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정 ITER 사업단장 "세번째 마무리, 기적같다"
"한국 제조업, 프로세스 세계에서도 으뜸"

인공태양 진공용기 중 한국이 제작키로 한 네개 중 세번째가 ITER 현장에 도착했다. 한국의 날씨와 높은 파도에 연구진, 제작진, 발송기업 모두 긴장하며 48시간의 밤샘 협력끝에 무사히 임무를 마무리했다.[사진 =ITER]
인공태양 진공용기 중 한국이 제작키로 한 네개 중 세번째가 ITER 현장에 도착했다. 한국의 날씨와 높은 파도에 연구진, 제작진, 발송기업 모두 긴장하며 48시간의 밤샘 협력끝에 무사히 임무를 마무리했다.[사진 =ITER]
1월 24일 울산. 한 겨울 추위와 너울성 파도에 바다는 거칠었다.  아파트 3층이 넘는 높이에 무게 440톤의 거대한 크기의 섹터를 배에 싣기에는 불안 요소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부두에 그냥 둘 수도 없었다. 하루가 늦어지면 1억원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너울성 파도는 언제 멈출지 기약없고 그렇다고 맘 놓고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연구진, 제작진, 발송기업 관계자 수십명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내륙쪽에 있어 파도가 없는 태화강 부두를 이용해 운송을 시도해보자는 것. 일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기정 단장을 비롯해 연구진은 버나드 비고(Bernard Bigot) ITER 사무총장에게 승인을 요청했다(사무총장 승인은 필수). 오전 7시면 이미 ITER 현장에 출근해 있는 사무총장은 곧장 승인했고 서류도 빠르게 갖췄다. 긴급조치로 거침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난관은 계속됐다. 울산 동부쪽 현대중공업에서 서부쪽 태화강 부두까지 440톤의 섹터를 어떻게 운반할 것인가였다. 운반을 맡은 기업은 경험을 근거로 바지선 이용을 제안했다. 그러나 너울성 파도 속에서 단 한순간이라도 삐긋하면 그동안 공들여 제작한 섹터가 한순간에 잘못될 수도 있었다. 정기정 단장은 결단을 내린다. 일단 해보자고.

모두가 밤을 새며 섹터 운송을 실험했다. 꼬박 이틀, 48시간동안 모두의 힘이 모아지며 지난 1월 26일 오전 10시30분, 세번째 진공용기 섹터의 프랑스 여정이 시작될 수 있었다. 섹터를 실은 배는 울산에서 프랑스 마르세이유 항까지 1만2000km의 항해를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인공태양을 담을 진공용기의 세번째 섹터(섹터 8번)가 프랑스 카다라슈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내에서 조달키로 한 4개의 섹터 중 3개까지 현지에 안전하게 보냈다. 

인공태양을 담은 진공용기는 도우넛 모양으로 9개의 섹터로 만들어진다. 한 개의 섹터는 높이 11.3m, 폭 6.6m, 무게 440톤이다. 진공용기가 완성되면 크기는 건물6층 높이, 무게만 5000톤이 넘는 초대형 구조물이 된다. ITER의 가장 핵심 시설이기도 하다.

정 단장에 의하면 ITER는 현재 공정률 75%에 도달했다. 2025년 첫 플라즈마 생성을 목표로 하며 2050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정기정 단장은 "우리나라는 9개의 섹터 중 6번을 시작으로 4개의 섹터를 맡았다. 지난 20년 첫번째, 지난해 두번째를 보내고, 올해 4월 세번째에 이어 11월께 네번째 섹터(97.5% 완성)를 보낼 예정이다.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는 유럽 국가들이 맡았는데 아직 한개도 도착하지 않았다. ITER 현장에서 한국의 제조와 프로세스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면서 "한국의 제조업 분야를 따라올 나라가 많지 않다. 시스템도 잘 돼 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한편 ITER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엑상프로방스 인근 카다라슈에서 건설되고 있다. 미래에너지로 주목되며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미국, 일본, 인도, 중국, 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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