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김명준)는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3.0  송신기와 전문가용 수신기를 개발한데 이어 동일채널 중계기도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중계기는 송신소의 전파를 증폭해 재송신하는 방식으로 산이나 건물 등에 의해 전파가 차단되는 지역에 설치해 방송 시청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일반중계기는 간섭을 피하기 위해 송신소의 주파수와 다른 주파수로 신호를 중계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동일채널 중계기는 송신소와 동일한 주파수로 중계 신호를 재송신,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6개의 안테나를 사용해 자동으로 필요한 신호는 증폭하고 간섭신호는 억제하는 적응형 배열 안테나 기술을 적용, 중계기의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전파를 동시에 송수신하는 중계기의 특성상, 송신 안테나와 수신 안테나 사이의 간격이 충분하지 않거나 격리도가 낮은 경우 중계기가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동일 주파수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간섭 신호를 차단하기 위한 피드백된 신호를 제거하는 기술 고도화가 필수다.

연구팀이 개발한 중계기는 중계기 성능 핵심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간섭신호 제거 능력이 28dB로 나타났다. 출력 신호 품질 지표인 입출력 MER(Modulation Error Ratio) 차이도 3dB 이내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송신소와 중계기 사이의 전송 채널에 의한 왜곡된 신호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기술로 주변 환경이 열악한 중계소도 고품질 신호를 중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성과는 지난 6월 KBS인증센터의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실증을 위해 방송 음영지역 KBS 중계소에 설치해 운용 중이다.

우리나라는 향후 ATSC 3.0 기반 UHD(초고선명 텔레비젼) 전국 방송으로 전환할 계획으로 대규모 UHD 중계기 구축 사업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또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 UHD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할 경우, 연구팀이 개발한 중계기 기술 이전도 예상된다.

김흥묵 미디어연구 본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UHD 동일채널 중계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고,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면서 "이번에 확보한 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품질 방송을 위한 ATSC 3.0 기반 동일채널 중계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수행됐고 한국방송공사, 기업 클레버로직이 참여했다.