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산골짝에 핀 배움의 열기...2박3일 강행군

"휴가보다 값진 소중한 인연." 한창 진행중인 글로벌벤처경영자과정에 참가한 대덕밸리 벤처기업 젠포토닉스 한선규사장의 소감이다.

글로벌벤처경영자과정은 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이 주최하고 이커뮤니티가 주관하고 있는 벤처경영자를 위한 재교육과정. 현재 경기도 용인의 중소기업개발원에서 한창진행중이다. 괜찮다는 소문이 있어 기자가 함께 입소를 했다.

지난 28일 목요일 오후 1시30분 교육장이 있는 용인의 중소기업개발원을 찾았다. 강의 시작 시간을 놓칠세라 헐래 벌떡 2층 강의실로 들어서니 꽉 들어찬 수강생들의 열기가 후끈하게 온몸으로 느껴진다. 전체 진행을 맡은 이커뮤니티 최진영 상무의 교육에 대한 설명이 한창이다. 40여명의 수강생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5분 동안의 브레이크에 이어 곧바로 2박3일의 강행군.

첫 번째 강의는 한양대 최남재 교수가 나섰다. 주제는 ‘세계 IT산업의 현황과 전망’. 국내외 IT산업의 분위기를 한눈에 조망해보는 시간이다. 2시간에 10분 휴식이라는 '대원칙'의 악명(?)은 이미 들었지만 설마하는 심정으로 강의를 지켜봤다. 두번째 시간이 시작되면서 처음 왔을 당시 약간 풀어진 듯한 참가자들의 눈동자들은 서서히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휴가차 교육을 받으러온 일부 수강생(?)들의 낙심하는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어지는 강의는 이커뮤니티 정회훈 사장의 비즈니스 플랜 작성방법 및 사례연구. 벤처기업 임직원들과 예비창업자, 일부 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수강생들은 정사장의 강의에 푹 빠져든다. 시계를 보니 벌써 이미 오후 6시20분. 저녁시간을 훌쩍넘겼다. 수업시간을 빼먹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약간 줄인단다. 20분이 줄어든 40여분 동안의 저녁식사. 오후 7시 시작이다.

긴장이 풀어진 것도 잠시 뿐. 서울, 경남 창원, 인천, 대덕밸리 등 경향각지에서 모인 벤처 동지들은 담배 한대 피울 새도 없이 한반 강의가 이어진다. 이번엔 라우터 하나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시스코의 부사장이란다. 최근 텔슨정보통신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지일사장의 존 쳄버회장을 비롯한 '시스코 경험'을 실감나게 들려줬다. 김사장의 재치있고 빠른 진행에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던 수강자들은 ‘강의 삼매경’으로 빠져들었다.

시간을 보니 어언 10시. 그렇다고 강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일정은 수강생들이 조를 이뤄 낮에 배운 요약 총괄 사업계획서(Executive Summary)를 작성해 보는 시간. 7개조로 나뉜 참가자들은 처음으로 각자의 소개도 하고 각자가 몸담은 회사에 대한 소개와 총괄 요약문을 작성하는데 몰두한다. 나름대로 강평도 이어졌다. '세상에 이런식의 강행군은 난생 처음이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좋은 강의였던 것 같다.' 하지만 공통점은 한가지. 불평은 하고 있었지만 진지한 토론이 있다는 점이다.

다음날 아침 발표할 예정인 요약총괄사업계획서를 위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다보니 이게 웬일인가,갑자기 정전이다. 이미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 참가자들은 불꺼진 토론방에서 나올줄을 몰랐다. 2시간 교육에 10분 휴식의 강행군 속에서 참가자들이 잠자리에 든 시간은 거의 오전 1시 무렵. 왜 이렇게 강행군을 하느냐고 주최측에 물어보니 약간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돌아가면 이런 타이트한 교육이 나중에 몇배는 효과적이라는 말을 늘어놓는다.

상쾌한 클래식 음악에 눈을 떠보니 오전 6시30분.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이어 열린 것은 간밤에 열변을 토한 조별 과제 발표 시간이다. 신소재와 인터넷 아이템 등 다양한 사업을 간단하게 요약해 각조마다 실전을 방불하게 하는 진지한 발표가 이어진다.

이날의 첫 강의는 벤처기업의 마케팅과 홍보전략. 최근 금강기획에서 SK MRC로 자리를 옮긴 김주호 박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박사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기업과는 다른 관점에서의 벤처 홍보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김박사의 뒤를 이은 강의는 젊은 층과 아동복 브랜드 알려진 이랜드의 CFO조희상 상무가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경영관리지표'라는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강의 스케줄 때문에 오후 1시 30분이 넘어 식사를 하게되어 수강생들의 불만도 있으련만 진지한 태도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6시30분 기상에 2시간 강의, 10분 휴식의 강행군이 계속되면서 오후들어서면서 약간을 졸릴법도 하지만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강의가 진행됐다.

새벽부터 잠을 설친 나른한 오후 강의. 하지만 자의누리 서진영사장의 '유머러스한'강의는 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9살배기 춤 소녀' 구슬기와 '성인식' 박지윤의 비교를 통한 트렌드 설명은 압권. 그리고 곧바로 아시아벤처케피탈 서동표 사장이 밝히는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EXIT전략에 대한 공부. 대우증권과 벤처캐피털을 거친 서사장의 '실전 경험'은 참가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두번째 날 저녁식사후에는 강행군속에서 가장 인상깊은 레크레이션이 참가자들을 맞았다. 모대학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박사급 레크레이션 전문가 한광일교수의 흥겨운 리듬에 서먹서먹했던 참가자들은 한순간에 한몸이 됐다.

시간을 마치 쏘아놓은 화살같다고나 할 까. 벌써 마지막날이다. 마지막 날이라고 봐주기는 없다. 6시30분 기상에 간단한 식사를 마친후 조별과제 진행에 이어 시작된 것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 손영복사장의 '펀딩전략'과 기술신보 양동우심사역의 '벤처기업의 가치평가' 특강. 특히 양심사역은 벤처기업의 가장 중요한부분은 상대방과의 신뢰와 도덕성이라고 강조했으며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의 손사장은 벤처기업이 펀딩을 받기위해서는 캐피털입장에서의 이해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오찬 후에는 강좌의 마지막 순서인 과제 발표. 2조,3조,4조 등의 순서로 진행된 진지한 발표에서는 둘째날 아침에 발표한 요약총괄계획을 다듬어 차례대로 조별로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모임의 회장에 박인규지니텍 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김광수 한국한공우주산업 센터장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중인데 실제적으로 상당한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함께 준비하는 그룹과도 참가 권유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덕넷은 3일동안 강의의 주요내용을 하루에 한건씩 중계할 예정이다. 자세한 교육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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