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상식 깬 100만 과학유튜버, 그들은 책벌레·질문가였다

과학쿠키·지식인미나니·1분과학 대덕열린포럼서 발표
유튜브 시작 계기부터 콘텐츠 선정 방식까지 대중에 소개
인기 과학유튜버 3인이 21일 대덕열린포럼을 찾았다. (왼쪽부터) 이재범 1분과학 대표, 이효종 과학쿠키 대표, 이민환 지식인미나니 대표. <사진=정민아 기자>인기 과학유튜버 3인이 21일 대덕열린포럼을 찾았다. (왼쪽부터) 이재범 1분과학 대표, 이효종 과학쿠키 대표, 이민환 지식인미나니 대표. <사진=정민아 기자>

100만 과학 유튜버들이 꼽은 콘텐츠 개발 비법은 '책사랑'과 '정보수집'이다. 하나의 영상이 탄생하기까지 수십 권의 책은 물론이고 다양한 과학 공부와 정보들의 수집이 필요하다는 것. 유튜버의 진입장벽이 낮아 일반인 누구나 쉽게 도전하고 있지만, 배후에는 피땀(?) 흘리는 공부의 과정이 필요함을 전한다.

말 그대로 대세는 유튜브다. 통계에 의하면 2019년 대한민국 5000만 인구 중 3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했다. 이에 직접 유튜버가 되어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려는 꿈을 펼치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래희망 조사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3위를 차지하며 의사보다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요리·음악·뷰티 등 전 분야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능력을 발휘하며 많은 시청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과학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 분야에서도 대중에게 과학을 쉽고 재밌게 소개하기 위해 크리에이터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0년 첫 대덕열린포럼에 과학 크리에이터 3인이 발표자로 나섰다. 10대부터 60대까지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열린포럼 현장을 찾았다.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과학적 사실을 재구성하며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과학 크리에이터 ▲과학쿠키 ▲지식인미나니 ▲1분과학이다.

◆ 쿠키처럼 달콤하게~ "답 찾기 어려워 오히려 과학 재밌어"

이효종 과학쿠키 대표는 주로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며 생긴 궁금증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사진=정민아 기자>이효종 과학쿠키 대표는 주로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며 생긴 궁금증을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사진=정민아 기자>

과학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이효종 대표는 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던 과학교사였다. 그는 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며 주변의 모든 사물에 자신만의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 호기심이 많던 어린 소년은 논두렁의 개구리, 거미줄에 맺힌 이슬을 관찰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왜 하늘은 파란색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파장이 짧으면 빛이 산란돼서 파란색으로 보인다는 답을 알게 됐지만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공기도 산란돼서 파란색으로 보여야 하는데 왜 그렇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은 가시지 않았다.

해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교재를 제본하기 위해 문방구에 들어간 그는 투명한 코팅지가 여러 겹 쌓여있으면 반투명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에 공기층의 두께가 충분해야만 빛을 산란시킬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을 체득했다.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그는 학생들에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하려 했다.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과학현상을 소개하고 신기한 영상을 보여주며 학습동기를 부여했다. 처음에는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학생들이 과학을 좋아하게 된 것처럼 보였으나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학생들은 오히려 깊은 성찰보다는 재미만 추구하게 됐고 순수한 궁금증을 가질 수 없는 수동적인 사람이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능동적인 호기심을 갖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과학의 역사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과학자들의 사고를 들여다보면 자연스레 흥미를 가질 수 있다"고 제언하면서 뉴턴의 만유인력을 그 예시로 들었다. 뉴턴이 가지고 있던 세계관을 파악하고 그의 주장이 어떻게 아인슈타인의 사고와 경쟁했는지를 고민하면 능동적인 사고까지도 배움이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과학현상에 의문을 갖고 이유를 탐구하며 답을 찾아 나가는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과학은 답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가장 재밌는 학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에게 능동적인 궁금증을 계속해서 이끌어내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금보다 더 재밌고 친숙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제작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 일상 궁금증 해결! "코딱지와 발톱 때까지도 콘텐츠화"

이민환 지식인미나니 대표는 학부생 시절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과학적 호기심과 사고력을 키워나갔다. <사진=정민아 기자>이민환 지식인미나니 대표는 학부생 시절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과학적 호기심과 사고력을 키워나갔다. <사진=정민아 기자>

