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주최 국민의 정부 4년 정보통신정책 토론회서

"IT산업에 대한 지원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기존의 하드웨어 지원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이 필요한 때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세계속의 'IT 强國'으로 가는 첩경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김각중)는 2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을 초청한 가운데 '국민의 정부 4년, 정보통신정책의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삼보컴퓨터 이용태 회장(전경련 정보통신위원장)과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 등 IT산업 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석해 향후 정보통신정책의 방향과 IT산업 발전전략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나눴다. 특히 토론자들은 IT산업에 대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과 IT 고급인력 양성 등 정보통신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민의 정부 4년, 정보통신정책의 성과와 과제' 발표를 통해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범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오늘의 한국 IT산업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놓은 토대가 됐다"며 "국가 전반의 정보화 촉진과 IT산업 경쟁력 제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 장관은 또 "지난해 9월 전경련과 함께 'e-코리아 추진 민관협의회'를 발족시키고 소프트웨어 그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IT 강국'으로 진입하고 그에 걸맞는 국가적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은 '민간에서 바라본 정보통신정책의 성과와 과제' 발표를 통해 "지난 90년 중반부터 범정부적 정보화 추진을 통해 세계 최고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IT산업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정부의 정보통신정책을 평가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정보통신정책 추진의 한계와 소프트웨어 산업 경시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을 세계적인 SW 생산기지로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혁명적인 정보통신정책 집행 ▲10년간 고급 IT전문인력 2백만명 양성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IT도입 ▲통신사업의 경쟁환경 조성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토론회 시작 30분만에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떠나 행사 취지를 무색케했다.

다음은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의 주요내용

◆ 홍성원 시스코코리아 전 회장

정부가 정보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 수립에 대해 말하고 싶다. 현재의 인력과 인프라로 충분히 전자정부를 구축할 수 있음에도 이 계획의 주체인 정보통신부의 무관심으로 지체되고 있다.이처럼 정보통신부는 남이 하는 일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으나 정작 자신의 본연의 일에는 소홀했다.

이런 결과로 정보통신정책에 있어 정부부처간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지고 않고 있다. 일례로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무작정 전자상거래를 하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여건마련과 유인책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세금감면 혜택을 주던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전자상거래를 실시하는 기업에게 어드밴티지를 줘야 기업 스스로 적극 나설 것이고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정보통신정책이 너무나 하드웨어적인 면에 치중돼 있다. 이젠 인터넷 이용률과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얼마라는 식의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자. 앞으로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면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원과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글로벌화되고 경쟁이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얼마나 탄탄한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다져져 있는가이다. 전자상거래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시 세금감면혜택이 주어지는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거래내역이 훤히 들어나는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IT기업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

◆ KAIST 전길남 교수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화에 앞서 국가간의 벽을 허물고 The Best만이 통용되는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IT산업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하지만 급속한 변화를 잠재하고 있는 IT산업의 특성상 최고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세계 IT기술을 리드해 나갈 수 있는 고급인력의 양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를 위해 전경련이 추진하고 있는 그랜드 프로젝트와 함께 각 지역마다 IT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IT 인력양성 센터'건립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센터에서 배출된 IT인력들은 앞으로 우리나라 IT산업을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 더 나아가 세계의 IT산업을 주도하는 'IT 리더'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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