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레미시스템, VR기반 특수부대 전술훈련·전투게임 응용 콘텐츠 개발
분대 접속 가상 전장과 전신 센싱·반동식 모의화기로 몰입감 극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쓰자 화면 안의 도심이 눈앞에 펼쳐진다. 손에 들린 묵직한 소총, 등허리를 죄는 백팩 PC가 전투 본능을 자극한다.
 
다리에 찬 센서가 움직이는지 앉아 보니 눈높이가 그대로 내려간다. 이리저리 시선을 돌려본다. 11시 방향에서 들린 총성!
 
총에 붙어있는 조종기를 이용해 소리 난 곳으로 이동한다. 아군과 다른 차림의 적군 셋이 총을 쏜다. 벽에 붙어 회피한 후 적들을 향해 격발한다. '타타타타' 음향만큼이나 꽤나 센 반동이 어깨를 때린다.
 
빗발치는 적군의 총알에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 실제 탄창을 뺏다 끼우니 소진된 총알이 다시 찼다. 기회를 보다 벽 밖으로 뛰어나가 간신히 한명을 쏴 쓰러뜨렸지만 두명의 적군에게 당하고 말았다.
 
이동에 서툴러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탄성만 질렀다. 혼자가 아니라 팀원이 있어 전술을 폈다면?
 
톨레미시스템(대표 최규명)이 개발 중인 '몰입형 VR 가상 전투훈련'을 체험했다. 실제 전장과 같은 구성과 움직임을 보이는 전투 훈련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아쉬움에 총을 바로 내려놓지 못할 만큼 실감 나는 콘텐츠다.

 14명 대원 동시접속 VR 전술훈련, 군 요구 격발 충격과 공간 활용 최대치 개발
 

가상 전투에 필요한 VR 장치 <그림=톨레미시스템 제공>
가상 전투에 필요한 VR 장치 <그림=톨레미시스템 제공>
가상 전투 훈련을 위한 장치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빼곡하다. 머리엔 HMD를 가슴엔 충격을 주는 조끼를 입고 허벅지와 무릎, 발목에 센서를 찬다. 이동과 격발 센서가 달린 모의 총기를 손에 쥐고 등에 센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PC를 멘다.
 
서거나 앉는데로 센서가 반응하며, 보행도 가능하다. 보행은 총기에 달린 조종기 또는 사방에 설치된 광학식 센서, 러닝머신과 유사한 '드래드밀'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실감 나는 것은 격발이다. 실제와 흡사한 총성과 어깨를 강하게 때리는 반동을 총기에 갖췄다. 이렇게 실감 나는 장치를 입은 훈련자들은 도심과 산악, 테러를 구현한 가상현실에서 전술 훈련을 할 수 있다.
 
개발 총괄자 권순재 톨레미수석연구원은 "군이 요구하는 격발 충격이나 공간 활용을 최대치까지 개발했다"며 "참가 분대원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상황구성에 힘을 쏟았다"고 소개했다.
 
최대 14명이 하나의 시뮬레이션에 접속해 전술훈련을 펼칠 수 있다. 지휘자는 실시간으로 전투에 참가하는 부대원 각각의 상황을 지켜보며 데이터를 확인한다. 현장에서, 또는 전투를 복기하며 더 나은 전술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 톨레미 가상 전술훈련의 강점이다.
 

'2018 육군 M&S 국제학술대회'서 군인들이 톨레미시스템의 가상 전투를 체험했다. <사진=대덕넷 DB>
'2018 육군 M&S 국제학술대회'서 군인들이 톨레미시스템의 가상 전투를 체험했다. <사진=대덕넷 DB>
톨레미시스템, 앞선 노하우로 "군사와 산업 분야 가상훈련체계 표준화 주도"
 
가상훈련 솔루션은 2013년 실전 배치된 해군 특수전 가상훈련 시스템의 노하우가 깃들어 있다. 권 수석은 군수용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20년을 종사한 전문가로 톨레미에서 8명의 개발팀과 다양한 군수용 시뮬레이션을 제작해왔다.
 
헬기와 전차, 전함 등 대한민국 군에서 운용하는 170여종의 주요 군사장비도 3D로 만들어 놨다. 시뮬레이션 안에 배치돼 타거나 조작이 가능하다. 권 수석은 "군용이나 민수용 게임을 통틀어 유일무이한 콘텐츠"라고 소개했다.
 
솔루션은 2018년 지원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역 VR·AR 제작지원센터 구축사업'으로 완성도를 배가했다. 최종 완성된 시스템은 내년 초 군수용 콘텐츠를 총괄 관리하는 국군인쇄창에 시범서비스로 납품될 예정이다.

톨레미시스템은 VR시뮬레이션 외에 HMD 없이도 사방 가상현실 체험이 가능한 '구형 스크린-다채널 디스플레이 와핑 블렌딩' 기술이 있다. 원구처럼 생긴 공간에 영상을 띄우는 방식으로 훈련과 교육, 오락, 재활용으로 쓰임이 다양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과제로 개발한 'VR 보행장애 재활훈련 시스템'은 VR로서는 최초로 2등급 의료기기로 지정됐다. 현재 분당 서울대병원에 설치돼 재활환자의 보행능력 향상을 위한 임상시험 중이다.
 
또한 산업안전 훈련용, 건설과 생산 연구용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돼 실적이 발생하고 있다. 주문자 맞춤형 시스템뿐만 아니라 전시체험용 이동장치도 출시했다. 권 수석은 "VR 콘텐츠와 시스템, 요소 기술 등의 판매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인력이 신규인력을 교육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지역 인재양성 선순환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실현해 군사와 산업 분야 가상훈련체계 사업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모션 플랫폼 룸에서 톨레미시스템 연구개발팀. <사진=윤병철 기자>
모션 플랫폼 룸에서 톨레미시스템 연구개발팀.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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