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물·이불 속 '박테리아' 신속진단···생활 속 감염과 전투IoT 물센서, CES혁신상···요로감염 진단 24시간→30분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는 스마트 IoT 센서로 누구나 가정에서 수질 검사할 수 있는 '기술 민주화'를 꿈꿨다.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는 스마트 IoT 센서로 누구나 가정에서 수질 검사할 수 있는 '기술 민주화'를 꿈꿨다.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전 세계가 감염병 비상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을 시작으로 불과 6개월 만에 188개 국가로 퍼졌다. 감염병 주기는 매년 짧아지고 있다.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가 하면, 박테리아에 의한 세균성 감염도 인류를 지속 위협하고 있다. 

UN(국제연합)은 2017년 인류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을 항생제 내성을 지닌 슈퍼 박테리아라고 했다. 치료제·백신 개발 속도가 감염병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선 무엇보다 신속진단이 중요하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진단을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기술 민주화'를 외치고 있는 벤처가 있다. 

지난 2016년 7월 창업한 대덕벤처 더웨이브톡 이야기다. 더웨이브톡은 물속에 있는 박테리아를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신속 검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초에 레이저가 수백에서 수만 번 빛을 반사해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인 박테리아를 검출해 스마트폰에 결과를 알려주는 원리다. 올해 초 미국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기술이다.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는 누구나 수질 검사할 수 있는 시대를 꿈꾼다고 밝혔다.  

"박테리아는 지구상 어느 곳이든 존재하고요. 생물이기 때문에 물에 제일 많습니다. 그동안 수질 센서는 수천만원 하는 전문영역에서만 통용되고 일반인이 쓸 수 있을 만큼 작고 저렴한 기술이 없었어요. 물속에 중금속이나 박테리아가 있어 수질 법적 기준을 넘어도 다 투명하게 보입니다. 스마트 IoT 센서를 적용하면 누구나 가정에서 수질을 검사할 수 있는 시대가 옵니다. 기술의 민주화인 것이죠. 정수기 코디가 수질 관리를 하러 올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먹는 물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감염 질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더웨이브톡은 하반기 내로 스마트 IoT 센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센스컵(SensCup), 센스플러그(SensPlug)는 컵이나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질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를 포함해 연내 아마존이나 킥스타터 등에 입점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웨이브톡은 가정에 있는 이불이나 카펫에 있는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Scope-I Fabri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지자체 4곳과 수도망 말단에 IoT 센서를 설치해 기술 검증(PoC)을 진행했다. 테스트를 거쳐 기술 검증을 마칠 경우 세계에선 처음으로 수도망 말단에 IoT 센서가 달리게 된다.
 

 

더웨이브톡이 개발한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제품군.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더웨이브톡이 개발한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제품군.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요로감염 진단, 24시간→30분···"신촌 세브란스와 임상시험"   

더웨이브톡은 체외진단 쪽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요로 감염 진단 분야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했다.

요로 감염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0만 건 정도 보고되고 있으나 검사법은 여전히 고전적이다. 소변을 받아 미생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배양접시에 박테리아를 배양했다. 그 뒤 체온과 비슷한 온도에 24시간 보관해 박테리아가 자라나면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 더웨이브톡에서 개발한 장치에 소변을 넣으면 1시간 이내로 요로 감염을 분석, 진단할 수 있다.

김영덕 대표는 "감염질환이 앞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은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체외진단"이라면서 "요로 감염의 경우 진단에 24시간이 걸렸으나 30분 이내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더웨이브톡은 연내 임상시험 결과를 가지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여기에 항생제 감수성 평가 장비 인증도 계획 중이다. 항생제 감수성 평가 장비가 있으면 환자 치료에 정밀한 항생제 처방이 가능해진다. 해당 기술도 12시간 걸리던 기존 기술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판매를 개시하고, 그 다음해부터 해외 인증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더웨이브톡은 최근 체외진단 쪽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요로 감염 진단 분야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했다. 사진은 연구진 모습.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더웨이브톡은 최근 체외진단 쪽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요로 감염 진단 분야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진단에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에서 30분 이내로 단축했다. 사진은 연구진 모습. <사진=더웨이브톡 제공>
◆"조직의 꿈에 공감하는 사람들 모으는 게 중요"

김영덕 대표는 KAIST에서 신소재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LG 화학에서 근무했다. 이후 리튬 배터리를 개발하는 벤처 '루트제이드'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이 더웨이브톡을 이끌어가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7년간 적자를 겪고 있는 회사를 8년 연속 흑자전환한 것이 제가 이룬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김 대표는 루트제이드에서 나온 뒤 박용근 KAIST 교수를 만나 지금의 더웨이브톡을 공동 창업했다. 짧은 시기에 미국 CES도 인정하는 기술을 만든 비결은 뭘까. 김 대표는 사람에게서 원동력을 찾았다. 그는 "처음 1년 동안에는 직원이 서너 명 있었고, 문제가 풀릴 듯 말 듯 했다"면서 "2년이 지나고 삼성, LG 출신의 전문가들이 들어오면서 시너지가 발휘됐다"고 돌아봤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온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고, 그 모험을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각자 지향하는 꿈이 있을 것"이라면서 "똑똑한 사람 혹은 학벌 좋은 사람을 모으는 게 아니라 기업이 추구하는 꿈에 공감하는 사람 중에 능력 있는 사람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웨이브톡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꿈을 꾼다.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술을 지향한다. 이런 선언이 어찌 보면 지나치게 큰 꿈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만 대의를 가질 때 힘든 일을 끝까지 끌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웨이브톡은?

더웨이브톡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이라는 비전으로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물속에 있는 박테리아를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신속 검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가정에 있는 이불이나 카펫에 있는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Scope-I Fabri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체외진단 분야에선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협업해 요로 감염 진단 분야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항생제 감수성 평가 장비도 개발 중이다.

▲설립: 2016년 7월 
▲투자: 네이버, 옐로우독, LB인베스트먼트, 에스텍파마,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인력: 23명
▲비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
▲위치: 대전(본사), 판교
▲전화: 042-867-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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