 탈핵과 천연가스 도입 문제는 더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 KAIST 명예교수는 "국가의 정책이 선 다음에 에너지 공급모델을 말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며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씽크탱크'를 만들어서 정책의 과학적 기준을 제시하자. 우리 시니어들이 먼저 움직이자"고 제안했다.

행사 종료 후 한 참석자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는 서로 배타적인 존재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할 요소인데,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국내 에너지 이슈를 평했다.  

한편, 이 포럼은 대전과총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의 영역 없는 '싱크탱크'가 구성되길 바라며···<사진=윤병철 기자>에너지 전문가들의 영역 없는 '싱크탱크'가 구성되길 바라며···<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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