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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걸 좇지 않아도 좋다 '진짜'가 돼라"

[일본 대표연구실 ④]노벨과학상 혼조 교수 후배 이쿠다 교수
혼조 교수 노벨상은 메인 아닌 가장 작은 발견 결과
"꾸준한 연구와 연구자의 근성 중요해"
교토대 이쿠다 교수는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타스쿠 연구실에서 조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교토대 교수들은 빛나는 것을 좇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교토대 이쿠다 교수는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혼조 타스쿠 연구실에서 조교수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교토대 교수들은 빛나는 것을 좇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교토대 교수들은 빛나는 것을 좇지 않고 자신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한다."

교토대 iPS(유도만능줄기세포) 세포연구소(CiRA) 맞은편에 있는 교토대 바이러스 재생의과학연구소에서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이쿠다 교수는 교토대 교수의 특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쿠다 교수는 201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혼조 타스쿠 교수 연구실에서 30대부터 조교수로 활동했다. 혼조 교수는 면역을 억제하는 단백질 'PD1'을 발견해 항암제 '옵디보'의 실용화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의 후배인 이쿠다 교수는 현재 같은 대학에서 본인의 연구실을 꾸려 연구 중이다.
 
그는 "어느 연구 주제가 주목을 받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연구를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 교토대의 오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교토대 연구자 가운데는 66년 동안 암흑 속에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고, 50년 동안 바다만 관찰하는 연구자가 있다. 교토대의 야마기와 주이치 총장도 고릴라 연구를 위해 10개월간 아프리카로 떠나 '웃!, 앗!'이라는 단어만 쓰며 생활을 하기도 했다.

남들이 보기엔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생각과 행동일 수 있지만, 교토대 사람들은 전혀 그 사람의 생각이 이상하다고 단정 짓지 않는다. 그저 다름을 인정한다. 그런 과정에서 오리지널(진짜)이 나오는 것이다.
 
혼조 교수. 그는 면역을 억제하는 단백질 'PD1'을 발견해 항암제 '옵디보'의 실용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노벨과학상을 수상했다.<사진=교토대 홈페이지>혼조 교수. 그는 면역을 억제하는 단백질 'PD1'을 발견해 항암제 '옵디보'의 실용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노벨과학상을 수상했다.<사진=교토대 홈페이지>

오리지널 연구를 위해 이쿠다 교수는 바텀업 연구를 강조했다. 스스로 궁금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며 연구해야 나만의 강점이 생긴 다는 것이다. 이는 혼조 교수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는 학생들도 스스로 연구에 대해 흥미를 갖고 실험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활용해 연구하는 이쿠다 교수는 본인이 중심이 돼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제작하지만, 이를 활용한 연구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쿠다 교수는 "사실 40대 처음 연구실을 구축했을 때는 탑다운 연구도 많이 해봤다. 연구리더가 한정된 지식으로 프로젝트를 한다고 꼭 좋은 성과를 얻는 것은 아님을 깨달았다"면서 "젊은 연구자가 바텀업으로 연구를 하면서 연구에 더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것을 봤다. 그런 과정에서 의외의 발견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쿠다 교수가 연구생활을 하고 있는 교토대 바이러스 재생의과학연구소 모습.<사진=김지영 기자>이쿠다 교수가 연구생활을 하고 있는 교토대 바이러스 재생의과학연구소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특히 그는 연구의 연속과 근성을 강조했다. 연구비와 논문은 어느 정도 비례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 오히려 꾸준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혼조 교수가 작년에 노벨상을 받은 성과는 사실 메인 프로젝트가 아닌 가장 작은 그룹에서 발견한 'PD-1'이라는 단백질이 계기가 됐다"면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연구를 중단했겠지만 혼조 교수와 연구자들은 PD-1 발견 이후 단백질이 지닌 의미를 찾기 위해 연구를 지속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질문과는 관련이 없었지만 끝까지 파헤쳐 노벨상까지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혼조 교수가 늘 강조하던 것이 있다. 연구에는 운도 따라야 하지만 근성과 끈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노벨상도 연구에 대한 그의 근성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기대한 결과는 아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연속성을 갖고 연구하면서 사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을 보면서 배운 점이 많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가르침을 전하며 나만의 주제를 가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토대 정문 모습. <사진=김지영 기자>교토대 정문 모습. <사진=김지영 기자>

 
과학기술이 인류의 삶과 더욱 밀접해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진화는 연구실에서 시작되죠. 남다른 연구 문화를 보유한 연구실은 연구성과와 인재 배출의 산실입니다. 대덕넷은 올해 '대한민국 대표연구실' 기획 취재를 통해 우리나라의 연구실 문화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 과학선진국인 미국, 유럽, 일본 등 연구 현장을 심층 취재해 '과학선진국 100년 연구실을 가다' 기획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해외 취재가 순조롭게 완료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최우묵 NIH 박사, 카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 김유수 RIKEN 박사, 스칸디나비아 한인과학기술자협회, 재독과학기술자협회 등 많은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글 싣는 순서 미국 3편-일본 4편-유럽 3편.<편집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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