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충북대-진원생명과학, 31종 바이러스 공통 유전자로 백신 제작
DNA 백신 더 안전, 면역반응 범위 넓어···동물모델서 생존율 100%

국내 연구진이 살인진드기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만들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박수형 의과학대학원 교수팀과 최영기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팀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DNA 백신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증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살인진드기병으로 알려진 SFTS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이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SFTS 환자가 발생한 이래 매년 발생 건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진드기 접촉 피하기'라는 예방만 제시될 뿐 예방 백신은 없었다. 

연구팀은 31종 SFTS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에서 공통부분을 도출해 DNA 백신을 설계했다. 체내에 주입된 DNA 백신은 세포 내부로 이동해 항원을 만들어내고 항원은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D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가 아닌 '유전자'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면역반응의 범위도 넓다.

연구팀은 백신이 투여된 실험동물 패럿에 SFTS 환자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고농도로 감염시켰다. 그 결과, 패럿의 생존율은 100%였고 체내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감염 환자에서 발생하는 소화기 증상, 혈소판·백혈구 감소, 고열, 간수치 상승 등 증상들도 관찰되지 않았다. 

박수형 교수는 "SFTS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최초로 개발해 생쥐 모델이 아닌 환자의 임상 증상과 같게 발생하는 패럿에서 방어효능을 증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백신을 투여한 패럿(백신 투여군)에 SFTS 환자로 분리한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 백신을 투여하지 않은 패럿(백신 미투여군)은 바이러스 감염 10일 이내에 모두 사망했다. (오른쪽)백신 투여군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후 체내에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혈중 혈소판 수 감소, 체중 감소, 체온 증가 등의 SFTS 임상증상도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자료=KAIST 제공>
(왼쪽)백신을 투여한 패럿(백신 투여군)에 SFTS 환자로 분리한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 100%의 생존율을 보였다. 백신을 투여하지 않은 패럿(백신 미투여군)은 바이러스 감염 10일 이내에 모두 사망했다. (오른쪽)백신 투여군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후 체내에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고 혈중 혈소판 수 감소, 체중 감소, 체온 증가 등의 SFTS 임상증상도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자료=KAIST 제공>
연구팀은 SFTS 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로 백신 5종을 구상해 SFTS 예방 백신 개발을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바이러스의 당단백질로 인한 항체면역반응이 감염 억제에서 중요하며 비-당단백질이 면역반응과 감염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이오 기업 '진원생명과학' 연구팀은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DNA 백신을 만들었다. 진원생명과학은 후속 연구에서 임상개발도 맡을 예정이다. 

최영기 교수는 "국제적으로 SFTS 백신 개발을 위한 기술의 우위를 확보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SFTS 바이러스 백신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23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1저자는 곽정은 KAIST 박사과정생과 김영일 충북대 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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