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박재봉 한림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정상 간세포와 간암세포에서 인슐린의 작용 기전이 서로 달라 간암세포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슐린은 혈액 중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이나 근육에 저장해주는 호르몬이다.

그동안 인슐린이 정상 세포에 작용하는 기전이 활발히 연구된 반면 암세포에서 포도당 대사나 암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슐린이 암세포의 당 대사 효소를 조절하는 방식이 정상 세포와 다르다는 것을 규명했다.

정상 간세포에서는 인슐린이 피루브산 탈수소효소(PDH)를 활성화시키지만 암세포에서는 인슐린에 의해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효소의 활성이 저하됐다. 이로 인해 암세포는 피루브산을 온전히 분해하지 못하고 젖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연구팀은 활성화된 피루브산 탈수소효소는 다른 단백질들을 이용해, 간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박재봉 교수는 "간암 환자 중 피루브산 탈수소효소의 인산화가 증가된 환자는 항암제를 달리 사용해야 하는 근거가 되며, 이를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종류의 간암세포에서 인슐린에 의한 피루브산 탈수소효소의 활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어떻게 비활성화된 피루브산 탈수소효소가 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기초연구실)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생물학분야 국제학술지 '파셉 저널(FASEB Journal)'에 지난 18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