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바토너스 대표 "과학기술로 사회적 약자에 도움"
"창업 초기부터 수익, 절반은 우리 하고 싶은 일에 투자"
"구성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 관심 높은 젊은 인력"
"연구원 휴직 2년 남았지만 현재 인력과 미래 만들고 싶다"

이지수 바토너스 대표는 과학기술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을 중심으로 19년 1월 창업에 나섰다. 올해로  창업 4년차를 맞으며 구성원들과 만들어 나갈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사진= 대덕넷]
이지수 바토너스 대표는 과학기술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을 중심으로 19년 1월 창업에 나섰다. 올해로  창업 4년차를 맞으며 구성원들과 만들어 나갈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사진= 대덕넷]
그의 미소는 여전히 따뜻했다. 올해로 창업 4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과학자로서, 연구자로서 포부들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고 있단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책부터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인식 기술, 노약자를 위한 도서관 네비게이션, 고령화 사회를 위한 건강관리 등 시간이 흐를수록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데스밸리(창업 후 3년)도 무리없이 지나고 사업 아이템을 조금씩 확장 중이다.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본 철학은 변함이 없다. 

2018년 대덕넷 기획 '과학 청년 부탁해' 첫 과학청년으로 소개된 이지수 바토너스(batoners, 당시에는 ETRI연구원) 대표. 그는 인터뷰 내내 바토너스의 미래에 방점을 뒀다. 창업 후 6년까지 휴직이 가능한 연구소의 규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전문 인력 13명이 함께 하는데 무책임한 결정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의 표정에 자신감이 더해졌다.

신생벤처지만 창업 초기부터 현장 중심의 기술과 제품화로 수익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창업 1년차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 반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반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면서 "수익사업도 어린이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도울 수 있는 분야만 선택한다. 외부 투자없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웃음)"고 말했다.

◆ 이어달리기 기업 '바토너스'

회사명 바토너스도 이지수 대표의 창업 철학이 담겼다. 사회적 약자에게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바톤을 이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지은 회사명이다. 구성원 역시 회사의 철학과 같이 하는 인력이 대부분이다. 평소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모였다는 의미다. 직원 평균나이 28세, 30대의 이 대표가 가장 연장자(?)다. 

바토너스는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 대표와 실리콘밸리에 있는 친구의 의기투합으로 시작했다. 창업 후 코로나19 팬데믹에 그의 회사는 자연스럽게 재택을 선택했다. 때문에 인력 선발시 지역, 공간의 한계는 없다. 4년의 시간이 흐르며 시스템도 갖춰져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물론 각 프로젝트 회의시 모이고 1년에 한번 워크숍을 열고 있다. 직원들은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있으면서 기술 개발 실력도 갖췄다. 좋은 일 하면서 수익도 내고 있어 모두가 즐겁게 일한다"고 구성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초기에는 회사와 결혼한 것처럼 일에 집중했다. 이젠 중간관리자도 있고 시스템도 갖춰져 조금 여유가 생겼다"며 "꾸준히 하면서 장애인 커뮤니티에서 먼저 연락을 주기도 하고 관심 있는 연구자 그룹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 현장속에서 문제 발굴

이지수 대표는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서 유학했다. 그는 항상 그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사회적 약자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사진= 대덕넷]
이지수 대표는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서 유학했다. 그는 항상 그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사회적 약자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사진= 대덕넷]
이지수 대표는 창업 후 배운게 더 많다고 했다. 상용화를 위해 제품이 사용자에게 안전한지, 사용자가 쓰기에 불편함은 없는지 직접 같이 해보면서 연구개발보다 제품화까지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이 대표는 그런 시간들이 재미 있었다고 했다. 돈으로 보상할 수 없는 자존감, 존재의 의미를 알게 했단다.

그는 "지인 중에 시각 장애인이 있는데 횡단보도, 신호등을 소리로 듣고 싶다고 했다. 영상인식 기술을 가진 우리는 기술을 개발하기까지는 어렵지 않았다"면서 "실제 시각 장애인에게 적용하니 위험요소가 너무 많았다. 중단했다. 연구소에서만 연구개발 했다면 절대 몰랐을 것"이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가오도서관의 요청으로 진행한 도서관 네비게이션은 어린이, 노약자에게 인기다. 영상 인식 기반 기술로 도서관에 비치된 책의 위치를 뚝딱 알려주는 것은 물론 잘못된 위치에 꽂힌 책, 분실된 책 등 한눈에 알려 준다. 

이 대표는 바토너스의 철학을 위해 직접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노약자를 위한 건강체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었단다. 실기 120시간 동안 노약자 데이케어센터(어르신 유치원)에서 봉사하며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확인했다. 

그는 "지금도 노인 건강관리는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곳이 대부분이다. 과학기술이 접목되지 않고 있더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분야라 자체 비용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고령자분들은 기술을 쓰는데 익숙하지 않지만 휴대폰에 익숙한 장년층이 곧 고령자 연령대에 접어들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사회가 더 빨리 시작된 일본에 먼저 수출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했다. 일본에 먼저 진출할 것이다.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라고 덧붙였다.

ETRI는 창업 휴직제도를 운영한다. 기본 3년, 추가로 3년을 더 할 수 있어 6년 휴직이 가능하다. 연구소 복귀 여부를 질문했다. 이지수 대표는 생각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13명의 동료를 두고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반문으로 자신의 결심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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