지식인미나니 채널을 운영하는 이민환 대표는 일상 속의 궁금증을 파헤치는 과학 콘텐츠를 주로 제작한다. 학부생 시절 그는 발효공학실험실에서 콩과 한약재 등에 곰팡이를 접종했을 때 나오는 물질이 인간에게 유익한지 해로운지를 연구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의 지도교수는 "실험이 왜 성공하고 실패하는지를 항상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그는 자연스럽게 과학적인 사고력을 길러나갔다. 그러면서 담배 필터, 집먼지진드기 등을 현미경으로 확대하면 어떤 모양일지 궁금증을 가지게 됐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이 대표는 실생활에서 콘텐츠를 탐색한다. 지인의 집에 놀러 갔을 때 갑자기 밖에서 우박이 떨어졌고 그는 그것을 바로 찍어서 영상으로 남겼다. 여행을 떠날 때는 비행기 창가 자리에서 날개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능동적인 질문을 던지며 콘텐츠를 구체화했다. 심지어 그는 발톱에 낀 때와 자신의 코딱지까지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촬영했다.

실생활에서만 주제를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그는 뜨거운 태양을 지나도 녹지 않는 태양탐사선의 구조부터 어벤져스 헐크의 바지가 엄청난 힘에도 찢어지지 않는 이유까지 광범위한 과학원리를 탐색하며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한다.

독창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원천으로 그는 메모의 힘을 강조했다. 갑자기 궁금한 질문이 생길 때마다 무조건 메모했다가 콘텐츠화할 수 있을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영상 제작에 들어간다.

현재 다양한 과학대중화 행사에 참여하며 과학 커뮤니케이터 양성 교육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이민환 대표. 그는 청중들에게 "모든 사물과 현상에 '만약 ~한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나만의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는 조언을 건넸다.

◆ "세상의 대부분이 가상···과학은 '진짜'라서 매력적이죠"

이재범 1분과학 대표는 유학 시절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항우울제를 통해 과학에 처음 흥미를 느꼈다. <사진=정민아 기자>이재범 1분과학 대표는 유학 시절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항우울제를 통해 과학에 처음 흥미를 느꼈다. <사진=정민아 기자>

사소한 호기심부터 시간개념처럼 철학적인 내용까지 광범위한 과학적 지식을 짧은 영상 안에 담아내는 과학 크리에이터가 있다. 22일 기준 구독자 62만명, 누적 조회수 5000만건을 돌파한 1분과학 채널의 이재범 대표다. 

어렸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 우울감을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고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평소 감기약도 잘 먹지 않던 그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약을 복용하니 갑자기 그를 억눌렀던 우울감이 모두 사라지면서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단 한 알의 작은 약이 그의 감정 전체를 지배했다. 이에 흥미를 느낀 그는 본격적으로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놀라움을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싶다는 다짐을 갖고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과학 크리에이터지만 철학적 사유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초록색 종이에 인간이 가치를 부여하면 그것이 돈이 되고 지구의 표면에 선을 그어놓고 나라라고 칭하면 애국심이 생기는 기제의 근원까지도 질문을 던졌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개념이 그에게는 가상의 것으로만 느껴졌다. 가상을 대입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을 설명할 방법은 물론이고 세상 모든 대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상이 지배한 세상에서 이치를 탐색하다 보니 그는 유일한 실체인 '의식'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압정에 손을 대면 전기자극이 뇌로 이동해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의식과 과학적 기제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과학적 영감을 얻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다"고 말하며 "흥미로운 주제가 생각나면 즉시 필기해놓으며 여러 개의 아이디어를 동시에 검토하고 제작한다"는 자신만의 비법을 제시했다.

대덕열린포럼은 대덕의 가치·비전 공유와 대덕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는 행사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최하고 대덕넷과 대전과총이 주관한다. 다음 열린포럼은 2월 4일 CES 2020을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 인원이 강연장을 찾았다. 청중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사진=정민아 기자>이날 행사에는 역대 최다 인원이 강연장을 찾았다. 청중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사진=정민아 기자>
정민아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