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충남-충북-세종,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첫 개막
'스포츠와 AI' 주제로 개최···동시접속 1600명 AI로 소통
"AI 접목 분야 무궁무진, 그 어떤 기술보다 파급력 클 것"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1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첫 행사가 25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첫 행사는 '스포츠와 AI'를 주제로 열렸다.[사진=유튜브 캡쳐]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1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첫 행사가 25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첫 행사는 '스포츠와 AI'를 주제로 열렸다.[사진=유튜브 캡쳐]
인공지능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인공지능 아이돌이 축하 공연을 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색다른 축제가 과학의 중심 충청권에서 열렸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최된 행사에는 동시접속 약 1600명의 사람이 모여 AI에 대해 질문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1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 첫 행사가 25일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첫 행사는 '스포츠와 AI'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의 첫 문은 인공지능 행사답게 최첨단 AI 기술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시작됐다. 딥리얼 기술로 구현된 AI 아이돌 이터니티의 무대공연과 이터니티 멤버 오사랑의 인사 영상을 통해 행사의 성공적인 축하를 응원했다.

이와 함께 현장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사들이 메타버스 속 3D 아바타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에게 하트, 박수, 점프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에 시청자들은 "새로운 시도다", "캐릭터들 너무 귀엽다.", "이터니티 AI라니 믿을 수 없다" 등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사들이 메타버스 속 3D 아바타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냈다.[사진=유튜브 캡쳐]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인사들이 메타버스 속 3D 아바타로 만들어져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냈다.[사진=유튜브 캡쳐]
◆  인공지능, 실제 훈련에 도입해 선수 운동능력 향상시킨다

"배구선수 은퇴 후 고민이 많았죠. 그 때 스포츠계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은퇴 후 운동처방사, 코치, 스포츠 시설 운영, 용품 판매 등 한정적인 일만 해야했던 선수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박성건 스포츠본 대표)

행사의 메인인 '스포츠와 AI' 토크쇼에는 문경은 전(前) 농구 감독과 송지훈 중앙일보 스포츠 전문 기자, 배구선수 은퇴 후 대학원 때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창업한 박성건 스포츠본 대표, 이인호 한국표준연구원 박사가 참여했다. 

이미 스포츠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경기를 진행하며 선수들은 많은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접목하면서 경기분석, 스포츠 심판 등에 사용한다. 실제로 전문 스타트업에서는 카메라를 통해 얻은 선수들의 동작을 분석해 경기맥락을 읽어내 중계분석을 하고 선수와 감독 인터뷰를 분석해 기사를 작성하는 인공지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접목으로 과거와 현재의 훈련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문 감독에 따르면 경기에서 중요한 심리관리는 여전히 인간 감독의 영역이지만, 훈련에서는 상당 부분 도움을 받는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선수가 가진 습관이나, 스텝 횟수 등을 분석할 수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훈련을 진행한다. 또 선수가 상처를 자주 입는 동작도 분석해 부상률을 줄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주력선수들 가슴 위치에 분석기를 달아 근육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젖산 수치를 파악할 수도 있다"며 "선수 훈련에 인공지능의 도움을 45% 정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도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하는 스포츠 중 하나가 축구다. 전력 질주 시 심장박동수를 측정할 수 있는데 이게 빠르게 정상으로 안 돌아오면 지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독으로서도 선수교체를 할지 말지 세밀한 참고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카메라가 공을 따라 움직이는 인공기술을 도입하면서 무인 중계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송 기자는 "당시 심판이 머리카락이 없었는데 카메라가 공이라고 착각해 중계가 엉망이 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이를 계기로 무인 중계카메라기술이 몇 달 사이 사람 중계와 큰 차이 없게 발전했다. 인공지능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잘만 적용한다면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토크쇼에 참여한 (왼쪽부터)송지훈 기자, 문경은 전 농구감독, 
토크쇼에 참여한 (왼쪽부터)송지훈 기자, 문경은 전 농구감독, 박성건 스포츠본 대표, 이인호 한국표준연구원 박사.[사진=유튜브 캡쳐]
그렇다면 모든 스포츠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을까?

