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탐험조종사의 '제2도전'...저속 비행, 안전성 탁월

오는 1월 중순경. 100%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4인승 소형 항공기 '반디호'가 남극과 북극 창공을 가로지르는 대장정에 나선다. 무려 5만km의 극한 환경 속을 헤쳐나가야 하는 목숨 건 비행이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꼬박 2개월이 걸린다. 더구나 엔진이 하나인 단발 항공기로 지구의 끝과 끝을 왕복하려는 시도는 전세계적으로 처음있는 일이다.

이 험난한 여정에 감히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은 미국인 거스 맥러드(Gus McLeod, 48). 거스 맥러드씨는 이미 지난 2000년 4월 쌍발 경비행기로 남·북극을 세계 최초로 왕복한 탐험조종사이다. 이 비행을 위해 연료소비를 적게 하려고 몸무게를 45kg까지 감량하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

맥러드씨는 시간이 갈수록 다시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지난번엔 엔진 두개짜리 쌍발 경비행기로 남·북극을 왕복했지만 이제 엔진이 하나인 단발 비행기로 다시 남북극 비행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맥러드씨는 성능좋은 단발 경비행기를 눈에 불을 켜고 물색하다가 결국 미국 경비행기 전문 제작회사인 벨로서티(www.velocityaircraft.com)를 찾아 냈다.

이 회사를 통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4년간에 거쳐 개발, 제작한 '반디호'를 추천받을 수 있었다. 자사의 비행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디호'가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권했다.

맥러드씨는 '반디호'가 이착륙시 측풍에 대한 안정성이 탁월한 점과 저속 비행능력이 동급 항공기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을 내리고, 최종적으로 '반디호'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반디호'의 해외 판촉을 본격적으로 벌이려던 항공우주연구원은 누워서 떡을 먹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맥러드씨 덕에 우리나라의 경비행기 개발능력을 국제적으로 입증받게 될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디호' 개발을 주도한 김응태 소형기그룹 책임연구원은 "남북극점 비행은 반디호의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맥러드씨의 비행이 무사히 성공해 반디호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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