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제11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 개최
현재까지 2만 5천 점 미생물 소재 확보
환경미생물은행, 미생물 클러스터 거점은행으로 선정
"산학연정 공동 협력 및 제도 마련해야"

지난 10월 25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미생물 클러스터 거점은행을 주제로 '제11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개최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지난 10월 25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미생물 클러스터 거점은행을 주제로 '제11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개최됐다. [사진=고현민 기자]
국내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선진화를 논하기 위한 '제11회 바이오 소재 클러스터 간담회'가 지난달 25일 우송정보대 테크노디자인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미생물 클러스터 거점은행의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산학연정 관계자들의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연구자원과 과장이 참석,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가운데 이상섭 환경미생물은행장, 김성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장, 홍승범 농촌진흥청 연구관, 이옥재 EcoV 환경미생물연구소 대표, 서태근 동국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정원화 환경부 국립 야생동물 질병관리원 질병대응 팀장,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이 자리했다.

◆ 매년 상당 수 '환경미생물자원' 소실···거점은행 역할은?
 

환경미생물은행은 미생물 클러스터의 거점은행 역할을 맡아, 환경미생물 자원 및 유전자의 수집·개발에 앞장 설 계획이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환경미생물은행은 미생물 클러스터의 거점은행 역할을 맡아, 환경미생물 자원 및 유전자의 수집·개발에 앞장 설 계획이다. [사진=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복합 위기 속, '환경미생물 자원'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미생물'이란 자연환경에서 분리한 다양한 박테리아를 뜻하는데, 이번에 선정된 거점은행은 이러한 박테리아 중 각종 환경오염물질 (환경독성,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난분해성 물질 등)을 분해·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미생물을 선별하여 보존하고 있다. 환경미생물은 빠른 진화와 적응력을 가지고 있어 인류의 다양한 난제 해결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된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는 약 95%의 미생물 자원은 난배양성 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자원들이 소실 또는 변형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 바이오 시장의 규모는 글로벌 시장 대비 약 2% 수준에 그쳐, 지속적인 자원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연간 약 1조 5천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자원 수입에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의 일환으로 '환경미생물은행(은행장 이상섭)'을 '미생물 클러스터의 새로운 거점은행'으로 지정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제160차 현병환 교수와 함께하는 생명연구자원 이야기'에서는 이상섭 환경미생물은행장이 참여하여 환경미생물은행의 역할, 실적 및 향후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환경미생물은행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로 '미생물 자원 개발 및 보존'이다. 국내 다양한 연구개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미생물은행은 난배양성 미생물을 포함한 환경오염지역의 미생물 자원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오고 있다. 또한, 은행 내 '동결 건조기, 균주 대량 배양 시설' 등 전용 인프라를 구축하여 자원의 안정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둘째로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이 활용될 수 있도록 미생물 자원에 대한 '부가 가치 창출 및 개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연구자가 특정 자원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할 시 포탈 1곳에서 간단한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미생물·유전자 정보를 DB로 구축'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환경미생물은행은 지금까지 약 2만 5천점 이상의 소재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기업, 연구자, 대학 등을 대상으로 약 545건의 자원을 분양했다. 아울러 특허 등록 13건, 신종 관련 논문 109편 등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으며, 또한 분양된 자원에 대한 교육 및 자문도 지속해오고 있다.

