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3차 원정포럼 개최···한국 바이오 산업 육성 필수조건 공유
현병환 교수 "조직적 기획창업으로 100배 판 키워야"

사단법인 원정연구원은 2일 오후 2시 제3회 정책포럼을 열었다.[사진= 원정연구원] 
사단법인 원정연구원은 2일 오후 2시 제3회 정책포럼을 열었다.[사진= 원정연구원] 
"바이오 기술을 전략적으로 기획하고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보편화되어야 한국 바이오 산업의 판이 대폭 활성화 될 수 있다."(현병환 대전대 교수)

"생명연에 의사출신 연구원이 없다. 심각한 바이오 인재 생태계의 구멍이다. 연구하는 병원도 많이 생겨야 한다."(정성철 원정연구원장)

사단법인 원정연구원(원장 정성철)은 2일 오후 대전테크노파크에서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바이오 벤처산업 육성'을 주제로 제3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현병환 대전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전문가들의 다양한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지속가능한 바이오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주체로 병원과 의사인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정성철 원정연구원장은 한국 바이오 생태계가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로 의사 인력수급과  교육시스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생명연에 의사출신 연구원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바이오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구멍을 대변하는 일"이라며 "의사 출신 연구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병원들이 연구 안한다. 연구하는 병원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의과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하는데, 클리닉 중심 교육에서 연구 중심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병환 교수는 "바이올로지스트(biologist) MD 의사들이 바이오 창업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며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데 그동안 잠재 바이오 창업자그룹인 대학과 연구소, 병원간 연계가 약했던 부분이 있다"면서 "의사들이 주력으로 나서야 바이오 산업이 본격화될 수 있고, 이 부분이 메꿔지면 한국의 바이오 판이 5~10년 내 10배 이상 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군호 대전TP 바이오융합센터장 역시 "바이오 산업 생태계가 지속가능하려면 병원이 중요하다"라며 "수도권에 비해 투자와 임상 인프라에 약점이 있는 대전 지역 기관들이 병원과 연계된 협력체계를 만들고 활성화하는데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한국형 2세대 바이오 창업모델 보편화돼야"

현 교수는 "바이오 산업이 지난 몇 년 사이 10배 이상 커졌다"면서 "앞으로 몇 년 사이 더욱 확대될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나라는 기술 창업에 VC(벤처캐피탈) 투자가 이뤄지는 과학-경영 분리 모델, 즉 한국형 2세대 바이오 창업모델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교수에 따르면 1세대 창업 모델은 창업자 주도형으로 기술을 가진 과학자가 직접 창업한 경우다. 과학자에게 기업가로의 변신과 모험이 요구되었던 과거 패턴에서 벗어나 VC 등 창업전문조직이 창업을 주도하는 2세대 창업 모델이 우리나라의 차세대 바이오 창업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국적 제약사 출신 경영자를 영입해 후속 투자 유치와 제품 개발을 거쳐 코스닥에 상장한 큐리언트(Qurient)라는 기업 사례처럼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조직적인 창업을 시도하는 모델이다. 

현 교수는 "현재로서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기술을 가져와 기업 출신 창업가가 창업하고, 여기에 VC가 투자하는 모델이 과학과 경영을 분리하는 2세대 모델이 적합하다고 본다"라며 "이 모델이 보편화되면 바이오 창업도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널로 참석한 신생 바이오벤처기업 문진희 밀알 대표는 현 교수의 제안에 대해 "2세대 모델이 정착하려면 기술을 가진 과학자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신뢰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표는 "과학과 경영 분리 관점은 실제 경영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연구자 출신인 본인도 경영을 누가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필요성을 느낀다"라며 "결국 기술 창업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규제가 잘 규정되고 설계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은 바이오 기업들의 세계 진출을 위해 글로벌 성장지원센터 구축을 주문했다. 맹 회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코스닥 상장기업을 15~16개를 배출한 대전바이오벤처타운이 버전 1.0이라면, 이미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의 가속 성장을 위해 대전-세종-오송을 연결하는 초광역 글로벌 성장지원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이 버전 2.0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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