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근 박사 "다양한 재료 메커니즘 파악 큰 실마리 될 것"

온도 변화에도 열팽창이 거의 없어 부품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바(니켈-철 합금)'의 특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인바는 1897년 등장 해 현재까지 100년 넘게 초정밀 부품 소재로 쓰이고 있으나 인바의 독특한 성질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었다.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는 박제근 강상관계 물질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스스로 분극과 자기적 성질을 갖는 '다중강성체' 내에서 특정 물리현상에 의한 새로운 동력학 현상을 발견하고, 이론적으로 입증해 정밀금속 소재인 '인바(invar)'의 성질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여러 연구가 주로 이론적인 예측 수준으로 매우 기본적인 설명에 그친 것과 달리 원소 이트륨(Y)과 루테튬(Lu), 삼산화망간(MnO3)등으로 시료 샘플을 제작하고 중성자를 이용해 물질의 스핀파 동력학을 측정했다.

스핀은 입자의 기본성질을 나타내는 물리량 중 하나로 각 입자의 고유한 각운동량을 나타낸다. 스핀이 질서 있게 배열을 이루는 결정 속에서 바닥상태으로부터 들뜬 상태로 전이하면, 스핀 배열이 흐트러짐에 따라 파동(스핀파)이 발생한다.

스핀파-격자진동 결합에 의한 스핀동력학. (위) 실험으로 측정된 스핀파. (아래) 스핀파(실선)와 –격자진동(점선)의 결합을 고려한 이론적 수치의 스핀파.위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실험값과 이론값이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사진=IBS 제공>
스핀파-격자진동 결합에 의한 스핀동력학. (위) 실험으로 측정된 스핀파. (아래) 스핀파(실선)와 –격자진동(점선)의 결합을 고려한 이론적 수치의 스핀파.위 그래프를 비교해 보면 실험값과 이론값이 거의 동일함을 알 수 있다.<사진=IBS 제공>
측정 결과, 연구팀은 스핀파가 일정하게 배열된 원자나 분자가 각각의 평형 위치에서 자체적으로 일으키는 미약한 진동(격자진동)과 결합해 구성 원자들의 특정 에너지와 운동량을 강하게 해 새로운 '스핀-격자' 준입자를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

망간원자를 빨간 구슬, 산소원자를 파란 구슬로 가정한다면, 이 구슬들을 격자구조의 그물에 원자 배치로 맞춰 꿴다. 평평하게 걸려있는 그물에 외부 힘(에너지)을 가하면 구슬들이 흔들린다. 이렇게 움직이는 동일 원소의 원자들을 묶어 하나의 입자인 준입자로 간주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중성자가 준입자와 에너지를 교환해 중성자와 준입자의 에너지 변화에 대한 관측값과 계산값을 비교함으로써 스핀파와 격자 진동의 결합 방식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다.

박제근 박사는 "본 연구로 자성재료에서 100여년 동안 난제로 남았던 스핀파와 격자진동 결합의 실체를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성과가 인바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의 메커니즘 파악에 큰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19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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