이상섭 은행장은 "국내외 환경 시장의 빠른 성장이 거듭됨과 동시에 세계 경제의 중심은 BT(Biotechnoiogy), ET(Environment Technology)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환경미생물 소재는 관련 기술 및 시스템 개발의 핵심이 되는 동시에 향후 국내 산업과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환경사업은 이윤 창출이 아닌 복구를 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평소 우리가 지속적인 경각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산학연정이 함께 협력하여 제도와 문제해결을 위한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 미생물클러스터 운영 방안 제시, 각계 전문가 열띤 논의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연구자원과 과장, 이상섭 미생물클러스터 거점은행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 김성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장, 홍승범 농촌진흥청 연구관, 이옥재 EcoV 환경미생물연구소 대표, 서태근 동국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정원화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 팀장. [사진=고현민 기자]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연구자원과 과장, 이상섭 미생물클러스터 거점은행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 김성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장, 홍승범 농촌진흥청 연구관, 이옥재 EcoV 환경미생물연구소 대표, 서태근 동국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정원화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질병대응 팀장. [사진=고현민 기자]
이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김영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연구자원과 과장은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의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 과장은 "기존에는 고품질 소재의 공유와 활용이 부족했고, 소재의 품질관리도 부족했다"면서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은 개별 소재자원은행에서 운영하고 있던 바이오 소재의 효율적인 통합 관리와 품질 제고를 위해 범부처 14대 소재 클러스터로 재편하고, 실물소재와 관련 특성정보의 개방을 통해 이를 공동으로 활용하여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연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바이오 소재 및 정보의 활용 촉진과 소재자원은행 네트워크가 새롭게 시작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가 미미할 수도 있다"라며, "바이오 소재의 표준화 및 바이오 소재 검색의 접근성‧편의성 제고를 위한 바이오 소재정보 원스톱 플랫폼 구축 등의 추진을 통해 바이오 소재의 활용도를 점차 높이고 있으며, 현장의 시각에서 바이오 소재 확보 및 활용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저희도 더욱 발 빠르게 움직여 바이오 소재의 확보, 활용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생물 클러스터 구축에 있어 법, 제도 등 많은 요소가 함께 변화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섭 환경미생물은행장은 "순수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가 경쟁력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면서 "신규자원 개발 및 정보 활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 마련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생물클러스터 중앙은행의 발언도 이어졌다. 홍승범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현재 KCTC(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는 레드바이오, 농촌진흥청은 그린바이오, 환경미생물은행은 화이트바이오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라며 "각자의 분야에서 역할이 특성화될 수 있도록 점진적인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계가 자원을 활용하는 절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라며 "최근 자원 기탁자들과 협의를 통해 약 1만 균주를 산업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고 11월쯤에는 분양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성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장은 "미생물 정보 전문포털이 KCTC 홈페이지 내 구축된 상태이며 KACC(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은행)와도 연계가 완료되어 통합검색이 가능한 상태"라며 "정보를 단기간에 모두 연계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 파이토바이옴 분야 사업이 시작되어 현재 2년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말씀해 주신 내용과 수립된 계획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산업계, 학계, 정부기관의 시각에서 각기 바라본 미생물 클러스터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EcoV 환경미생물연구소 이옥재 대표는 "중앙은행은 사람들이 바이오 소재를 보다 많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바이오 소재를 제공하고, 각 은행들을 관리하는 측면을 차별성 있게 강화해야할 것이다"라며 "기업은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중요한 목적이기에 중앙은행과 거점은행의 역할이 점차 명확히 구분되어 사용자의 편의성이 보다 향상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서태근 동국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미생물 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각각의 자원은행들의 자원 관리 절차와 양식을 통일화시킬 필요성이 있다"라며 "중앙은행이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면 자원 관리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신규 미생물 자원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시도와 자원 기탁에 대한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최근에는 식물과 미생물의 공생관계를 연구하는 '파이토바이옴' 분야가 각광받고 있어 집중적인 육성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다"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원화 환경부 국립 야생동물 질병관리원 질병대응팀장은 거점은행이 수요자에게 '자원 활용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자원은행은 국가,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거점은행 내 전문가들이 자원 수요자에게 미생물 활용 방안과 솔루션을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미생물의 정의가 과학적인 시각에서 재정립되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김요셉 대덕넷 이사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활발한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도, 시스템, 법 뿐만 아니라 미생물에 대한 '과학적 생물 정의'도 재정립 되어야할 것이다"라며, "과학기술 전반에서 왜곡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다양한 기관과 조직이 법안을 통해 개선하며 미생물의 중요성을 보다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태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생명자원실장은 "분양받은 자원을 바탕으로 사업화가 진행되었을 때 상대방과 이익을 어느 정도 공유해야 하는지 등의 계약 관계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 연말까지는 기술이전 또는 자원이 분양되었을 시 이익공유 계약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하여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간담회 좌장으로 참여한 현병환 대전대학교 교수(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단장)는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며 현재 단계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산업과 기술, 법, 제도, 인문사회과학이 어우러져 연구가 진행된다면 국가경쟁력과 기술이 더욱 고도화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KOBIC 생명자원실 주최, 대전대학교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단장 현병환 대전대 교수)이 주관했다.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미생물클러스터-환경미생물 자원 및 유전자 거점은행' 영상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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