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가는 부부기업인...의외로 센 '우먼파워'

"집에서는 여보 당신, 밖에서는 사장님,부사장님."

대덕밸리에 '부부기업인' 바람이 세차게 불고있다. 이들 부부기업인들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면서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논산 8천평 부지를 매입하고 공장을 준공한 하인메카트로닉스(www.hainsys.co.kr)의 안영애 사장과 이성구 연구소장.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안 사장과 10여년간의 회사경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춘 이 소장의 찰떡궁합은 대덕밸리 내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안 사장의 경우 회사일은 물론 집안일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하인메카트로닉스의 앞날을 개척하고 있다. 안 사장은 "일단 남편이 맡고 있는 기술파트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 분야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단점이 있다면 24시간 같이 있어야 한다는 점(?) 정도가 될 것이다"라며 웃었다.

펄프공정 테스트 장비 생산업체인 지스트(www.yooneng.co.kr)의 최영신 사장과 윤원호 이사의 경우는 주부이던 최 사장이 대변신을 한 경우. 윤 이사가 이 회사의 전신인 윤엔지니어링 대표로 있다가 기술개발에 전념키 위해 최 사장에게 회사 살림을 맡겼다. 최 사장은 "남편이 기술과 영업을, 내가 회계와 전체적인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며 "함께 하며 일장일단이 있지만 서로 잘못하는 부분을 체크해주며 '알콩달콩'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교수출신 부부 벤처기업가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경우도 있다. 과학영재교육 사이트 아하사이언스(www.ahascience.co.kr)의 배혜경 사장과 유회준 KAIST 교수 겸 부사장이 그 주인공. 충남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실에 '속터져' 창업을 결심했다는 배 사장에게 유 교수의 후원은 절대적이었다. 배 사장은 "지금은 비록 유 교수가 교수직에 정진하는 탓에 회사에서 보는 시간이 적지만 인력충원 및 업무분담 차원에서 다양한 외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3개사는 모두 부인이 사장직을, 남편이 연구직 또는 고문직을 수행하고 있는 '우먼파워'형 케이스로 회사 전체를 총괄하고 경영하는데는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 꼼꼼함 등이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편이 사장을, 부인이 연구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보안벤처기업인 니츠(www.nitz.co.kr)의 경우 남편인 양태연 사장과 부인인 인소란 부사장이 '니츠호'를 이끌고 있다. 니츠는 한국화학연구원 전산실장 출신인 양 사장이 97년 창업해 운영해 오다가 98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컴퓨터소프트웨어 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인 부사장을 영입한 케이스.

양 사장은 "회사를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끌며 업무협조도 원활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부인 관계로 업무상 역할분담이 불명확한 단점도 더러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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