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딥 임팩트’ 같은 소행성 충돌 상황은 현실
JAXA, 하야부사2에 소행성 궤도변경 훈련 본격화
우리 천문연도 국제 지구방위임무에 참여해 활동
2027년에는 소행성 움직임 관측 위한 망원경 운영하기로

1998년 개봉한 미국 SF영화 ‘딥 임팩트’는 지구와 행성의 충돌 위기 속에서 행성의 궤도를 바꿔 지구를 구하라는 미션을 받은 우주 조종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SF 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지난 2013년 러시아에 직경 17m로 추정되는 소행성이 충돌해 1600명이 다치고 60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다. 이른바 ‘첼랴빈스크 운석우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인류에 위협이 되는 자연우주물체 위험성을 인지하고 충돌을 실제로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두개 조직의 발족으로 나타났다. 지구 충돌이 확실시되는 소행성의 궤도 변경을 추진하는 우주임무기획자문그룹('SMPAG, Space Mission Planning Advisory Group)과 지역 정부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관련 정보를 전파해 인명을 대피시키는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지구방위대'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한다는 보도로 당시의 기억이 소환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지구 충돌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에 하야부사2를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게 하는 지구방위기술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9일자로 보도했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지구방위대'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한다. [사진=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홈페이지]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2가 '지구방위대'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한다. [사진=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홈페이지]

JAXA는 내년부터 고정밀도 비행을 위한 자세제어 장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2026년 직경 약 700m인 소행성 '2001CC21'을 대상으로 충돌테스트를 추진한다. 실제 충돌시키지는 않고 10km이내까지 접근시켜 지나가도록 하는 운용 기술실증실험이다.. 

하야부사2는 2020년 12월 소행성 류구의 시료를 지구로 가져온 무인 탐사기다. 우리나라 천문연구자들도 프로젝트에 투입돼 탐사에 적합한 소행성을 탐색하고 자전상태와 형상모델을 분석하는데 참여했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책임연구원은 "하야부사는 좋은 효율로 운영해 미션 완료 후 남은 연료로 지금까지 우주 비행을 계속 하고 있다"면서 "이 탐사선은 과학과 미래자원활용, 위협대비(소행성 충돌에 대한 지구방위)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 소행성 연구의 목적 가운데 위협대비 임무를 새롭게 받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 국제적인 지구방위작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일본처럼 탐사기를 활용해 소행성 궤도를 바꾸는 직접적인 활동은 하지 않지만 2016년부터 SMPAG와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에 참여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의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아울넷(OWL-Net)'. 우리나라 유일의 우주감시 시스템이자 세계 유일의 네트워크 광시야 감시시스템으로 0.5m 구경의 지상 광학망원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주물체에 의한 우주위험으로부터 우리나라 국민과 우주자산의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진=천문연]
천문연 우주위험감시센터의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체계 '아울넷(OWL-Net)'. 우리나라 유일의 우주감시 시스템이자 세계 유일의 네트워크 광시야 감시시스템으로 0.5m 구경의 지상 광학망원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주물체에 의한 우주위험으로부터 우리나라 국민과 우주자산의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사진=천문연]

천문연은 2022년 SMPAG가 주도한 인류 최초 지구방위 미션 '이중 소행성 궤도 변경 시험(이하 다트미션)'에서 연구소가 보유한 연구소 망원경을 통해 소행성 충돌 전과 과정, 직후, 충돌이후 모습 등을 촬영해 관측 자료를 제공하면서 다트미션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와 함께 천문연은 정부로부터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임명돼 우주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우주자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주환경감시기관은 인공위성, 로켓, 발사체  등 인공우주물체의 예상 추락범위를 예측한다. 또 소행성이 어떻게 생겼고 자전하는지 등 연구도 활발히 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소행성의 면밀한 분석은 소행성 궤도변경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다트미션의 성공도 소행성을 사전에 분석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천문연은 지구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분석을 위해 자체 망원경도 개발 중이며 2027년 칠레 세로 토롤로 범미주천문대에 우리나라 최초 소행성 연구를 위한 망원경을 운영해 지구에서 소행성을 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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