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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육체·수명 150살···'Tech 2050' 신행복론

[하원규의 日신문분석] 21세기 길가메시 프로젝트
초인을 만드는 로봇, 인체 내부도 바꾸는 기술 가능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유능한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는 친한 친구 엔키두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은 죽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죽음을 물리치는 여행에 나선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극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죽음은 필연적인 숙명이며, 인간은 그 숙명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고대 길가메시(Gilgamesh) 신화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출토된 점토판에 새겨진 서사시에서 유래한다. 이 서사시는 약 5000년 전에 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길가메시가 시도했던 불노불사의 약초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이 2050년으로 점쳐진다. 불노불사를 꿈꿨던 길가메시의 소망을 5000년이 지난 지금 과학기술이 그 길을 열어 가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오늘날 과학자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 기술적 문제이다. 모든 기술적 문제에는 기술적 해답이 있게 마련"이라고 주장한다.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 신년 특집 '2050신행복론(3일자)'은 '늙지 않는 육체와 150세의 수명'을 다루고 있다. '21세기판 길가메시 프로젝트'다.

◆ 늙지 않는 구구팔팔 '육체'

노화를 방지하는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학 이마이 신이치로(今井眞一郞)교수팀이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밝혀낸 장수 유전자. 동 유전자가 만드는 효소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효소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기능이 떨어지면서 노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본다.

이마이 교수팀은 이들 효소의 기능을 유지하는 생체물질 'NMN(니코틴산 모노뉴클레오티드)'에 주목했다. NMN은 노화 현상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의 발생이나 면역세포의 이상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두콩 등에도 미량이 포함돼 있는 물질로 일본기업이 대량생산에 성공, 일부는 시판되고 있다. 이마이 교수는 실제로 사람이 섭취해 장기 등의 노화를 억제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쥐 실험에서는 그 효과가 확인되고 있어, 인간에게도 2~3년이면 증명할 수 있다고 이마이 교수는 예상한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는 '구구팔팔 이산사(九九八八 二三死)'가 늘어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머지않아 살아있는 장기끼리 교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oT신시대 미래구상검토위원회 '미래를 손에 넣는 TECH전략' 삽화.<사진=일총무성 정보통신심의회>IoT신시대 미래구상검토위원회 '미래를 손에 넣는 TECH전략' 삽화.<사진=일총무성 정보통신심의회>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나카우치 히로미쓰(中內啓光)교수는 돼지의 체내에서 사람의 췌장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췌장이 생기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한 돼지 수정란에 사람의 모든 세포로 성장하는 iPS 세포를 혼합하면, 갓 태어난 돼지 체내에서 사람의 췌장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일본 정부가 2019년 중에 규제를 완화하면, 일본에서 연구를 신청할 계획이다.

◆ 인간의 수명 '150살'

일본의 국제전기통신기술연구소(교토)가 개발하고 있는 것은 뇌파로 조종하는 로봇팔이다. "움직여라"하고 생각하면, 뇌에서 나온 전기신호를 모자의 센서로 포착해 '3번째 팔'이 움직인다. 니시오 슈이치(西尾修一) 주간 연구원은 "사람의 뇌에는 3개의 팔을 동시에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며 진화에 기대한다.

수렵채집사회에서는 많은 사람이 부상으로 목숨을 잃었다. 농경사회를 거쳐서 20세기에는 항생물질이 발견되고 감염증이 격감했다. 수명 평균은 기록으로 남은 약 300년간 약 40세 정도에서 80세를 넘길 정도로 길어졌다. 인구학이 전문인 가네코 류이치(金子隆一) 메이지대학 특임교수는 "인간은 마지막까지 건강하고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하는 매우 희귀한 생물종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양손으로 복잡한 작업을 하며 뇌파를 보내 로봇팔(오른쪽)을 움직인다.<사진=일본경제신문>양손으로 복잡한 작업을 하며 뇌파를 보내 로봇팔(오른쪽)을 움직인다.<사진=일본경제신문>

노화의 억제, 장기의 교환, 그리고 뇌와 기계의 융합이 발전되면, 2050년 무렵에는 점차 불로불사에 다가간다. '노화'가 사어(死語)가 되면 부양하는 측의 입장에서 보면, 오랫동안 일을 계속하는 것이 미덕이 되고, 사회보장에 대한 기본관점 그 자체도 달라진다.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이 젊은 연구자 약 300명에게 '인간의 수명은 몇 살까지 늘어날 것인가'라고 질문했더니 '150세'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가족 4세대, 5세대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끝이 없는 사회. 한편 2050년에 일본인의 사인으로 '자살'을 가장 많은 사인으로 답변했다.

"당신들의 생이 설령 천 년 이상 지속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일순간에 끝나 버린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사람들의 생의 낭비를 탄식했다. 죽음이 있기에 생이 있다. 한정된 생을 위해 '좋은 삶'에 대한 의미를 오래 전부터 철학자들은 끊임없이 찾으려 했다. 죽음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우리 인류가 대응해야 하는 것은 일순간 사라지고 마는 삶 본연의 모습이다.
      
◆ '초인'을 만드는 로봇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제각각 '가위, 바위, 보' 게임 포즈를 반복하면서 공중에서 활모양을 그린다. 그 순간 수많은 전선과 옻칠을 한 다섯 손가락으로 된 로봇팔이 '규잉~'하고 독특한 기계음과 함께 같은 동작을 한다. 마치 자신의 손 분신이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로봇 벤처, 멜틴MMI(도쿄)가 개발한 로봇팔은 사람의 움직임을 화상으로 읽고, 사람의 신경을 흐르는 생체신호처럼 전류를 보내서 사람의 움직임을 재현한다.

이 회사의 가스야 마사히로(粨谷昌宏) CEO는 "사람이 행하는 일상적인 행동 90% 이상의 생체신호는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제어기술과 조합해 육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사이보그 기술의 실현을 노리고 있다.

궁극의 목표는 뇌가 있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사회다. 신체와 기계의 융합이 진행돼 인간의 육체라고 하는 제약을 돌파할 수 있게 되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창조성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인간을 새로운 차원으로 나가게 하는 미래를 꿈꾼다.

가스야 마사히로 CEO의 팔 움직임을 로봇팔이 그대로 재현한다.<사진=일본경제신문>가스야 마사히로 CEO의 팔 움직임을 로봇팔이 그대로 재현한다.<사진=일본경제신문>

◆신체 내부도 바꾸는 2050년 의료

체내에 극소 로봇을 넣어 암을 치료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홍콩시티대학(City University of Hong Kong) 의 동그·상 교수는 머리카락 직경(100마이크로 미터)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는 마이크로 로봇을 3D프린터 기술로 만들었다.

치료는 로봇을 주사 등으로 혈액 속에 주입하고, 자기(磁氣)를 이용해 조작한다. 로봇이 환부까지 이동, 내부에 담겨있는 줄기세포를 방출한다. 동그·상 교수는 "줄기세포는 암세포를 없애는데 효력이 있다. 처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쥐로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나노· 바이오 로봇과 같은 생체시스템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50년에는 로봇이 육체뿐만 아니라 내부까지도 바꾸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 기계의 융합은 멈출 줄을 모른다.

◆ 하원규 박사는
하원규 박사하원규 박사


하원규 박사는 도쿄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사회정보학 박사를 마쳤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정보연구정책실장, IT정보센터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슈퍼 IT 코리아 2020' '꿈꾸는 유비쿼터스 세상' '제4차 산업혁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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