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와 중국 안후이성병원 공동 연구
영장류 전임상 실험 성공···"정확하고 빠른 질병 진단 기대"

기존 조영제와 달리 부작용이 없고 조영효과가 우수해 뇌 혈관이나 뇌 관류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개발됐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과 최승홍 연구위원 연구팀이 중국 안후이성병원과 공동연구로 차세대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의 영장류 전임상 실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MRI(자기공명영상법)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신체기관을 비침습적으로 실시간 영상화할 수 있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영상 진단 장비 중 하나다.

각 조직과 혈관을 더욱 명확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조영제가 필요한데 대부분 가돌리늄 조영제가 사용된다. 

그러나 가돌리늄 조영제는 혈관이나 생체 내 체류시간이 짧아 장시간의 고해상도의 정확한 영상 촬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신장기능이 약한 환자에 적용할 경우 전신성섬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최근에는 신경계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MRI 조영제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엄격한 임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개발된 조영제도 대부분 해당 부위를 어둡게 만드는 음성 조영제로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는 양성 조영제보다 활용도가 낮다.

엄격한 임상 요건을 충족하려면 조영제의 지속적인 대량 합성과 체내 독성 실험 등이 필수적이지만 기존 쥐 실험만으로는 임상에 적합한 조영제를 찾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매우 작은 크기의 산화철 나노입자가 양성 조영제로 사용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균일한 2 나노미터(nm) 직경의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의 양성 조영제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제조 과정에서 약제 부형제(pharmaceutical excipients)를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한데 이어 실제 원숭이, 개와 같은 대동물 실험을 통해 독성과 조영효과를 입증했다. 이 동물들의 뇌 혈관을 조영해 뇌졸중 등 뇌 질환을 가진 동물도 정확하게 진단됐다.

연구팀은 조영효과 향상으로 뇌 혈관이나 뇌 관류 영상 촬영 시 뇌 혈류를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향후 뇌졸중 진단과 치료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택환 연구단장은 "쥐 실험 위주였던 기존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 연구와 달리 국내 최초로 영장류 실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최승홍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된 차세대 MRI 조영제는 향후 임상 시험을 거쳐 정확하고 빠른 질병 진단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분야 권위지이자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지난 달 3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좌뇌에 빈혈을 일으킨 원숭이에서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MRI 영상 조영효과 관찰 모습.<사진=IBS 제공>
좌뇌에 빈혈을 일으킨 원숭이에서 산화철 나노입자 조영제를 이용한 다양한 종류의 MRI 영상 조영효과 관찰 모습.<사진=IBS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