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대형광학가공동 8일 개소···해외수출도 기대
우주서 자동차 번호판 식별 가능 시대 연다

 

직경 2m급 지상용 천체망원경에 들어가는 광학거울의 국내 제작이 가능케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 우주광학연구단(단장 이윤우)은 8일 기초기술연구회·한국항공우주연구원·ADD(국방과학연구소) 등의 지원으로 직경 2m급 광학거울 제작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망원경 조립시설 구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33회 표준연 창립기념식에 맞춰 광학거울을 제작할 대형광학가공동의 현판식을 개최, 직경 2m급 광학거울의 국산화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성과는 최근 구축한 직경 2m급 연마기와 높이 8m의 측정탑·광학박막증착기로 구성된 가공시설 구축을 통해 가능한 것으로 이 시설을 이용해 우주용 거울을 제작할 경우, 우주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대형 비구면(평면·구면이 아닌 모든 면) 광학거울은 우주용 망원경과 지상용 천체망원경의 핵심 부품으로 향후 국내 광학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선진국의 경우 부품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어 앞으로 수 백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이 기술의 개발을 위해 표준연은 최근 직경 2m급 연마기와 높이 8m의 측정탑, 광학박막증착기로 구성된 가공시설을 구축해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미 지난해 9월 직경 1m급 비구면 자동 연마기·높이 5m 측정탑·자동정렬시스템을 이용한 비구면 자동 가공장치 개발에 성공한 바 있는 우주광학연구단은 약 1년 여의 시간 만에 2배 이상의 성능을 가진 시설을 개발해 냈다. 직경 1m 급에 비해 가공 면적이 4배 이상 늘어나는 직경 2m 급 광학거울은 사람의 손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100% 자동 가공장치로 가공이 이뤄져야 한다.
 

▲대형광학가공동 안의 가공시설. 모든 기계가 광학연구를 위한 가공기계로 연마기와
행상가공기계로 나뉜다.
ⓒ2008 HelloDD.com

무게가 약 600kg에 달하는 직경 2m급 대형 비구면 거울을 정밀 가공하기 위해서는 가공과 측정 과정이 수백 번 이상 이뤄진다. 과정이 반복해 완성단계에 이르기 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광학거울 제작의 보통 과정은 일반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정밀한 측정을 위해서는 거울을 별도의 특정실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육중한 무게와 부피를 가진 거울을 자주 이동할 경우, 예민한 거울면에 손상이 생길 수 있어 경제적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이에 표준연에서는 대형광학가공동을 구축, 직경 2m급 연마기·형상측정장비·광학박막증착기·광학계 조립 및 성능평가장치를 한 곳에 구비해 신속한 제작이 이뤄지게 했다.

특히 광학박막증착시설은 국내에 설치된 광학코팅장비 중 가장 정밀하게 코팅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한 이러한 시설들은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어 향후 직경 2m급 이상의 국산화 광학거울제작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준연은 앞으로 이 시설을 이용해 연간 4∼5개의 1·2m급 망원경을 자체 제작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평판디스플레이 노광기 제작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직경 25m급 GMT(Giant Magellan Telescope) 사업에도 참여해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대형 광학거울의 해외 수출도 기대해 볼 수 있어 광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다.

이윤우 단장은 "대형광학가공동에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구축해온 직경 1m급 광학거울 개발 관련 시설들 뿐만 아니라 직경 2m급 가공설비를 추가로 구축했다"며 "직경 1m급에서 2m급에 이르는 광학거울과 망원경의 국내 수요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표준연 창립 33주년 기념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2008 HelloDD.com

한편 이날엔 대형광학가공동 개소 뿐만 아니라 표준연 창립 33주년 기념식도 함께 개최됐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과 정광화 표준연 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진행됐다. 대전시립무용단의 초청공연으로 눈길을 끈 이번 기념행사에서는 이사장상·취봉상·논문상·기술상·공적상·봉사상·표준동문상·우수웹진상 등 11개 부분에 대한 시상식이 함께 진행됐다.
 
◆ 표준연 드림팀 출동, "국산화 위해 노력 다할 것"
 

▲이윤우 우주광학연구단 단장 ⓒ2008 HelloDD.com
"이번 대형광학가공동 개소와 함께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드림팀을 구성했습니다. 광학거울의 기계·경량화와 관련해서 최고의 기술진을 스카웃 했죠. 앞으로 표준연은 저희가 먹여 살리려구요. 허허허."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하늘을 가른다. 8일 개소식을 가진 대형광학가공동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게 될 이윤우 박사는 이번 기술을 실체 없는 기술이라 단언했다.

"광학거울을 만드는 기술 같은 경우 특허를 낼 수가 없는 기술입니다. 기술이전이나 도입이 불가능해 전문가들 모임을 통해 기술을 배워야 해요."

측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표준연은 이번 제작 기술 개발로 가공기술까지 손에 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는 "작은 렌즈나 비구면 광학거울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잘 하는 반면, 크기가 커질 경우 제작이 어렵다"며 "그 이유는 대량생산이 되지 않고, 필요한 장비들이 구축이 돼야 하기 때문에 하려는 업체들이 없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망원경 제작에 필수적인 광학거울의 국산화는 늦춰져 왔던게 사실. 그동안 이 박사는 망원경 제작에 필수적인 광학거울과 가공기술에 필요한 장치의 국산화를 위해 대형광학가공동이 필요하다고 연구원 측에 요구해 왔다.

표준연은 이 박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공동을 구축, 대형 정밀 망원경의 국산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로운 연구실에서 일을 하게 될 우주광학연구단은 총 20명으로 이뤄져 있다. 그 중 2명은 그가 직접 스카웃해 연구단에 합류시켰다.

그는 "앞으로 과학기술에 있어서 융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광학·재료·기계·전자 등 모든 계통의 전문가들이 모인 표준연 최고 드림팀 우주광학연구단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시립무용단의 초청공연 장면. 공연이 끝난 후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2008 HelloDD.com
 

▲대형광학가공동의 모습. 8일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가졌다. ⓒ2008 HelloDD.com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기념식수를 통해 대형광학가공동의 개소를
축하했다.
ⓒ2008 HelloDD.com
 

▲대형광학가공동의 투어에서 내외빈의 질문에 정광화 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2008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