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CT 박람회 3일간의 테크 각축전
현장 주도 'K-스타트업'‧‧‧부스마다 코리아 넘쳐
KAIST·POSTECH·서울대 스타트업 남다른 기술력 주목
세상에 없던 신상 기술 유레카 파크, 관람객 줄이어
"한국 스타트업 테크기업들의 기술 파괴력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K-테크에 반했어요."
5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 2022'가 3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지난해 100%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이날 2년만에 다시 방문객을 맞았다. 주관사 CTA 측은 악조건 속에서도 전 세계 1900여개 업체, 최대 7만5000명의 관람객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인들을 위한 첨단 하이테크 전시회인 만큼 다양한 국적의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평소 북적였던 관람객 대비 절반 이하 수준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현장은 글로벌 테크 동향 파악 열기가 뜨겁다.
특히 기술혁신 경쟁 현장을 둘러본 해외 참가자들은 한국의 스타트업을 치켜세웠다. 한국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덕도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 행사가 하루 축소됐지만, 한국 기업은 역대 최다 규모로 출동했다.
CES 현장을 찾는 국내 기업은 416개사로 역대 최대다. 작년 390개 회사가 참여한 기록을 넘어섰다. CES 전체 참여 기업 규모로 따지면 1900개중 20% 비중을 차지한다. 각국 스타트업들이 모이는 '유레카 파크'에는 한국 스타트업 228개사가 참여했다. KAIST와 서울대, POSTECH이 각각 스타트업 군단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표격으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출격했다.
◆ KAIST vs POSTECH, CES서도 경쟁?‧‧‧세상에 처음 나온 기술들 이목 집중
10개 기업이 출동한 KAIST와 13개 기업이 나선 POSTECH은 CES 전시부스에서도 나란히 위치해 남다른 기술력을 과시했다.
KAIST관에는 오징어게임 코스튬 의상을 입고 전시에 참여한 '아바타'라는 스타트업이 유독 이목을 끌었다. 아바타는 김대수 KAIST 교수와 김대권 연구교수가 공동 창업한 회사로, 쥐와 같은 신약개발용 동물을 실시간 행동 분석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AI 디지털 가상 트윈 기술을 적용해 사람이 직접 쥐의 행동을 관찰하던 기존의 비효율적 분석 패턴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 CRO 전문기업들과 신약개발 기업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대수 교수는 "전세계 비임상실험의 동물모델 행동분석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POSTECH 대표 기업으로 그래핀스퀘어(Graphene Square)가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꿈의 신소재 로 통하는 '그래핀'의 특징을 살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상용화시킨 덕분이다. 600w급 적은 전력으로 90초만에 250도까지 열을 올릴 수 있는 상용 전자제품 ‘그래핀 키친 스타일러’를 선보였다. 식빵이나 스테이크 어떤 음식도 굽는 과정 전체를 육안으로 투명하게 목격할 수 있다.
스타피커스(Star Pickers)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오토바이 등과 같은 이륜차의 안전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해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센서를 부착하면 운행기록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데이터를 상세히 분석해 상습적으로 사고가 일어나는 구간이나 시간대를 알려준다. 배달업이 확장됨에 따라 렌탈 및 리스 형태의 이륜차 수요가 늘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수요가 많다.
서울대는 유니콘 기대주 10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부스를 마련했다. AI 기술 중심의 슈퍼톤, 클라리파이, 우아르랩이 전시를 통해 기술을 소개했다. 무통주사기 바즈바이오메딕, 디지털치매치료제 이모코그 등 고령화 시대를 맞아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관악아날로그, 다이로스, 어썸레이스, 이온메디칼, 짐티 등 색다른 기술로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 신상 기술 대거 출격‧‧‧세상 어떻게 바꿀까?
CES는 흔히 말하는 따끈따끈한 신상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출시를 앞둔 다양한 최신 제품들이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한껏 자극한다. 이와는 반대로 이번 CES에선 조금 특별한 전시관이 마련됐다. 아직 보급화까진 시간이 필요하지만,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들이 가득한 ‘유레카 파크(Eureka Park)’다.
유레카 파크에선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부스 크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방문이 줄잇는다.
해가 뜨지 않는 밤이나, 그늘이 지는 경우 무용지물로 여겨졌던 태양광이 우리의 집 안으로 들어온다. 소프트피브이(SOFTPV)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셀과 소프트폼을 이용해 실제 나무와 같은 형태의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솔트리아(SOLTRIA)로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했다. 24시간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잎사귀 하나에 시간당 1W를 생산할 수 있다.
알고케어(Algocare)에서는 내 몸 상태에 딱 맞는 영양관리 솔루션을 제공해준다. 내 몸의 상태를 분석해 부족한 영양소에 맞는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복잡한 영양성분을 잘못알고 먹거나 또는 몸 상태에 따라 먹지 말아야 할 경우까지 세세하게 체크해준다. 우리 몸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케어이자, 몸 상태를 알고 케어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뉴비랩(Nuvi lab)이라는 스타트업도 음식을 스캔해 영양소를 맞춤식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전시했다.
수면상태를 분석해주는 제레마(Zerema)의 인공지능베개도 눈에 띈다. 인공지능베개는 특히 코골이를 집중적으로 케어하며, 자는 동안 코골이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변경해주며 코골이를 줄인다. 또한 자는 동안의 호흡 및 코골이 소리 등을 녹음해 수면패턴을 분석해준다. 스마트 수면을 위한 조명기기를 출시한 루플(Luple)이라는 스타트업도 주목받았다.
이플로우(eflow)는 수소 모빌리티 전문기업으로 자전거를 비롯한 다양한 이동수단에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스타트업 뉴라이브(neurive)는 비침습 의료기기를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이명이나 우울증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로, 부교감 신경 스트레스 감소와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가 관심을 받았다.
삼성 C-Lab 참가기업들도 눈에 띈다. 모닛(Monit)은 기저귀 케어 시스템을 아기에서 노인에게 적용한다. 몸이 불편해 기저귀를 차게 되는 노인들의 경우 기저귀가 더러워져도 제대로 의사전달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욕창으로 이어지게 돼 2차 감염의 우려가 있다. 모닛은 기저귀가 일정부분 오염되면 자동으로 알림이 전달되는 케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펫나우(Petnow)는 늘어가는 반려동물 인구를 겨냥한 비문 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 강아지들의 코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비문을 등록해 정보화해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의 지문인식과 같이 강아지별 인식이 가능해 실종 및 유기 상황에서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CES에 참가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국의 기업들 전시부스를 돌아보니 예년보다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대기업부터 신생 스타트업까지, 자동차부터 바이오헬스에 이르기까지 분야별 다양한 기업의 참여를 확인했다. 대한민국 혁신의 진면목이 이곳에서 보니 정확히 보이는 것 같다"고 참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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