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멜 프로젝트]6일 아트앤사이언스서 개최
손영성·서동민 박사, 50여명 관람객들과 함께
"강화학습으로 성장한 가이, 충분히 가능"

가가멜 프로젝트가 지난 6일 영화 '프리가이'로 아트앤사이언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에서 열렸다. [사진=이유진 기자]
가가멜 프로젝트가 지난 6일 영화 '프리가이'로 아트앤사이언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에서 열렸다. [사진=이유진 기자]
트랜스포머·터미네이터·아이로봇···.

로봇 영화는 주로 '흥행수표'로 통한다. 영화 속 로봇들은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문명을 선사한다. 현실도 로봇 시대를 맞곤 있지만, 아직까지 영화와 같은 인간화된 로봇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 '자아'가 있는 로봇이다. 이들은 어떻게 존재하며, 얼만큼의 가능성을 지닐까. 지난 6일, AI 무비콘 '가가멜 프로젝트'가 영화 '프리가이'로 아트앤사이언스 메가박스 돌비시네마관에서 열렸다. 손영성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와 서동민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가 5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했다.

영화 프리가이는 '프리시티'라는 비디오 게임 속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즉 등장인물들은 모두 게임 캐릭터다. 극 중 주인공인 '가이'는 NPC(Non Player Character)다. 게임 진행을 돕기 위한 단순 설정된 인물이란 의미다.

손영성 박사는 "가이(guy)라는 이름 자체가 보통명사이듯, 주인공은 매일매일 하루가 반복되는 NPC"라며 "정해진 규칙에 그대로 행동하는, 자율성이 부여되지 않은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실제가 아닌, 비디오 게임 속 가상세계임을 깨닫고 혼란에 빠진다. 이후 무언의 계기로 자아를 찾아가는, '프리(free) 가이'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손 박사는 "가이는 다른 프리시티 주민들과는 달리 경험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코딩된 AI 캐릭터"라며 "영화 초반 가이도 일반 NPC와 같이 행동하지만, 특정 사건에 의한 각성으로 학습이 시작된다. 때문에 경험에 따라 지식이 증강되며 자의식을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서동민 박사는 가이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기능이 점점 향상되는 점을 'AI 학습법'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AI 학습법은 3가지로 분류된다.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이다.

로봇에게 강아지와 고양이를 분류할 수 있는 지능을 부여할 시, 지도학습은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하나씩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는 전 세계 강아지,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새롭게 본 사진은 구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비지도학습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한다.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의 특징을 로봇 스스로 분류, 비슷한 거끼리 묶는다. 때문에 새로운 사진을 봐도 사전에 분류한 강아지 특징과 비슷하면 강아지, 고양이와 비슷하면 고양이로 인식할 수 있다. 기존 데이터가 적어도 특징대로 조합하기에 새로운 강아지, 고양이를 만들어 더 많은 대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가이는 어떤 학습법을 사용할까. 바로 강화학습이다. 강화학습은 쉽게 말해 게임이다.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렇게 하면 틀리고 저렇게 하면 맞다는 방식을 깨우치게 된다. 그렇게 성능을 올려 나가는 식이다.

서 박사는 "영화 속 가이도 계속 죽는 등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미션을 달성하는데, 이게 강화학습"이라며 "강화학습은 다양한 시도를 거치며 경험을 통해 특정 목표의 최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가이와 같은 AI가 공존하면서 진화하는 세상이 가능할까? 손 박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눈높이만 낮추면 AI의 세상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AI 캐릭터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 있고 그것을 우리가 시청할 수 있다 하면 영화 '트루먼쇼'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AI끼리 사회를 만들어 살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의 기술력에 AI가 조금만 접목되면 이들이 자의식 갖고 서로 경쟁 혹은 사랑하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겠다. 다만 가이처럼 완전한 자의식을 갖기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행사 내내 박사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스크린 속 가상세계와 함께하는 듯했다. 프리가이와 같은 AI 시대를 열망하는 분위기로 가득했다.

한편 '2021 ICT이노베이션스퀘어확산사업 일환'인 '2021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후속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전광역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했으며 대덕넷(HelloDD)이 주관했다. 

다음 가가멜 프로젝트는 오는 16일 오후 7시 동일장소에서 '고장난 론'을 주제로 열린다. 고장난 론은 주인공 소년 '바니'와 로봇 '론'과의 우정을 다룬 영화다. 사전신청은 해당 링크에서 가능하다.
 

이날 손영성 ETRI 박사(왼쪽)와 서동민 KISTI 박사(오른쪽)가 5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손영성 ETRI 박사(왼쪽)와 서동민 KISTI 박사(오른쪽)가 5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가가멜 프로젝트 관람을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진=이유진 기자]
가가멜 프로젝트 관람을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진=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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