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기획①]"우린 아직 '좋은 과학' 못하고 있다"

대덕넷·STEPI 공동설문, 과학기술계 762명 응답결과
좋은 과학은 '인류와 공공위한 보편적 지식·행동'
좋은 과학 환경 요소 '과기인 존중' '정부간섭으로부터 독립'
2020년. 과학기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AI 광풍이 불고 있고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탈원전 이슈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바이러스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국가사회적으로 과학기술계에 거는 기대가 바야흐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과학기술인들 스스로 좋은 과학을 위한 환경을 더욱 주체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건강한 과학기술계 연구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등장으로 연구개발(R&D)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좋은 과학은 무엇일까요. 과연 좋은 과학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고, 좋은 연구자상을 어떻게 정립해야 할까요. 또 과학기술계를 둘러싼 좋은 과학사회는 어떠해야 할까요. 대덕넷은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와 함께 신년 기획보도로 '좋은 과학'이라는 키워드를 꼽았습니다. 설문조사와 함께 현장 좌담회·국회 토론회 등 다양한 여론 수렴을 거쳐 좋은 과학의 길을 모색해 보려 합니다. 우선 762명의 설문 결과를 상, 중, 하로 보도할 예정입니다.<편집자 편지>

STEPI와 대덕넷은 '좋은 과학'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762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참여자들은 좋은 과학으로 인류에 기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분야를 꼽았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STEPI와 대덕넷은 '좋은 과학'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762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참여자들은 좋은 과학으로 인류에 기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분야를 꼽았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
우리가 원하는 좋은 과학은 무엇일까. 대덕넷은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조황희)와 함께 연구현장에서 지향하는 좋은 과학의 상태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연구자 모델과 올바른 과학사회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좋은 과학' 설문은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12일간 진행됐으며 762명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은 선택 항목별 응답빈도를 분석해 답변간의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참여자의 83.30%(635명)가 과학기술계 종사자, 연령대는 40대 31.50%(240명), 50대 26.20%(200명), 30대 22.60%(172명), 60대 12.60%(96명) 순이다. 거주지는 연구인력이 집중된 대전 50.5%(385명), 서울 14.6%(111명), 경기 9.4%(72명)가 많았으며 해외 참여자도 눈에 띄었다.

설문 참여자들이 뽑은 좋은 과학의 개념은 광의적이고 도전적 관점이다. 보편적 지식을 기반으로 인류에 기여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분야를 좋은 과학이라고 인식했다. 과학기술의 본래 취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과학을 위한 연구환경 요소로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존중'을 꼽았다.  

◆ 좋은 과학 '보편적 지식 기반의 과학' '인류와 사회문제 해결'
STEPI와 대덕넷은 '좋은 과학'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참여자들이 꼽은 좋은 과학은 '인류와 공공을 위한 보편적 지식 기반으로서의 과학' '기후변화 등 인류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행동주의적 과학활동' 이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STEPI와 대덕넷은 '좋은 과학'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참여자들이 꼽은 좋은 과학은 '인류와 공공을 위한 보편적 지식 기반으로서의 과학' '기후변화 등 인류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행동주의적 과학활동' 이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

'인류와 공공을 위한 보편적 지식 기반으로서의 과학(31.97%, 532명)' '기후변화 등 인류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행동주의적 과학활동(25.84%, 430명).'

설문 참여자들이 좋은 과학의 개념을 묻는 질문(복수선택 가능)에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이다. 과학기술인과 비과학기술인이 같은 항목을 좋은 과학으로 선택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전연령대에서 같은 항목을 꼽았다. 과학기술이 새로운 지식으로서의 역할,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 등에서 기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선택한 좋은 과학의 지향점은 국가적 미션을 수행하는 임무지향적 연구활동, 개인의 지적호기심을 추구하는 개척형 연구활동, 고위험 고보상을 추구하는 도전적 연구활동, 과학기술적으로 우수한 성과 순이다.

기타의견으로 양심과 도덕을 접목한 과학,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전달 활동 등을 좋은 과학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혹자는 인류를 멸망케하는 과학말고는 다 좋은 과학이라고 적기도 했다. 과학기술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결국은 인류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좋은 과학 수행을 위한 우리나라의 연구환경은 어떨까. 결과는 부정 비율이 46.72%로 긍정 비율 14.83%보다 3배이상 높다. 긍정과 부정을 판단할 수 없는 보통 비율 38.45%를 제외하면 좋은 과학의 개념에 상관없이 국내 과학계 수행 수준은 부정적 인식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성과 사회문제 분야에서도 과학기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많다. 인류와 공공을 위한 보편적 지식 기반으로서의 과학을 좋은 과학으로 선택한 응답자는 46.43%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잘되고 있다는 12.41%로 순부정률이 34.02%나 높다. 인류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는 행동주의적 과학 활동을 선택한 응답자도 47.91%가 안되고 있다고 답했다.

고위험 고보상을 추구하는 도전적 연구활동 분야는 응답자의 51.96%가 부정적으로 답변, 국내 과학기술계의 현 상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고위험, 고보상의 연구과제에 대한 보완 정책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 좋은 과학을 위한 연구 환경 우선 순위는 '존중'
좋은 과학을 위한 연구환경으로 꼽은 요소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국가와 사회로부터의 존중'이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좋은 과학을 위한 연구환경으로 꼽은 요소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국가와 사회로부터의 존중'이다.<이미지= 박옥경 디자이너>

좋은 과학을 위한 연구환경으로는 '과학기술인에 대한 국가와 사회로부터의  존중(23.33%, 425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은 과학자들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21.51%, 392명), 정부 간섭으로부터의 독립(16.41%, 299명),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 문화(16.41%, 299명), 과학기술적 발명·발견에 대한 금전적 보상(9.00%, 164명) 순이다. 좋은 과학을 위해 연구자들이 꼽는 중요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참여자들은 기타 의견으로 과제 평가로부터의 자유, 연구비 집행으로부터의 자유, 과학수요 확인과 이해가 용이한 환경, 외부와의 연계, 높은 비전 등을 제안했다.

좋은 과학 실현을 위한 국내의 연구환경은 어떨까. 5점 척도 기준 평균 2.673으로 좋은 과학의 환경적 여건이 전체적으로 낮은 편이다. 가장 안되는 분야는 정부 간섭으로부터의 독립 항목이다. 이 항목을 선택한 응답자의 52.51%가 건강하지 않다고 답했다. 대체로 또는 매우 건강하다고 답변한 참여자는 10.03%로 순 부정률이 42.47%에 이른다(보통 답변은 제외).

수평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문화를 선택한 응답자 중 47.16%(긍정 답변 10.37%, 순부정률 36.79%), 과학자들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사고 항목은 46.94%(긍정답변 11.22%, 순부정률 35.71%)가 건강하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좋은 과학 실현의 연구환경 중 연구자의 자율성, 주체성 등 독립적인 연구 수행 환경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덕넷은 STEPI를 비롯한 과학기술계와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두차례의 현장 좌담회(1월 28일, 2월 5일)와 국회 토론회(2월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를 열고, 좋은 과학을 위한 환경 실현의 실마리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 '2020 신년기획' 2편은 좋은 과학 실현을 위해 개인 차원, 기관 차원,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요소에 대한 키워드 분석 결과를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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