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빙연구원

9월은 그리움으로 물든 꽃들이 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9월이 되자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거짓말처럼 가까이 다가오고 그 무더위를 어찌 견디어 왔는지 상사화는 잎도 없는 꽃대를 쑥 올려 꿈을 꾸듯 피어났다. 꽃 없이 힘겹게 여름을 건너온 호랑나비도 반가운 듯 상사화의 분홍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5.6, 1/60 s, ISO100
9월은 그리움으로 물든 꽃들이 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9월이 되자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거짓말처럼 가까이 다가오고 그 무더위를 어찌 견디어 왔는지 상사화는 잎도 없는 꽃대를 쑥 올려 꿈을 꾸듯 피어났다. 꽃 없이 힘겹게 여름을 건너온 호랑나비도 반가운 듯 상사화의 분홍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5.6, 1/60 s, ISO100
벌써 9월도 중순을 돌아 빠르게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머지 않아 추석도 다가오고 있어 마음은 무언가 바쁘고 어수선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여름의 지독한 무더위에 숨 고르기를 하던 식물들은 다시 생기를 찾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키우고 있다. 

9월은 그리움으로 물든 꽃들이 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9월이 되자 영영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거짓말처럼 가까이 다가오고 그 무더위를 어찌 견디어 왔는지 상사화는 잎도 없는 꽃대를 쑥 올려 꿈을 꾸듯 피어났다. 꽃 없이 힘겹게 여름을 건너온 호랑나비도 반가운 듯 상사화의 분홍 가슴 속으로 파고 들었다. 

이 9월에는 가까운 수목원에도 여러 종류의 상사화들이 피어나 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그리움의 짙은 향기를 느끼게 하였다. 옅은 주황빛의 제주상사화도 처음 만났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 s, ISO100
이 9월에는 가까운 수목원에도 여러 종류의 상사화들이 피어나 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그리움의 짙은 향기를 느끼게 하였다. 옅은 주황빛의 제주상사화도 처음 만났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 s, ISO100
이 9월에는 가까운 수목원에도 여러 종류의 상사화들이 피어나 그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그리움의 짙은 향기를 느끼게 하였다. 연분홍빛의 상사화, 옅은 주황빛의 제주상사화, 연노랑을 띠지만 빛을 받으면 암술대의 끝에 적색이 도는 붉노랑상사화, 벽돌색 혹은 주황색의 백양꽃까지. 

상사화의 또 다른 버전 백양꽃. 백양꽃은 상사화보다 조금 늦게 피어나며 벽돌색 혹은 주황색이 난다. 전라남도 장성의 백양사 인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라 학명에 koreana가 붙어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상사화의 또 다른 버전 백양꽃. 백양꽃은 상사화보다 조금 늦게 피어나며 벽돌색 혹은 주황색이 난다. 전라남도 장성의 백양사 인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백양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라 학명에 koreana가 붙어 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상사화는 이른 봄에 잎이 나 여름이면 시들어 사라진 후,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기 때문에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뜻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꽃에 얽힌 전설의 코드 또한 그리움이다. 절로 불공을 드리어 온 여인을 짝사랑하게 된 스님이 불공을 드리고 돌아간 여인을 그리워하다 상사병으로 죽게 되었다. 그후 그의 무덤가에는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꽃이 피어났는데 바로 상사화였다고 한다. 

9월의 풀밭을 곱게 물들이는 또 다른 그리움의 꽃으로 나는 무릇 꽃을 떠올린다. 매년 이맘때면 나는 이 꽃을 기다린다. PENTAX K-3,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00 s, ISO100
9월의 풀밭을 곱게 물들이는 또 다른 그리움의 꽃으로 나는 무릇 꽃을 떠올린다. 매년 이맘때면 나는 이 꽃을 기다린다. PENTAX K-3,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00 s, ISO100
9월의 풀밭을 곱게 물들이는 또 다른 그리움의 꽃으로 나는 무릇 꽃을 떠올린다. 매년 이맘때면 나는 이 꽃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 꽃이 주변에서 눈에 띄지 않아 혹시 지난 여름이 하도 더워 그런가 하고 내심 걱정을 했다. 다행히 어느 날, 집 가까이에 있는 풀밭 위에 무릇 꽃이 황홀하게 피어난 것을 발견하고 너무도 반가웠다. 그곳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아니고 '무릇초원'이었다. 

