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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슈퍼컴 뛰어넘는다"···'양자 알고리즘' 뭐길래?

이준구 KAIST 연구팀, '양자 기계학습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고차방정식 수준의 복잡한 데이터 처리 가능
IBM 양자 컴퓨터로 시연 성공 "화학 실험도 컴퓨터로 할 것"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인공지능(AI)은 빠질 수 없는 대목으로, 세계는 인공지능 개발에 전력을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컴퓨터다. 컴퓨터는 현대 과학 기술 중 가장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그중 슈퍼컴퓨터는 일반 컴퓨터에 비해 주어진 자료를 수백~수천 배의 속도로 처리하는 초고속 대용량 인공지능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는 인공지능 구현에 있어 데이터 하나하나마다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준구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및 AI 양자컴퓨팅 IT 인력양성연구센터 연구팀은 독일·남아공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비선형 양자 기계학습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양자 컴퓨터를 통해 양자 역학적 병렬 처리가 가능, 단 한 번의 연산으로 여러 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계산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인공지능 중에 쓰이는 알고리즘 중 가장 기초적인 기술이 분류학습이다. 이를 양자기계학습으로 분류하는 방법이 기존에 있었지만, 아직까진 단순히 개와 고양이를 분류하는 수준 또는 일차방정식을 풀 수 있는 수준에 그쳤었다.

연구진은 고차방정식 수준의 복잡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 비선형 커널 방법을 개발했다. 복잡한 데이터의 분류학습이 가능해지는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학습에 있어 매우 적은 계산량으로 연산이 가능, 대규모 계산량이 필요한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을 추월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IBM 시연 성공···컴퓨터 뛰어넘는 '양자 인공지능 알고리즘'

이준구 KAIST 교수가 양자 인공지능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이준구 KAIST 교수가 양자 인공지능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이유진 기자>

기계학습에 있어 주어진 데이터의 특징을 구분해 분류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데이터 특징들이 잘 나타나는 경우엔 선형적 결정 경계만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한 예시로 입과 귀 모양의 특징으로만 개와 고양이를 분류하긴 쉽지 않다. 그렇기에 새로운 결정 경계를 찾기 위해 특징에 관한 정보 공간의 차원을 확장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비선형 커널 기술이 필요하다.

이준구 교수팀은 학습데이터와 테스트데이터를 양자 정보로 생성한 후 양자 정보의 병렬연산을 가능케 하는 양자포킹 기술과, 간단한 양자 측정기술을 조합해 양자 데이터 간의 유사성을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비선형 커널 기반 지도학습을 구현하는 양자 알고리즘 체계를 만들었다. 

이준구 교수팀은 큐비트(quantum bit, 양자컴퓨팅 정보처리의 기본 단위)의 개수에 따라 정보 공간 차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뛰어난 정보처리 성능을 지닌 양자컴퓨팅의 장점을 활용했다. 데이터 특징 대비 기하급수적인 계산 효율성을 달성하는 양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저차원 입력 공간에 존재하는 데이터들을 큐비트로 표현되는 고차원 데이터 특징 공간으로 옮긴 후, 양자화된 모든 학습데이터와 테스트데이터 간의 커널 함수를 양자 중첩을 활용해 동시에 계산하고 테스트데이터의 분류를 효율적으로 결정한다. 이때 사용되는 양자 회로의 계산 복잡도는 학습 데이터양에 대해 선형적으로 증가하나, 데이터 특징 개수에 대해서는 불과 로그함수로 매우 천천히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양자 회로의 체계적 설계를 통해 다양한 양자 커널 구현이 가능함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커널 기반 기계학습에서는 주어진 입력 데이터에 따라 최적 커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다양한 양자 커널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된 점은 양자 커널 기반 기계학습의 실제 응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성과다. 이후 IBM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실제 양자컴퓨터에서 양자 지도학습을 실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 화학 실험도 컴퓨터로···"인공지능 뛰어넘을 것" 

아준구 KAIST 교수가 향후 양자 컴퓨터가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이유진 기자>아준구 KAIST 교수가 향후 양자 컴퓨터가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준구 교수팀이 개발한 이러한 알고리즘은 아직까지 규모가 큰 양자컴퓨터가 개발되지 않아 상용화는 어렵다. 현재 개발된 양자컴퓨터의 규모(실험실에서 사용 중인)는 대부분 53큐비트다. 상용화돼 있는 양자컴퓨터는 20큐비트 수준이다. 이는 데스크탑 수준 정도다. 이준구 교수는 "개발된 알고리즘이 상용화 수준으로 가려면 적어도 100큐비트 정도의 양자컴퓨터가 개발돼야 한다"며 "오래 걸리진 않을 거다. 지금 개발속도로 봤을 땐 5년 정도 후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연구 개발 중 실제 양자 컴퓨터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되돌아봤다. IBM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긴 했지만 무료로 공개돼 있는 것만을 사용, 유료로 제공되는 더 좋은 성능의 양자컴퓨터는 사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내 연구환경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것에 돈을 투자해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문화"라면서 "유료 양자 컴퓨터를 활용했더라면 적어도 1000배 이상의 더 복잡한 양자 알고리즘을 돌려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기술이더라도 연구진이 필요로 하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향후 이 교수는 양자 컴퓨터가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인공지능 특이점에 도달하느냐에 대해선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와 전력을 사용하기에 기술적으로 회의적인 부분이 있다"며 "반면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넘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화학 분야는 컴퓨터로 풀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기에 실제 실험을 하는 것인데, 사실상 그걸 컴퓨팅 문제로 접근을 안 하고 애초부터 컴퓨터로 풀 수 없는 문제라 단정 짓고 포기하기 때문"이라며 "향후 개발한 양자 기계학습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컴퓨터로 풀 수 있는 정도의 기술 개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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