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기업 '레인보우 로보틱스' 올해 2월 상장
기증한 주식 가치 200만원서 50억3900만원
오 교수 "연구성과로 창업, 대학 기부 선순환 보람 커"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KAIST에 50억원 규모를 기부했다. 사진 왼쪽 오준호 교수, 오른쪽 이광형 총장.[사진= KAIST]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KAIST에 50억원 규모를 기부했다. 사진 왼쪽 오준호 교수, 오른쪽 이광형 총장.[사진= KAIST]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만든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50억원을 학교에 기부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휴보 아빠 오준호 명예교수가 50억 3900만원을 기부했다고 25일 밝혔다.

오 교수의 기부 시작점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휴모노이드 로봇 분야를 개척한 오 교수는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설립, 39번째 교원 창업에 나섰다. 당시는 창업 생태계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아 교원 창업도 쉽지 않았다. 오 교수는 연구와 창업이 가능하도록 배려해 준 학교에 회사 주식 20%(현재는 2% 내외)를 기증했다.

연구를 지속하며 DRC-휴보를 개발,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 출전해 미국, 일본 등 로봇 강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평창 올림픽에서는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오 교수가 창업한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창업한지 10년만이다. 창업 당시 200만원이었던 400주 주식은 무상증자 등 과정을 거치며 상장 후 50억3900만원까지 가치가 높아졌다. 이번 오 교수의 기부금은 KAIST 교내 창업기업의 발전기금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KAIST는 오준호 기금으로 명명해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KAIST 교수직을 은퇴한 오 교수는 현재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플랫폼, 4족 로봇, 협동로봇, 천문 우주 관측용 핵심기구 개발 등 로봇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오준호 교수는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의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기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 기금이 KAIST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도록 유용하게 사용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혁신적인 연구를 하는 것, 성과를 창업으로 연결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 모든 것을 통해 국민이 기대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KAIST가 추구하는 신문화전략(QAIST)의 중심축"이라면서 "오준호 교수께서 그 정수를 완벽하게 보여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 총장은 "오 교수께서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훌륭한 본보기와 큰 재원을 마련해주신만큼 후배 교수들과 학생들이 대학의 창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술 창업을 이어가며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25일 열린 발전기금 감사패 전달식에는 오준호 교수와  이정호 대표, 허정우 이사 등 레인보우 로보틱스 관계자들과 이광형 총장, 이승섭 교학부총장, 이상엽 연구부총장, 김보원 대외부총장, 이동만 공과대학장, 김경수 기획처장, 김정 기계공학부장 등이 참석했다. 또 오준호 교수의 뒤를 이어 휴보랩을 이어받은 기계공학과의 박해원, 황보제민 교수도 함께 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