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제10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 개최
해외생물소재 공급 안정화 및 활용 활성화 방안 논의

지난 26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제10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고현민 기자]
지난 26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제10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고현민 기자]
세계 천연물 소재의 보고(寶庫) 해외생물소재센터의 미래를 논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6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제10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안정적인 해외 천연물 소재 공급 및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천연물 소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정보화가 확대되어야 한다는데 중지를 모았다. 

간담회 패널로는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단장), 오세량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장, 최상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해외생물소재센터장, 오원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박은국 나인비 기술이사, 최춘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박사,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이 참석했다.

◆ 해외 생물소재 180만 점 분양, 이 중 산업화를 위한 소재의 대량 지원 56건  
 

최상호 해외생물소재 센터장은 센터의 연구 활동 및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최상호 해외생물소재 센터장은 센터의 연구 활동 및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현재 지구 상에 현존하는 생물은 약 1,400만 종으로 추정되며, 이 중 우리나라에는 전세계의 약 2.7%에 해당하는 5만여 종의 생물체가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자원은 인류의 생존과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생명공학 원천 소재이며, 세계 각국은 고부가가치 생물자원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나고야의정서(ABS) 발효 및 생물자원 부국의 자국 생물자원 보호 정책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유용한 생물자원의 수집 및 개발은 갈수록 난항을 겪고 있다.

※ 나고야의정서(ABS):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된 국제의정서로, 생물자원의 활용에 따른 이익을 생물자원 원산지국과 공유하도록 정함(2014년 10월 발효된 이후,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한 137개국이 비준)

다른 나라에 비해 생물체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양하고 유용한 생물 소재의 확보가 필요한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의 생물 소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고부가가치 천연물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06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해외생물소재센터(센터장 최상호)를 설립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제157차 현병환 교수와 함께하는 생명연구자원 이야기'에서는 최상호 해외생물소재센터장이 참여해 센터의 연구 활동과 성과를 소개하였다.
  
해외생물소재센터는 국내 생물 소재의 연구·보존뿐만 아니라, 4개의 해외 거점센터(중국,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베트남)와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수준의 생물소재 인프라를 구축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약 180만 점 이상의 해외 생물 소재가 연구자들에게 분양되었으며, 산업화 연구 등을 위한 대량 소재 지원 56건, 특허출원 29건, 기업 기술이전 5건 등 다양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 거점센터들과 심포지엄, 워크숍 등 교류 활동을 개최하며 서로의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해외 거점센터의 주요 활동은 각국의 주요 생물자원을 공동 조사·채집하는 것이다. 문헌 정보가 남아있는 생물 소재의 경우에는 정보를 더욱 체계화하며, 연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자료를 공개·배부하고 있다. 또한, 구전으로 전해지는 정보는 길게는 몇 달간 현지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문서화시키고 있다. 

최 센터장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소수민족처럼 언어가 발달하지 않아,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에는 통역사까지 대동하여 구전정보를 문서화하는 등의 연구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라며 "국내 연구자들이 관심있어 하는 소재는 언제든 확보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강조했다. 

해외생물소재센터는 수집한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량 재배단지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재배 표준화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해외 거점센터가 위치한 중국,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에 이미 시범 재배생산단지 4개소를 구축했으며, 약 1,000~4,000점 이상의 식물이 식재되고 있다. 
 
또한, DNA 바코드 분석을 통해 해외 유용 소재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미발굴 소재에 대한 가치 제고도 진행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지금까지 해외 소재보다 활성 효능이 뛰어난 국내 소재 8건을 발굴했다"라며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국내 기업과 기술이전 계약까지 예정된 상태이다"라고 설명했다.

◆ 소재공급 공급 및 활용 안정화 방안 화두···산·학·연 시각은?
 

센터소개 이후에는 산·학·연 각계에서 참석한 패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고현민 기자]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박은국 (주)나인비 기술이사는 '산업계가 바라보는 천연물 소재'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기업이 천연물 산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산업적 트렌드, 효능 및 대량생산 가능성, 수익률'이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라며 "앞선 조건 중 1개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기업은 기술이전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 트렌드에 뒤처지는 천연물 소재를 제품으로 출시할 경우에는 시장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우수한 효능이 있더라도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면 안정적인 생산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상호 센터장은 "해외생물소재센터는 산업 분야의 트렌드에 맞춘 소재를 우선적으로 확보해 연구하는 전략은 실현되기 어렵다"라며 "질환별로 어떤 소재가 어느 시기에 효능이 우수한지 후보군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체계화하는 등 여러 전략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대량재배 가능 여부는 해외 거점센터에서도 재배 면적 대비 수확량을 연구하며, 많은 시험과정을 거치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 개발을 위해 현지 거점센터 및 농가와 함께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원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현재 해외생물소재센터의 역할인 생물소재 수집과 이용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다"라며 "많은 생물 소재를 수집하면서 동시에 소재의 이용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모순을 얼마나 잘 조정하느냐가 센터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며 "센터의 주 역할인 생물 소재 확보에 더욱 집중하되, 신약 후보 소재 발굴 등의 생물 소재 고부가가치화와 대체 생물 소재의 발굴 등을 통한 효율성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최춘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박사는 "대량 재배를 위해 식물의 미생물 배양, 세포주 배양 등 다양한 생산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식재가 잘되어 금방 성장하는 생물 소재의 경우는 대량 재배가 우선시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기술 개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제안하면서, 덧붙여 "소재의 활용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에 확보한 생물 소재의 정보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세량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천연물 클러스터 중앙은행장은 "현재 보유한 천연물 실증 자료에 대해 수요자가 느끼는 괴리감을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체계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라며 "공식적으로는 내년부터 제공되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방대한 천연물 소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해외생물소재센터 사업은 한정된 국내 생물 소재 속에서, 유용한 생물 소재의 확보 범위를 넓혀 낮은 가격에 원료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라며 "생물 소재의 가치를 좀 더 높이며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천연물 클러스터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은 "14대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에서 클러스터별 전문포털을 구축하고 있다"라며 "향후 14대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별 구축된 전문포털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한 바이오 소재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간담회 좌장으로 참여한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단장)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이어오고 있어 자랑스럽다"라며 "국내 생명연구자원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함께 뛰어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KOBIC 생명자원실 주최, 대전대학교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단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가 주관했다.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천연물클러스터-해외생물소재센터' 영상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 현병환 대전대 교수, 박은국 (주)나인비 기술이사, 최춘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박사, 오원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최상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해외생물소재센터장, 오세량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장,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 [사진=고현민 기자]
(왼쪽부터) 현병환 대전대 교수, 박은국 (주)나인비 기술이사, 최춘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박사, 오원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최상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해외생물소재센터장, 오세량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장,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 [사진=고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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