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 공동관리아파트 현장 방문
자연·기술·인적 인프라 최고 환경···지속 가능한 생태계 충분한 가능성
대덕 역사 담긴 '특별한 콘텐츠'로 재구성···후손을 위해 보존해야

"전국적으로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우수한 생태계를 가진 지역은 없다. 최고의 자연환경이 뒷받침되며 기술·인적 인프라가 우수하게 구축돼 있다. 국내 과학·산업 발전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담긴 공동관리아파트 재구성에는 분명히 유일무이한 가치가 있다."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이 23일 공동관리아파트 현장을 찾았다.<사진=박성민 기자>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이 23일 공동관리아파트 현장을 찾았다.<사진=박성민 기자>
국내 건축 전문가인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이 23일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공동관리아파트 현장을 찾았다.

박경식 건축가는 흉물로 남겨진 공동관리아파트의 재구성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했다.

2012년 이후 방치된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를 직접 둘러본 박경식 건축가는 "공동관리아파트는 금액으로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가 높다"라며 "대덕단지의 우수한 환경은 결코 인위적으로 조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덕특구의 특색을 살려 공동관리아파트를 재구성한다면 지역을 넘어 국가·도시 활성화 사례가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지역주민 중심으로 도시와 건물을 지켜가고 보존하는 문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건축가에 따르면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Tate Moden)은 지역주민이 만들어낸 도시재생의 대표적 사례다.

영국 런던 지역주민은 1981년 문을 닫은 뱅크사이드(Bankside) 발전소를 개조해 2000년 밀레니엄 프로젝트 일환으로 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재생시켰다.

현대 미술의 중심을 뉴욕에서 런던으로 옮겨 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역 사회의 발전과 영국 문화 부흥을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

박 건축가는 "이뿐만 아니라 영국은 1600년부터 지역주민이 스스로 건축물을 지켜왔다. 지금까지 영국에 역사가 담긴 건축물을 관람하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이고 있다"라며 "선조들이 만들어놓은 땅에서 후대들이 풍요롭게 살아가고 있다. 대덕특구도 후대를 위해 역사적 건축물을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정부 공무원들의 인식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도시재생 관련 관심이 많다"라며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해 도시재생을 이끌어왔다면 최근에는 직접 공간을 사용하는 동네 구성원들에게 주도권을 맡기는 트렌드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주민이 토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관리아파트를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면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 다른 건물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넣을 수 있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라며 "대덕특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넣는다면 수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대덕특구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경식 건축가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 30분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플라자 회의실을 찾아 '도시재생' 관련 세미나를 연다. 지역 생태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날 국내외 도시재생 사례를 설명하고 대덕특구 지역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키모스피어는 국내 유수의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Design Award'에서 지난 2015년과 2018년에 'Winner상'을 수상했다. 대표 건축물로는 '하탄방'(대학 기숙사), 공유 오피스 공간으로는 'Station NEO', 상업 공간으로는 'P+', 'Papyrus' 등이 있다.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의 모습.<사진=아키모스피어 제공>
박경식 아키모스피어 소장의 모습.<사진=아키모스피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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