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물 광촉매' 원하는 대로 만든다

권민상 UNIST 교수팀, 원자 이동 라디칼 중합 개선할 설계원리 개발
촉매 성질 마음껏 조절, 반응맞춤형 플랫폼
잉크나 계면활성제 같은 화학물질은 수많은 분자들이 뭉쳐진 고분자로 만든다. 이런 고분자를 만드는 데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광촉매의 '레시피(Recipe)'가 개발됐다. 

주어진 순서대로 따라하면 누구나 원하는 촉매를 만들 수 있으며, 컴퓨터를 통한 광촉매 설계도 가능할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는 권민상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합리적인 유기물 광촉매 설계 원리'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원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순서도처럼 한 장의 안내도로 정리됐다. 순서를 따라가면 이론적으로 무한개의 유기물 광촉매를 개발할 수 있다. 실제 연구진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30여 종에 이르는 유기물 광촉매를 개발하고,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현재 고분자 합성에 많이 이용하는 '원자 이동 라디칼 중합(Atom Transfer Radical Polymerization, ATRP)'은 금속촉매를 쓴다.

이 기술은 합성 후 금속을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해 비싸고, 금속을 완전히 제거하기도 어려워 전자나 생물의학 분야로 응용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물 광촉매를 쓰는 '유기물 광 산화‧환원 촉매 기반 원자 이동 라디칼 중합(Organocatalyzed Photoredox-Mediated ATRP)'이 개발되었지만 다량의 촉매가 필요하고, 착색, 생체독성 등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고분자 합성에는 기본적으로 단량체(monomer)가 필요하다. 단량체 종류에 따라 광흡수파장, 산화‧환원 에너지 등 요구되는 유기물 광촉매 성질이 달라진다.

권 교수팀은 이 내용들을 종합해 설계 순서도를 만들었다. 원하는 고분자 반응을 정의하고, 이 순서도에 따라 촉매를 설계하고 조금씩 조절하면 손쉽게 유기물 광촉매를 얻을 수 있다.

이 방식에 따라 개발한 유기물 광촉매는 0.5ppm만 써도 성공적으로 고분자를 합성할 수 있었다. 또 기존에 O-ATRP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웠던 단량체를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권 교수는 "기존에는 빛을 흡수하는 유기물 광촉매 후보군을 고분자와 화학반응에 하나씩 직접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유기물 광촉매를 개발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방식은 하나의 설계원리에 따라 '특정 고분자나 화학반응'에 맞는 유기물 광촉매를 설계할 수 있어 추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결합해 순수하게 컴퓨터로 광촉매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바룬 씽(Varun Kumar Singh) UNIST 박사이며, 김광수 UNIST 특훈교수와 요하네스 기리시너(Johannes Gierschner) 스페인 마드리드 연구소 박사가 공동교신저자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출판한 촉매 분야 전문지 '네이처 촉매(Nature Catalysis)'에 지난 11일자로 게재됐다.

합리적인 유기물 광촉매 설계 안내.<자료=UNIST 제공>합리적인 유기물 광촉매 설계 안내.<자료=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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