무릇(학명: Scilla scilloides)은 비짜루과(아스파라거스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며 일본과 중국에도 서식한다. 물구, 물굿, 물구지라고도 부른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 나는 이 꽃을 보면 어릴 적 기억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무릇 뿌리를 캐서 교실 마루 바닥에 문질렀던 어렴풋한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거칠었던 마루 바닥이 조금은 매끈거리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비 속에 피어있는 무릇 꽃은 마치 빗 속에서 열정적인 탱고를 추고 있는 댄서를 연상하게 했다. 몸을 튕기면 맑은 물방울들이 구슬처럼 튕겨 나갈 것 같은 긴장감마저 드는 모습이었다. 때로 우산을 받쳐들면서까지 비 속에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비 속에서만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
비 속에 피어있는 무릇 꽃은 마치 빗 속에서 열정적인 탱고를 추고 있는 댄서를 연상하게 했다. 몸을 튕기면 맑은 물방울들이 구슬처럼 튕겨 나갈 것 같은 긴장감마저 드는 모습이었다. 때로 우산을 받쳐들면서까지 비 속에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비 속에서만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320 s, ISO100
그 후 연구원의 풀밭에도 이 꽃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느 비 내리는 날 이 꽃을 찾아갔다. 비 속에 피어있는 무릇 꽃은 마치 빗 속에서 열정적인 탱고를 추고 있는 댄서를 연상하게 했다. 몸을 튕기면 맑은 물방울들이 구슬처럼 튕겨 나갈 것 같은 긴장감마저 드는 모습이었다. 때로 우산을 받쳐들면서까지 비 속에서 사진을 찍는 이유는 비 속에서만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움의 상사화 시리지가 막을 내리면 이제 상사화를 닮은 애절한 사연의 석산이 더욱 짙은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꽃무릇이라고도 불리는 이 꽃은 때로 상사화로도 불리우지만 상사화와는 조금 다른 꽃이다. 분류상으로는 수선화과, 상사화속에 속하는 것은 같으나 상사화와는 다른 석산종이다. 

식물의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것도 같다. 그러나 상사화는 이른 봄에 넓고 연한 녹색빛의 잎이 먼저 나고 사라진 후 늦여름에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는 반면, 석산은 9월 중순 이후에 불쑥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우고 꽃이 진 후 상사화 보다 좁고 긴 짙은 초록빛의 잎을 내어 겨울을 보낸 후 다음해 여름에 자취를 감춘다. 너무도 고혹적인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꽃이기도 하다. 

짙은 붉은 색, 구조가 워낙 입체적인 중심부, 그리고 마치 가늘고 길게 굽어진 아름다운 여인의 아미처럼 꽃 주위를 두르고 있는 긴 꽃술들 모두 사진 찍기를 어렵게 만드는 꽃이다. 더욱이 가까이 다가가 꽃의 표정을 담으려는 나에게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 망설여질 때가 많다. 그래서 더욱 이 꽃이 피는 동안은 이 꽃을 사진에 담기를 좋아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100
짙은 붉은 색, 구조가 워낙 입체적인 중심부, 그리고 마치 가늘고 길게 굽어진 아름다운 여인의 아미처럼 꽃 주위를 두르고 있는 긴 꽃술들 모두 사진 찍기를 어렵게 만드는 꽃이다. 더욱이 가까이 다가가 꽃의 표정을 담으려는 나에게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 망설여질 때가 많다. 그래서 더욱 이 꽃이 피는 동안은 이 꽃을 사진에 담기를 좋아한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60 s, ISO100
하지만 이 꽃은 사진을 찍는 나에게는 무척 유혹적이면서도 그리 만만치 않는 대상이다. 짙은 붉은 색, 구조가 워낙 입체적인 중심부, 그리고 마치 가늘고 길게 굽어진 아름다운 여인의 아미처럼 꽃 주위를 두르고 있는 긴 꽃술들 모두 사진 찍기를 어렵게 만드는 꽃이다. 더욱이 가까이 다가가 꽃의 표정을 담으려는 나에게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 망설여질 때가 많다. 그래서 더욱 이 꽃이 피는 동안은 이 꽃을 사진에 담기를 좋아한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벌써 가을을 느끼게 한다. 더운 여름에 힘겹게 꽃을 피던 나팔꽃도 이제는 차분히 떠날 준비를 하며 더욱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난다. 아침이 지나면 시들고 말 딱 한나절 만의 꽃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9월의 아침을 깨우고는 시들어 다음 해를 위한 까만 씨로 남는 꽃이다. 

다른 식물들을 무작정 감고 올라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꽃이지만, 9월 아침에 만난 이 파란 나팔꽃 꽃잎에서는 무언가 짙은 그리움의 향기가 묻어나는 것 같다. 9월은 상사화가 곱게 피어나듯 모든 사람들의 그리움이 아름다운 꿈이 되고, 작은 나팔꽃처럼 소박한 결실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인가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다른 식물들을 무작정 감고 올라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꽃이지만, 9월 아침에 만난 이 파란 나팔꽃 꽃잎에서는 무언가 짙은 그리움의 향기가 묻어나는 것 같다. 9월은 상사화가 곱게 피어나듯 모든 사람들의 그리움이 아름다운 꿈이 되고, 작은 나팔꽃처럼 소박한 결실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인가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50 s, ISO100
다른 식물들을 무작정 감고 올라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꽃이지만, 9월 아침에 만난 이 파란 나팔꽃 꽃잎에서는 무언가 짙은 그리움의 향기가 묻어나는 것 같다. 9월은 상사화가 곱게 피어나듯 모든 사람들의 그리움이 아름다운 꿈이 되고, 작은 나팔꽃처럼 소박한 결실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인가 보다.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겨가는 것을 
그 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를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 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 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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