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진동을 모아 증폭시켜 전기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이호성)은 미세 진동을 좁은 영역에 가두고 증폭하는 메타물질을 개발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 변환하는 기술이 상용화에 한층 다가섰다고 27일 밝혔다.

진동 에너지는 기상 조건과 지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기대된다.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은 미세한 자연 에너지를 수확해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저장 또는 사용하는 일련의 기술을 의미한다.

진동 에너지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혈압, 혈당을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 등의 미래 전력원으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미세한 진동을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개발해 진동에너지 하베스팅이 전략 생산량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해결했다. 개발한 물질을 이용하면 미세 진동을 축적해 45배 이상 증폭 시킬 수 있다. 그 결과 기존의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보다 4배 이상 큰 단위 면적당 전력을 생산하는데 성공한다.

무엇보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성인 손바닥 면적 정도로 작고 얇은 평면 구조여서 진동이 발생하는 어디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부착 대상의 구조에 맞게 변형도 가능해 고층 빌딩, 교량의 손상을 점검하는 진단 센서부터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소형 바이오 센서까지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이형진 음향진동초음파측정그룹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진동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표면형 메타물질을 이용해 진동을 축적하고 증폭하는 데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승홍민 비파괴측정그룹 선임연구원은 "메타물질은 일반 센서로 측정이 어려운 초미세 진동을 크게 증폭함으로써 차세대 고정밀·고민감도 센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김미소 교수팀과 협업한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과학기반 차세대 비파괴검사기술개발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환경부 상하수도 혁신기술 개발사업, 표준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에 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