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초 단위 양자 제어 실현
기초과학 선도 연구 인정받아

피코초 단위로 양자 제어를 실현한 광주과학기술 화학과 김유수 교수가 제21회 경암상을 수상했다. 
피코초 단위로 양자 제어를 실현한 광주과학기술 화학과 김유수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제21회 경암상을 수상했다. [사진=광주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화학과 김유수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변환연구단장)가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상 중 하나인 제21회 경암상(자연과학 부문)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분자 수준의 양자 현상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립해 차세대 양자소자와 정밀계측 기술의 기반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경암상은 고(故) 송금조 태양그룹 회장이 평생 근검절약으로 모은 전 재산을 출연해 2004년 설립한 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장 진애언)이 수여하는 상으로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매년 시상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계측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광기술을 융합한 독창적인 ‘단분자 분광법(Single-Molecule Spectroscopy)’을 개발해 개별 분자의 전자 및 진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조작할 수 있는 실험 기반을 확립했다.

이러한 연구는 양자 에너지 전환, 분자동역학, 계면 기능 제어 등 기초과학 핵심 현상에 대한 이해를 비약적으로 확장시켰다. 나아가 고효율 광전자소자, 단분자 기반 양자정보처리 장치, 인공광합성, 나노 광촉매 등 다양한 미래 융합기술로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2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김 교수는 자연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5편, '네이처'에 3편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올해 3월에는 화학 반응에서 중간 단계로 나타나는 준입자인 '엑시톤(exciton)'을 분자 한 개 안에서 자유자재로 형성·제어하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김 교수는 "경암상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연구자의 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묻는 상이라 더욱 뜻깊다"며 "이번 수상은 저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연구를 이어 온 학생들과 동료 연구자, 그리고 늘 곁에서 힘이 되어준 가족의 헌신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저의 연구는 분자 한 개 안에서 일어나는 양자 상태의 변화를 관찰하고 제어하는 일로, 이 미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결국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과 지식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이어 가고 있는 지금, 이번 수상이 큰 용기와 설렘을 안겨 주었다"며 "다음 세대의 과학자들이 좀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제21회 수상자로는 자연과학 부문의 김유수 교수를 비롯해 △생명과학 부문 허준열 교수(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공학 부문 김호영 교수(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특별상 김상배 교수(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기계공학부)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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