박성건 대표는 실제 경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스포츠로 '컬링'을 꼽았다. 그는 "컬링은 마이크를 끼고 경기를 하기도 하고 작전타임에서 태블릿 PC를 사용해 분석자료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축구나 농구처럼 몸싸움이 있는 스포츠에서는 날카로운 물질, 허가되지 않은 센서는 경기 중에 사용할 수 없어 연습경기에서 사용한다. 때문에 센서 없이 영상데이터만으로도 선수의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연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판에 대한 인공지능 도입도 많이 논의되는 부분 중 하나지만 넘어야 할 허들도 있다. 이인호 박사에 따르면 축구는 38대의 카메라가 선수들을 쫓기 때문에 인공지능 심판이 가능하다. 카메라 높낮이까지 다르게 설치하면 삼차원적으로 완전히 들여다보면서 누가 반칙을 했는지 정확한 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잦은 인공지능 판독은 경기 흐름을 끊기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횟수를 제한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송 기자도 "뭐가 더 옳고 그르냐를 따지다 보면 경기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스포츠는 정정당당해야 하지만 즐거움도 필요해 인공지능 판독은 충돌이 계속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테니스와 배구 등 선수접촉이 없는 분야는 이미 인공지능 심판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선수 간 접촉이 있는 스포츠는 심판의 고유영역이 유지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 인간감독 VS 인공지능 감독 누가 더 승률 높나

"내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신한다? 실직자되면 어쩌지"

인공지능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자리다. 스포츠 분야도 인공지능이 대신 선수들의 능력을 분석하고, 중계, 기사까지 쓰니 인간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인호 박사는 "현장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이 무엇인지 연구자들은 알 수 없다. 오히려 코멘트들을 해줄 사람들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스포츠계에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로 이날 문 감독이 제안한 감정전달 인공지능을 들 수 있다. 문 감독은 이 박사에게 "경기를 하다 보면 외국인 용병이 정말 큰 힘이 되기도 하는데 통역 불편함에 스트레스를 느낀다. 단순히 언어 전달이 아닌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감정전달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이인호 박사는 "감정전달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도 오늘 처음 알았다. 농구나 배구 등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연구자들은 잘 모른다. 종목마다 선수, 감독 등 핵심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데이터,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프로그래머들은 그게 무엇인지만 알면 하루 만에 만들어낸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스포츠계에도 일자리가 줄어드는게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현장의 목소리, 수요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선수들의 의존도는 어떨까. 문 감독에 따르면 100% 신뢰 단계는 아직이다. 그는 "젖산이 1000이라는 수치가 나오면 쉬라고 하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더 뛸 수 있다면서 그 데이터가 이상하다며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촉과 경험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에 이인호 박사는 정확한 데이터로 충분히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에 박성건 대표는 "젖산이 과거 피로물질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젖산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이 된다는 것이 검증됐다. 인간의 몸이다 보니 기술적 표현의 한계가 있어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 의견이 양립하는 뜨거운 토론이 이어지자 송 기자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결과를 선수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현재 농구판에 적용되는 데이터가 선수들이 진짜 원하는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박사와 박 대표 말처럼 선수나 감독 등 전문가들이 현장에 필요한 데이터가 뭔지 추출해준다면 선수들도 믿고 받아들일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토크쇼 모든 참가자는 미래 인공지능 기술이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이라는데 공감했다. 박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옷을 사고 음식을 배달시키고 세탁기를 돌리고, 이 모든 것에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의식주와도 같다"면서 "인공지능을 통해 현장에 있는 많은 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인공지능은 누군가 연구하는 분야로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기회를 통해 제 주변, 가까운 곳에 이미 파고들었다는 걸 느꼈다. 인공지능과 아주 친해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박사는 "인공지능 역사는 오래됐지만, 신뢰성이 없어 암흑기를 지났고 이제 국내 학교가 10개 생겨 제대로 전공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면서 "인공지능기술은 인문사회, 공학, 자연 공학 등 적용이 다 가능한 만큼 그 어떤 기술보다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26일 열리는 2021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은 '영화와 AI'를 주제로 열린다. 영화 '명량', '봉오동 전투'의 김한민 감독이 자리해 KAIST 출신 곽재식 작가와 박주용 KAIST 교수,김태영 AI팩토리 대표 등과 함께 '전하 신에게는 아직 AI 기술이 남아있습니다', 'AI로 만드는 작품'을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행사관련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한편 ICT 이노베이션스퀘어 확산 사업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충청권 인공지능 주간'은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충청북도가 주최했으며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세종테크노파크, 충남테크노파크,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이 주관한다. KAIST, 기초과학연구원, KISTI 등 정부출연연구기관과 AI프렌즈, 모두의연구소와 같은 AI 커뮤니티 등이 후원으로 참여한다. 진행은 대덕넷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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