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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스타트업까지 '차세대 원전' 사활···韓은 거꾸로

게리 워스 미시건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5일 KAIST서 특별 강연
원자력 재료 석학···"美 산·학·연, 차세대 중소형 원전 개발 총력"
"美 의회·언론, 정파 떠나 원전 지지···韓 공급체계 무너지면 타격"
게리 워스(Gary S. Was) 미국 미시건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5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를 찾아 "미국 민주당·공화당 모두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법령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게리 워스(Gary S. Was) 미국 미시건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5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를 찾아 "미국 민주당·공화당 모두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법령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원자력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한국을 찾아 전 세계 원전 개발 추세를 소개하며 한국의 탈(脫)원전 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게리 워스(Gary S. Was) 미국 미시건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5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를 찾아 "30년 전 미국의 원전 공급체계(supply chain)가 무너지고 당시 모든 사람이 떠나고 은퇴했다"며 "한국에서도 이 체계가 무너지면 엄청난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게리 워스 교수는 원자력 재료 분야 석학이다. 1980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원자력 재료 분야 박사 학위를 받고, 1980년대 중반부터 미시건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재직중이다. 원자력 재료 분야 최고 학술지(Journal of Nuclear Materials) 편집장도 맡고 있다. 원자력 재료는 차세대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분야다. 안전성 극대화가 가장 큰 특징인 4세대 원전은 가혹한 환경 변화에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 재료 개발이 필요해서다.

게리 워스 교수는 "미국 아이다호 국립연구소에선 다양한 크기의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해 산업계와 학계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민주당·공화당 모두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법령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에선  4세대 원전 개발에 소규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4세대 중소형 원자로 개발 대표 주자로는 테라파워(TerraPower)가 있다. 2008년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은퇴하며 투자한 기업으로 현재 이동파 원자로(TWR·Traveling Wave Reactor)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TWR은 우라늄 농축이나 재처리 없이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다른 원자로와 차별성을 지닌다.

이외에도 미국은 카이로스파워(KairosPower), 뉴스케일(NuScale) 등의 스타트업이 신개념 중소형 원전을 개발 중이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도 2030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다중시험원자로(VTR·Versatile Test Reactor), 초소형원자로(Microreactor) 등 신개념 중소형 원자로에 대한 단계별 개발 계획이 명확하다. 이들 원전은 안전성·경제성이 극대화된 모델이다.

발전원별 구입 단가와 에너지별 발전 효율. <그래픽=김인한 기자>발전원별 구입 단가와 에너지별 발전 효율. <그래픽=김인한 기자>

◆"美 기후변화 대응 위해 원자력 전폭 지지···韓 정치적 이슈돼 안타까워"

게리 워스 교수는 원자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 배경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다. 그는 "미국 내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원전 없이 풀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탄소 없는 에너지 발전 3분의 2가 원전이기 때문에 의회·언론에서 정파를 떠나 원자력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원전을 가동할 경우 매년 7500만대 이상의 차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과 동등한 4억 톤 가량의 탄소 배출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리 워스 교수는 "한국의 원자로는 안전성은 물론 건설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면서도 "한국에선 원자력이 정치적인 이슈가 돼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상황은 매우 끔찍한 문제"라며 "산업계와 학계에서 행정부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원자력을 전폭 지지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원전의 경제성·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알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원자력 역사 자체가 업앤다운의 역사···韓 버티길"

게리 워스 교수는 미국도 지난 10~20여 년 간 원자력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라고 밝혔다. 세계 경기 불황이 불어 닥치며 새로운 투자가 줄어들었고,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를 통한 석유·가스 채굴 공정)이 도입되면서 천연가스와 기름에 대한 가격이 내려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원자력 역사 자체가 업앤다운의 역사"라면서 "굴곡이 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도 없어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공급 체계가 무너지면 엄청난 곤경에 처한다.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버텨야 한다(stick with it and stay there). 의회·행정부에 원전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Distinguished Lecture Series'는 201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사진=김인한 기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Distinguished Lecture Series'는 2014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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