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이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튀는 휴가제도와 보너스 등 다양한 기업문화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한 게임개발업체 지씨텍(대표 이정학 www.vrgc.co.kr). 이 회사 이정학사장은 예비심사를 통과하던 날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직원의 해외연수를 공약으로 발표했습니다.

지씨텍은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9월 중순쯤 필리핀지역의 한 섬을 통째로 빌려서 3박4일의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입니다. 먹거리 등 생활필수품은 헬리콥터로 공수한다는 계획까지 세워 놨다니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회사는 직원 83명중 필수요원을 빼고 모두 떠난답니다.

지씨텍관계자는 "이번 전직원 해외연수는 벤처기업 사상 처음으로 벌어지는 사건(?)"이라며 "코스닥 예비심사 통과에 따른 상호간의 격려의 장이 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대덕밸리에서 튀는 벤처기업은 또 있습니다.

한국인식기술(대표 이인동 www.hiart.com)은 4년이상 근무한 직원들의 여름보너스로 한약을 지어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인 '한약보너스'는 짐작하시다시피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기 위해서 마련한 이벤트이지요.

한약보너스를 책임지고 있는 마천 본부장은 "오는 8월1일 대상직원을 지정한의원으로 보내 진맥을 받게 할 계획이다"고 들려줬습니다. 한국인식기술 이인동사장은 "건강을 잃으면 천금이 주어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되묻고 "내년에는 장기근속자는 물론 전직원에게 한약 보너스를 제공할 방침이다"고 밝혀 한약보너스는 이 회사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전망입니다.

이 회사는 아무리 바빠도 직원들의 야근시간을 밤 9시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어 직원들의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대덕밸리내 별난 회사는 또 있습니다. 바이오벤처기업 넥스젠(대표 이선교 www.nexgenbiotech.com)은 총직원 24명가운데 연구소장을 비롯한 7명을 청각과 지체 장애인들로 채용해 다른 기업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넥스젠은 99년말 회사설립과 동시에 수화통역 연구원을 고용해 6개월간 직원들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등 준비작업을 차근히 해왔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대전 원명학교와 청주 등을 돌며 학교의 추천을 받아 장애인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관계자는 "장애인을 고용해 보지도 않고 일을 잘 못할 거라는 선입견에 휩싸인 경우가 많다"며 "한 벤처기업에서 한두명씩만 고용해도 장애인들의 많은 일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며 장애인고용을 주장했습니다.

이밖에도 대덕밸리에서 첫 번째 코스닥상장기업인 블루코드테크놀로지(대표 임채환 www.bluecord.co.kr)도 지난 20일 블루코드와 함께하는 가족음악회를 열어 나눔의 문화를 실천해 화제가 됐었습니다. 700여개의 벤처기업이 집적해 있는 대덕밸리. 업력이 쌓이면서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기업문화가 꽃피우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아이뉴스24 최병관기자 ventu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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