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변이체 다양한 HIV 전체 외피 단백질 서열 분석해
동물 실험서 항체 유도 성공···"독감, 에볼라 바이러스 단백질 연구 계획"

국내 연구진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의 백신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한병우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단백질의 대표 구조를 설계해 치료용 항체 유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9일 밝혔다.
HIV의 표면에 있는 당단백질은 인간 면역세포의 표면에 있는 CD4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을 유발한다. 두 단백질이 결합하지 못하게 항체 등을 이용한 에이즈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HIV 외피 단백질의 변이가 많아 특정 항체와 백신이 있어도 광범위하게 생기는 변이 바이러스를 모두 제어하는 것이 어렵다.

한 교수팀은 전체 외피 단백질을 대표하도록 설계된 '콘엠(ConM)'을 백신 개발에 최적화되게 변형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2017년까지 알려진 6000여개 HIV 외피 단백질의 모든 서열을 분석하고 ConM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 ConM 단백질이 백신으로 이용될 경우, 체내에서 변이가 다양한 HIV 외피 단백질을 중화시키는 항체가 생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ConM 단백질을 토끼와 짧은 꼬리원숭이에 주입한 실험 결과, 에이즈 치료 항체가 유도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ConM이 에이즈 백신으로 개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ConM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의 전체 아형(subtype)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ConM이 자연형 외피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와 발현 양상을 보이며 동물실험을 통해 ConM이 치료제와 백신으로써 효과가 광범위한 중화항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혔다. <그림=한병우 교수팀 제공>
ConM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의 전체 아형(subtype)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ConM이 자연형 외피 단백질과 유사한 구조와 발현 양상을 보이며 동물실험을 통해 ConM이 치료제와 백신으로써 효과가 광범위한 중화항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밝혔다. <그림=한병우 교수팀 제공>
한 교수는 "변이체가 다양해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어려운 HIV 백신 연구에 이번 연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변종이 심한 독감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단백질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의학센터가 함께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30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Structure and immunogenecity of a stabilized HIV-1 envelope trimer based on a group M consensus sequ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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