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열·안미숙 정우마트 회장 부부, 지난해 이어 올해도 기부
"구성원이 같이 성장해야 건강한 사회, 수익 지역사회에"
최병규 교수 "다문화가정 증가세, 엄마와 자녀 교육 지속 필요"

유통업 정우마트의 한승열·안미숙 회장 부부가 다문화가정 교육봉사 단체 KAIST '한마음교육봉사단'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후원금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한승열 회장, 안미숙 여사, 최병규 명예교수.[사진= 한마음교육봉사단]
유통업 정우마트의 한승열·안미숙 회장 부부가 다문화가정 교육봉사 단체 KAIST '한마음교육봉사단'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후원금을 전달했다. 왼쪽부터 한승열 회장, 안미숙 여사, 최병규 명예교수.[사진= 한마음교육봉사단]
깊어가는 가을,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처럼 KAIST에 훈훈한 자리가 마련됐다. 최병규 KAIST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의 엄마와 자녀를 교육하는 '한마음교육봉사단'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부금을 전달하고자 지역 주민이 찾아왔다. 한마음교육봉사단 다문화 가족 영상 바로 가기.

대전지역에서 유통업으로 잘 알려진 정우마트 한승열·안미숙 회장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한·안 회장 부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한마음교육봉사단 소식을 접하고 기꺼이 후원에 참여키로 했단다. 한·안 회장 부부는 "지역주민들을 통해 얻은 수익은 지역 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수십년전부터 기부로 실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에게도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한 것은 물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기부자) 회원이기도 하다.

한마음교육봉사단(단장 최병규 명예교수)은 17일 오전 11시 KAIST 산업경영학동 1층 세미나실에서 한승열·안미숙 회장 부부와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후원금과 감사패 전달식을 가졌다. 

올해로 7년째를 맞는 한마음교육봉사단은 다문화 가정의 엄마 교육 필요성을 느끼며 시작됐다. 최병규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공계 교수, 과기인들이 십시일반 기부하고 재능을 더하면서 문을 열었다. 2014년 발족식을 갖고 이듬해 초 비영리법인으로 승인받았다. 

한마음교육봉사단이 먼저 시작한 것은 다문화엄마학교. 한글이 서툴고 한국의 교육문화, 제도를 몰라 초등학교 자녀의 수업준비, 학습지도가 안돼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엄마에게 한글수업, 초등교과 과정을 지도하는 것부터 했다.

최 교수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외부와 소통도 잘 안되니 자녀에게 거는 기대가 높더라. 그런데 엄마가 제대로 학습 준비를 못해주고, 담임교사와의 소통도 어려워 아이가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엄마와도 다투며 집안문제가 됐다"면서 "엄마들이 알아야 자녀를 지도하고 엄마의 공부하는 모습이 자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엄마수업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마음교육봉사단을 통해 수업을 받은 다문화가정 엄마는 올해까지 400명이 넘는다. 기업과 지자체에서 참여하며 전국에서 운영되는 엄마학교는 21개까지 늘었다. 수업을 받은 엄마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엄마들이 공부에 나서면서 자녀들의 학습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공계 교수진과 KAIST 학생들이 참여하며 다문화가정 자녀의 수학과 영어 지도에 나섰다. 담임제로 온오프라인(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중단)에서 만남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했다.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과외였다. 올해까지 중학생 교육을 들은 학생은 100여명에 이른다.

최 교수는 "중학생들을 지속해 지도하면서 졸업생 중 과고, 외고에 간 학생들도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재미를 갖고 자신감도 높아졌다"면서 "내년에는 고등학교 수업도 진행하고자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한데 지원을 하던 기업과 지자체에서 후원을 중단키로 하면서 몇몇 엄마학교가 자칫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며 지속적인 후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내 다문화가정 수는 201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33만5000가구, 100만9000여명에 이른다. 국내 총인구의 2%가 넘는 수치다. 특히 2015년 88만8000명(29만9000가구)에서 2016년 96만3000명(31만6000가구)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문화초등학생비율은 2014년 1.8%(272만8509명 중 4만8225명)에서 2017년 3.1%(267만4227명 중 8만2733명), 2019년 3.8%(274만7219명 중 10만3881명)로 늘고 있다.

실제 KAIST 교수 중 중국인 가족도 자녀 교육을 위해 한마음교육봉사단 엄마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우마트의 직원 중 베트남 출신 엄마도 엄마수업을 듣는 중이란다. 한승열 회장은 "미국 등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것도 결국 사회 소외계층의 문제가 커지면서 발생하고 국내에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면서 "구성원이 같이 성장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 작은 금액이지만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동행한 김갑선 제일유업 대표는 "동구 산내에도 다문화가정이 여럿이다. 지역주민들이 이들 다문화 가정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회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에게 용돈을 매월 챙겨주고 있다"면서 "졸업생들이 필요한 학용품을 사고 먹고 싶은 것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이야기하더라. 한 회장과는 오랜 친구다. 사회에 좋은 문화가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마음교육봉사단에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는 김영길 사무국장 역시 후원자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참여하고 있는 모임의 회원들이 다 후원에 참여키로 했다. 100여명정도 된다"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 순수하게 시작된 한마음교육봉사단이 지속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최병규 교수는 "더 이상 다문화가정의 인구 수를 따로 계산 하는게 무의미해졌다. 다같이 가야하는 국민이다"면서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야 우리 사회도 지속가능하다. 한 회장님처럼 관심을 갖고 후원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더 많은 참여로 한마음교육봉사단이 지속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후원금 전달식 후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영길 사무국장, 이석봉 대표, 한승열 회장, 안미숙 여사, 최병규 명예교수, 김갑선 제일유업 대표, 김경철 현대해상 수석지점장 부부.[사진= 한마음교육봉사단]
후원금 전달식 후 참석자들. 왼쪽부터 김영길 사무국장, 이석봉 대표, 한승열 회장, 안미숙 여사, 최병규 명예교수, 김갑선 제일유업 대표, 김경철 현대해상 수석지점장 부부.[사진= 한마음교육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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