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1억2천500만개의 IP패킷을 처리할 수 있는 80기가(Gbps)급 고속라우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네트워크연구소는 정보통신부의 고속라우터 개발과제로 한국네트워크연구조합(이사장 서평원) 주관 아래 LG전자, 삼성전자, 다산인터네트, 성지인터넷 등과 함께 고속라우터 'HSR-80'을 개발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과제에는 ETRI와 참여업체들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지난 2000년 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186억원을 투입했다.

이 제품은 시스코 등 외국 제품보다 뛰어난 속도와 안정성을 갖춰 국내 인터넷 기간망을 국산화하고 라우터로 인한 인터넷 적체문제를 해결, 초고속 통신망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ETRI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간 4천627억원에 이르는 국내 라우터시장을 되찾는 것은 물론 2001년 68억달러, 2005년 21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시장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ETRI는 내다봤다.

HSR-80은 1억2천500만pps(1초에 800만개의 데이터조각, 즉 패킷들을 적절한 IP에 배송하는 것)급의 고성능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기가비트이더넷, 2.5기가 동기식 광통신패킷, 622메가 ATM(비동기식 전송모듈) 등의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특히 라우팅 프로세서, 스위치, 전원모듈 등에 장애발생 때 예비장비가 이미 백업되어 있는 데이터로 시동되는 방식인 웜 스탠바이 방식이어서 비상시에도 서비스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등 이중화기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시스템 작동중에 통신보드를 빼고 끼워도 작업에 지장이 없는 핫 스왑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SW도 국내 최초의 라우터 통합 SW인 하이로스(HiROS)를 개발, 탑재해 ETRI가 자체 개발한 최단경로 우선프로토콜, 경계경로 프로토콜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이밖에 그래픽 인터페이스, 원격지 모니터링기능, 망관리기능, 주기억장치 상주형 실시간 데이터베이스에 의한 효율적 데이터관리 등 라우터의 모든 기능을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주로 자영업자를 위한 수십메가급 소호용 라우터를 생산해오다 최근 수 기가급의 라우터를 출시하고 있지만 수십 기가급의 성능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액세스, 백본망용 고속라우터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액세스기술연구부 이형호 부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20~80기가급의 다양한 모델의 라우터를 개발,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2~3년 후 수테라급의 라우터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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