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도 처음에는 마케팅 펌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기술베이스의 실리콘밸리도 처음에는 마케팅 때문에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산증인인 스탠퍼드대 윌리엄 밀러(76.컴퓨터과학과) 교수는 4일 엔지니어 출신들의 벤처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러교수는 이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강연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성장에는 마케팅회사들이 한몫했다며 대덕밸리도 이런 회사가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전문회사 설립이 절실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미국 마케팅 전문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밀러교수는 전 스탠포드대 부총장과 실리콘밸리내 여러 벤처기업 CEO를 역임했으며 현재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 컴퓨터학과 교수와 아.태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세계 각국의 정보통신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다음은 밀러 교수와의 일문일답.

-벤처기업의 현안인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분야 벤처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마케팅 문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해결해 주는 업체가 설립됐다. 지금 한국에서도 이런 업체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연구는 국내에서 하고 마케팅은 미국의 전문회사에 맡겨 성공을 거둔 만큼 한국도 이를 긍적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덕밸리의 강점은.
▲대덕밸리는 외부 업체가 들어 와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연구기관 출신들이 자연스럽게 창업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점들이 약점이라기 보다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대덕밸리가 세계 속의 벤처밸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덕밸리는 대만의 신죽(新竹)단지를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부분에서 신죽단지는 대덕밸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대만에는 한국의 전자통신연구원(ETRI)와 비슷한 성격의 산업기술연구원(ITRI)이 있어 벤처기업에 기술이전은 물론 자문도 해줬다. 한국 벤처기업도 IT관련 연구소와 대학으로부터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또다른 주의해야 할 점은.
▲정부가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 기업간 끈끈한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대만을 예를 들면 정부는 벤처기업에 재정적인 도움만 줬을 뿐 경영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해결방안은.
▲벤처기업의 애로사항은 대기업처럼 변호사와 회계사 등으로부터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체, 연구기관이 벤처기업의 이런 어려움을 적극 도와줘야 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기술동향은.
▲지금까지 실리콘 밸리는 하드웨어와 반도체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주로 장비산업이 발달해 왔으나 이제는 이를 움직여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76세인데 건강은 어떤가.
▲건강한 편이다. 보면 알지 않느냐. 병원에 가면 뭐하러 왔느냐고 할 정도다. 의사로부터 오지 않아도 훨씬 더 살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한국과 대덕밸리의 IT산업을 평가하면.
▲한국에는 여러차례 오고 있는데 대덕밸리에서는 ETRI의 기술력이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

<대덕넷 구남평기자>flint70@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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